[윤학배의 바다이야기] 학교 교실 창가의 작은 어항을 그리며...

윤학배 | 기사입력 2023/11/30 [06:07]

[윤학배의 바다이야기] 학교 교실 창가의 작은 어항을 그리며...

윤학배 | 입력 : 2023/11/30 [06:07]

우리 어릴 적 초등학교 교실의 모습을 돌이켜 보면 어느 교실이던지 창가에 작은 어항 하나씩은 있었던 기억이 있다. 물론 그 안에서 놀고 있던 물고기가 그리 값나가는 것은 아니었겠지만 그래도 어항 안에서 헤엄치는 금붕어나 작은 물고기는 우리에게 참으로 정겹게 다가 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무슨 연유인지는 모르나 학교 교실에서 어항이 사라져 버렸다. 동시에 작은 어항속 수초사이를 오가던 작은 금붕어 몇 마리도 어릴 적 추억에서 사라져 버렸다. 

 

요즘 교실창가에는 어항 대신 무엇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생명력 넘치던 작은 어항은 그 자체로 어린 아이들에게 생명에 대한 호기심과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산 공부였다. 작은 생명을 위해 물을 갈아주고 먹이를 주는 것을 통해 생명의 존귀함과 경이로움을 스스로 배우고 정서적인 안정감도 주었다. 살아있는 교육이라는 게 바로 이런 것이리라 생각한다.

 

 요즘은 살아 헤엄치는 물고기를 보려면 아쿠아리움이나 수족관이 있는 곳에 가야 한다. 가끔 횟집근처를 지나다 보면 어린 아이들이 횟집 수족관에 있는 물고기를 보며 신기해하고 즐거워 하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고 보면 유치원이나 학교 교실에 작은 어항이라도 하나씩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본문 내용 중) © 문화저널21 DB

 

요즘은 살아 헤엄치는 물고기를 보려면 아쿠아리움이나 수족관이 있는 곳에 가야 한다. 우리나라 전국에 아쿠아리움이 20개가 넘으니 적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방문하려고 하면 비용이나 시간 등 큰맘을 먹어야 한다. 그런데 가끔 횟집근처를 지나다 보면 어린 아이들이 횟집 수족관에 있는 물고기를 보며 신기해하고 즐거워 하는 것을 보게 된다. 물론 가끔은 무서워하는 아이들도 있기는 하지만 여하튼 물고기가 아이들에게 관심을 끄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고 보면 유치원이나 학교 교실에 작은 어항이라도 하나씩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물론 물을 갈아주거나 먹이를 주는 일이 쉽지 않고 또는 어항이 넘어져 깨지거나 하는 우려가 있을 수 있으나 마음만 먹으면 이는 충분히 해결가능한 일이다. 먹이 주는 일 등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것을 제외하고 정수기를 업체에서 청소와 관리하듯이 소위 ‘관상어 관리사’가 정기적으로 방문해서 어항을 관리하고 계절 따라 어항과 물고기도 바꾸어 주면 된다. 

 

우리나라에는 유치원을 포함해서 전국에 2만 700개의 학교가 있고 이들 학교에 교실수가 20만개가 넘으니 대단한 수요가 있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물론 아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친환경적이고 친아이들적인 어항의 디자인이나 색상 그리고 물고기 선정 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이렇게 어항을 통해 물고기를 알고 생명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 당연히 바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그 소중함을 인식하지 않을까! 더불어 정서가 안정된 아이들의 학습능력도 좋아지리라 생각한다. 이 어린이들이 바다인류 호모 씨피엔스 Homo Seapiens요 바다시민 Seatizen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관상어 산업 규모는 6천억원에 불과?하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50조에 달할 정도로 거대 산업으로 미국이 가장 큰 시장이다. 우리나라 관상어 애호가 인구는 100만명에 달하는데 요즘은 반려 관상어인 ‘아쿠아 펫 Aqua pet’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가 동남아 국가에 비해 관상어의 다양성이나 양식 등에 있어서 어려운 여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세계 10위권의 관상어 산업 국가로 성장하고 있다. 관상어 산업은 관상어 생산과 유통 관리, 그리고 전시와 여가 등이 모두 포괄되는 그야말로 6차 산업인 것이다. 

 

이제 전국 학교교실에 ‘1교실 1어항’ 운동을 시작했으면 한다. 이를 위해 우선 해수부나 수협부터 일하는 책상마다 작지만 멋있는 어항 하나씩을 비치해서 붕어 한 마리라도 키워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1책상 1어항이 어렵다면 사무실 마다 작더라도 어항 하나씩을 가졌으면 좋겠다. 사무실의 화분이나 난을 화원에서 주기적으로 방문하여 관리해주고 또 철마다 바꾸어 주듯이 어항도 그리하면 되지 않겠는가. 이러한 수요가 뒷받침 되면 ‘관상어 관리사’가 미래 청년들이 선호하는 최고의 멋진 직업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학교 교실 창가의 작은 어항 속에서 헤엄치는 물고기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우리 아이들의 고사리 손으로 먹이를 주는 모습과 더불어...

 

윤학배

1961년 북한강 지류인 소양강 댐의 건설로 수몰지구가 되면서 물속으로 사라져 버린 강원도 춘성군 동면의 산비탈에 위치한 화전민 마을 붓당골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냈으며 이후 춘천 근교로 이사를 한 후 춘천고를 나와 한양대(행정학과)에서 공부하였다. 

 

1985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이듬해인 1986년 당시 해운항만청에서 공직을 시작하여 바다와 인연을 맺은 이래 정부의 부처개편에 따라 해양수산부와 국토해양부 그리고 다시 해양수산부에서 근무를 하였다. 2013년 해양수산부 중앙해양안전심판원장, 2015년 청와대 해양수산비서관을 역임하였으며 2017년 해양수산부 차관을 마지막으로 31년여의 바다 공직생활을 마무리하였다. 

  

공직 기간중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UN기구인 국제노동기구(ILO)와 영국 런던에 있는 우리나라 대사관에서 6년여를 근무하는 기회를 통해 서양의 문화, 특히 유럽인들의 바다에 대한 인식과 애정, 열정을 경험할 수 있었다. 현재 한국 해양대학교 해양행정학과 석좌교수로 있으며 저서로는 “호모 씨피엔스 Homo Seapiens”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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