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준 칼럼] 2023년은 세계관의 변화를 요구받는 해

사물중심에서 사건중심의 시대로!

박항준 | 기사입력 2023/01/06 [10:33]

[박항준 칼럼] 2023년은 세계관의 변화를 요구받는 해

사물중심에서 사건중심의 시대로!

박항준 | 입력 : 2023/01/06 [10:33]

양자물리학의 사회학적 가치는 인류가 갖게 되는 사회적 관심의 중심점을 사물중심에서 사건중심으로 변화시키는 세계관적 변화에 있었다물론 이전에도 사회과학이 이를 전혀 인지하지 못했거나 도전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그러나 시대전환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면서 세계관의 변화에 방점을 찍게 한 것은 양자물리학의 가장 가치 있는 역할이다.

 

 존재에서 관계로의 세계관을 보여주고 있는 영화 아바타

 

역사시대! 서양철학은 사물중심 즉, ‘존재에 대한 의문을 푸는데 그 노력을 다한다. 고대물리학의 5 원소를 시작으로 What(세상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가?)에 대한 물음에서부터, 르네상스를 거치면서 Who(인간은 누구인가?)라는 철학적 기제를 넘어, 독일철학에 이르러 Why(왜 그런 것인가?)라는 물음으로 발전하여 왔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사건 중심의 관계에 대한 분야의 연구는 동양철학에 비해 미비하다. 국내에서 100만 부 이상이 팔린 정의란 무엇인가?(Justice, 마이클 샌델)’를 읽고 난 후 정의가 무엇인가는 알겠는데 어떻게 정의를 실천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한 채 책을 덮었던 기억이 있다. 경영학은 더욱 심한 편인데 포지셔닝, 마케팅, 브랜딩 관련 책이나 논문을 보더라도 이 요소들이 무엇이며? 누구에게? 왜 필요한가? 는 명확히 정의되어 있는 반면 실제 기업에서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메커니즘이나 알고리즘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런데 21세기 접어들면서 세계관의 변화가 감지되었다. 이제 How를 중시하는 관계의 시대가 온 것이다. What이라는 존재는 인터넷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쉽게 찾고, 정의될 수 있게 된다. 성경부터, 논어 심지어 다양한 철학자들의 이론이나 해설까지 네트워크를 통해 즉시 찾아볼 수 있는 시대다. 이제 존재 자체보다는 존재들을 순서 있게 배열하고, 배열된 구성원들 간 역학관계를 모델링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반면 동양철학은 이전부터 하늘과 인간 간의 관계, 인간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물음과 이를 실천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해왔다. 43경이 대표적이다. 논어, 맹자, 대학, 중용 등 4서의 경우로 주로 인간들 간의 관계를 정의한다. 역경을 비롯한 3경의 경우 하늘과 인간과의 관계가 주를 이룬다.

 

문자와 구전이라는 1차 정보혁명기술로 시작된 선사시대를 넘어 2차 정보혁명기술인 종이의 발명으로 시작된 역사시대3차 정보혁명기술인 네트워크 통신기술의 탄생으로 2000년을 기점으로 일몰 하면서 포스트 역사시대의 주요 키워드로 관계가 지목되었다. 누림철학, 프로토콜 경제, 양자물리학, ESG, 소셜임팩트, 사회적 합의, 임팩트 금융, 참여·공유·개방의 자유 등은 모두 관계를 정의하고, ‘관계를 지속가능하며 더불어 예측가능하게 하는 연구의 결과물들이다.

 

기후변화, 반세계화, MZ세대의 탄생, 디지털노마드의 출현만으로도 관계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 결혼과 출산의 급속한 저하가 존재를 지키기 위함 보다는 자신과 연결된 이들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세대의 결과물이라는 점도 알고 있다세계관의 변화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영화와 드라마가 화제가 되고, 속속 출시되고 있다. 호모사피엔스 외의 다른 생물과의 스토리, 메타버스라는 공간과 또한 시간을 넘나드는 내용의 어찌보면 비현실적인 콘텐츠들은 모두 세계관의 변화를 그리고 있다. 그래서 아직도 존재에 집중하고 이를 강요하는 이들을 꼰대라 한다.

 

관계의 시대에는 실천 없는 정의는 꼰대법으로 거부되며, 현장 책임자인 조자룡을 무시한 채 건넨 제갈공명의 세 개의 비단주머니는 가스라이팅으로 치부된다. 지금은 이런 시대다. 디지털 노마드들이 메타버스공간을 휘저으면서 자유를 만끽하고, 자신들이 찾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다니는 시대다.

 

비록 아직 기존 기득권의 거부감과 방해로 관계에 대한 학문적 연구와 공식적인 실천은 미비해 보이지만 이미 관계의 시대는 우리 생활 속에 깊이 들어와 있다. 김난도 교수가 202310대 소비 트렌드로 정의한 평균 실종’, ‘오피스 빅뱅’, ‘체리 슈머’, ‘인덱스 관계’, ‘뉴디맨드 전략’, ‘알파세대’, 디깅 모멘텀, 네버랜드 신드롬, 선제적 대응기술, 공간력 등의 키워드들은 모두 우리 사회가 인간관계에 있어 커다란 변화가 생겼으며, 이제 새로운 관계를 정의하고 수행하는 실천적 지혜가 필요함을 말해주고 있다. 전쟁과 반세계화, 포스트 코로나, 기후변화, 글로벌 경제위기가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하는 2023년은 관계의 시대에 대한 세계관의 변화를 지극히 요구받는 해임에 틀림없으며, 우리 스스로가 존재의 세계관을 버리고 관계의 세계관으로 시야를 돌려야 하는 도전의 해임에 틀림없다.     

 

박항준

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이사장

디케이닥터 대표이사

기술거래사/기업기술가치평가사

 

(공)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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