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 홍사성

서대선 | 기사입력 2011/08/01 [14:09]

이 아침의 시 / 홍사성

서대선 | 입력 : 2011/08/01 [14:09]
사소한, 뒤끝이 남는
 
                       홍사성
 
 군대에서 첫 휴가 나온 날이었다 친구들은 웃음을 잃어
버리고 모두 나만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세상은
나 없이도 잘 돌아가고 있었다
 
 출장에서 닷새 만에 돌아온 날이었다 아이들이 들어와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 곧 인사하러 오겠지 하고 기다렸는
데 끝내 방문이 열리지 않았다
 
 보험사에서는 축하 문자를 보내왔다 식구들은 저녁쯤에
모이려니 했는데 그날따라 혼자 라면을 끓여야 했다 귀빠
진 지 쉰 몇 번째 되는 날이었다
 
 눈을 뜨자 사방이 낯선 풍경이었다 벌판에 버려진 시체
처럼 누워 있자니 세상은 나 혼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술
후 마취에서 깨어난 날이었다
 
 
# 인생사건(life event)이란 졸업, 결혼, 군 입대, 출산, 질병, 이혼, 직업전환, 은퇴, 등과 같이 살아가면서 일상적인 활동을 위협하거나 장애를 주는 변화를 의미 한답니다. 이러한 인생사건들이 제대로 해결되지 못한 채 의식 세계에 남아 있다가 시간이 흐른 다음 무의식세계로 내려가 미해결의 에너지로 응축되면 “뒤끝이 남게”되는 것이지요.
 
이렇게 해결되지 못한 에너지들이 무의식 세계에서 응축된 채 문제를 일으키게 되면 심리적, 신체적, 정서적 문제를 야기하게 되는 것이랍니다. 그러므로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인생사건(life event)들이 주는 스트레스를 알고 적절한 대처전략을 사용하여 건강하고 안정된 삶을 유지해야 하겠지요.
 
가수 오승근의 노래 “있을 때 잘해”라는 가사처럼, 사랑하는 사람일수록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뒤끝이 남지” 않도록 배려하는 마음을 잃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요?  
 
문화저널21 편집위원    
서대선(신구대학교수 dsseo@shin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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