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 상희구

서대선 | 기사입력 2011/09/15 [09:46]

이 아침의 시 / 상희구

서대선 | 입력 : 2011/09/15 [09:46]
殘像들

              상희구
 
우물 안의 개구리 한 마리와
느티나무에 걸터앉은
외눈박이 풍뎅이 한 마리가
서로 마주 올려 내려다보며
우주에 대하여 지껄이고 있었다
 
# 장자(외편) 제 17편 추수편에 보면 정저지와(井底之蛙 :우물 안의 개구리)라는 이야기가 나오지요. “황허의 신 하백이 물의 흐름을 따라 처음 바다에 나왔다. 그는 북해에 까지 가서 동해를 바라보면서 그 끝이 없음에 놀라 탄식하였다. 그러자 북해의 신 약이 말하기를 우물 안에 살고 있는 개구리에게 바다를 이야기해도 알지 못하는 것은 그들이 좁은 장소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여름 벌레에게 얼음을 말해도 알지 못하는 것은 그들이 여름만을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라며 식견이 좁으면서도 자만심에 빠져 있음을 경계하는 대목이랍니다.
 
이미 세계는 지리적 국경이 의미를 잃은 시대를 살고 있어요. IT산업의 발달로 소프트웨어의 의해 지배되는 새로운 세계로의 빠른 전환과 어지러울 정도로 넘쳐나는 세계의 정보와 지식에 우리 사회의 가치관도 변화되고 있답니다. 이런 변화에 대처하는 과감한 전략을 세우려면 우리의 시야를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안주하지 말고 과감히 우물 밖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지요. 뿐만아니라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의 중심에 서고 싶다면 “느티나무에 걸터앉은/외눈박이 풍뎅이”의 시야로 사물을 바라보는 자세를 벗어나야 하지 않을 까요?    
 
문화저널21 편집위원 
서대선(신구대학교수 dsse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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