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기상도-⑥] 중진 물갈이…감동드라마 쓴 여당 공천

최병국 기자 | 기사입력 2020/02/28 [10:07]

[4‧15 총선기상도-⑥] 중진 물갈이…감동드라마 쓴 여당 공천

최병국 기자 | 입력 : 2020/02/28 [10:07]

통합당의 과감한 쇄신공천에 대응해 민주당은 당내 후보경선을 통해 다선·중진 등 구시대 인물들을 자연스럽고 과감하게 퇴출시키고 있다. 국민 염원이 심판으로 연결되며 식어버린 관심을 되살리고 있다. 종반전으로 치달으면서 점점 격화되고 있는 민주당의 전략·경선 공천 현황을 짚어본다.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민주당, 영입인재·문돌이 배치 고심

막판 경선드라마로 활력 살려…중진 물갈이

일부지역 제외, 초재선 의원들 대부분 생환

 

총선 승리를 위한 민주당 공관위(위원장 원혜영)의 최대 고심은 18명의 영입인재와 일명 ‘문돌이’로 불리는 청와대 비서관 출신들을 주축으로 한 70여명의 대통령 측근들의 전략적 배치를 통한 공천 후폭풍 방지다. 또한 흥행몰이의 중요 변수인 드라마틱하면서도 감동적인 경선 연출에 고심하고 있다.

 

민주당은 준연동형비례대표 도입에 대응한 미래한국당 출현으로 6~8석 정도 비례의석의 대폭적인 감소가 예상돼 영입인재들의 배치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더해 70여명에 이르는 ‘문돌이’들의 배치는 더욱 골치 아픈 상황이다. 이들을 위해 30∼40개 지역을 경선 없는 전략지역으로 선정해도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말 못할 고민 때문에 통합당의 과감한 물갈이 공천에 비해 관심을 끌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주목받는 드라마 연출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24일부터 본격화된 당내 경선을 통한 다선·중진들의 탈락 속출이란 이변드라마는 국민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면서 민주당을 되살리고 있다. 공천 종료까지 향후 최소 60∼70여 곳의 경선드라마 진행을 통해 지지층을 결집시켜가면서 국민들의 관심을 민주당 쪽으로 모아갈 수 있는 것이다.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는 24일부터 26일까지 △서울 6곳 △부산 3곳 △대구 2곳 △대전 1곳 △울산 2곳 △경기 7곳 △충북 1곳 △충남 2곳 △전북 2곳 △경남 3곳 △제주 1곳 등 30개 지역에 4·15 총선 후보자 1차경선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26일 발표된 1차경선 결과, 다선·중진 7명 중 이종걸·이석현·유승희·이춘석·심재권 의원 등 5명이 대거 탈락했다.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는 일종의 이변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반면 초·재선급에선 신경민, 권미혁 의원을 제외하고 전원 생환했다. 거물·중진들의 퇴진을 염원하는 주권자들의 의사표시인 것이다.

 

서울 성북구 갑의 3선 유승희 의원이 성북구청장 출신 김영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에게 패했고, 경기 안양 만안구에서 5선 이종걸 의원이 강득구 전 경기도 연정부지사에게, 안양 동안구에서 6선 이석현 의원과 비례대표 초선 권미혁 의원이 민병덕 변호사 등에게 각각 패했다. 

 

또한 전북 익산시 갑에서 3선 이춘석 의원도 김수흥 전 국회사무차장에게 고배를 마셨다. 4선 이상의 중진들 중에서는 경기 부천시 원미구의 설훈 의원과 대전 유성구을 이상민 의원만 살아서 돌아왔다. 반면 서울 중랑구 갑의 서영교, 서초구 을의 박경미, 경기 파주시 갑의 윤후덕, 경기 광주시 갑의 소병훈, 성남시 분당구 갑의 김병관 의원 등 초·재선 현역 의원들은 대부분 생환했다.

 

단수공천도 동시에 진행돼 부산 사하구 을에 이상호 전 당협위원장, 울산 남구 을에 박성진 전 민주평통자문위원, 경남 거제시에 문상모 전 당협위원장 등을 각각 확정했다.

 

앞서 진행된 같은 1차 경선에서는 서울 영등포구 을에서 김민석 전 의원이 재선 신경민 의원을 격파했고, 강동구 을에선 이해식 당 대변인이 3선의 심재권 의원을 꺾어 지역구 관리를 부실하게 한 의원들을 가차 없이 퇴출시켰다.

 

그러나 울산 북구의 이상헌, 경기 남양주시 을의 김한정, 경기 부천시 원미구 의 설훈, 충북 제천·단양의 이후삼, 충남 당진의 어기구, 충남 논산·계룡·금산 의 김종민, 전북 완주·무주·장수군의 안호영, 제주 제주시 을의 오영훈 의원 등 지역주민들의 호평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의원들은 전원 생환했다.

 

또한 부산 서구·동구에서 이재강 전 주택보증공사 상근감사위원, 대구 달성군에서 박형룡 전 당협위원장, 대구 달성구 을에서 허소 전 청와대 행정관, 경남 창원마산합포구에서 박남현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 진주시 갑에서 정영훈 전 경남도당위원장 등이 경선 승리해 공천권 거머쥐었다. 

 

결과적으로 1차 경선지역 30곳 중 현역 지역구 21곳에서 경선에 나선 현역의원 22명 중 중진 5명, 초재선 2명 등 7명이 탈락했고, 지역주민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15명은 생환했다. 현역의원들의 생환비율은 68.1%였다. 결과적으로 중진·다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물갈이가 이뤄진 것이다. 

 

민주당은 향후 확정되지 않은 지역 중 경선예상지역 60∼70곳의 흥행몰이를 통해 국민적 관심을 끌어올리면서, 이를 당 지지로 연결시킨다는 계획이다.

 

민주-통합 막판 공천에 혼신의 노력

우려불식 시키며 ‘성공적 공천’ 이어가

 

여야 모두 20대 총선 공천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독선적 공천파행의 결과로 현직 대통령의 탄핵·구속이란 전대미문의 정치적 사변을 초래한 역사를 절절히 체험했기에,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천을 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모습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현재 여야 모두 최선의 인물을 공천하기 위해 추가 공모를 거듭하고 있으며, 전략지 배치 및 남은 지역 경선일정에 추가로 참여할 인물들을 쉼없이 물색하고 있다.

 

이렇게 후보선정을 위한 인물 물색 및 공천 후폭풍 방지에 노력한 것은 선거 사상 이례적일 정도다. 이는 박근혜 패악공천이 남긴 역사의 교훈이다.

 

통합당 공관위(위원장 김형오)는 27일 서울 강남 갑에 태영호 전 주영 북한공사를, 강남 을에는 최홍 전 맥쿼리투자신탁운용 사장을 전략공천 하는 등, 서울경기 14개 지역의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민주당 또한 주말에 15∼29곳의 전략지 단수공천을 발표할 예정이다. 여야 모두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감동적인 공천을 위해 막바지 몸부림을 치고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공천진행 상황에 비춰 당연히 발생할 수밖에 없는 탈락자들의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빼고, 국민적 분노를 불러일으킬 공천파동은 일어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통합당의 인상적인 쇄신공천과 이에 대응한 민주당의 드라마틱한 경선은 정치역사에 기록되면서 정치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저널21 최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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