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공화국, 과연 복지인가 재앙인가

<발행인 칼럼>

최세진 | 기사입력 2011/01/04 [15:03]

노인공화국, 과연 복지인가 재앙인가

<발행인 칼럼>

최세진 | 입력 : 2011/01/04 [15:03]
노인공화국 마침내 우리나라도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은 무엇일까? 일본은 이미 60대 이상 노인들의 숫자가 2천5백만 명을 넘어서 노인공화국이 되었다. 젊은이보다 노인들이 거리에서 눈에 띄게 많아졌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나라 고령인구의 증가속도는 oecd 국가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노령인구의 증가와 더불어 최근에는 노인문제를 한국사회가 당면한 중요한 사회문제의 하나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현재 노인인구의 비율 7.9%로는 노인문제의 심각성이 피부로 느껴지지 않지만, 급격하게 증가할 노인인구의 증가속도, 평균수명 연장 등의 추이 (1980년 평균 수명 65.8세, 1990년 71.6세, 2000년 75.9세, 2020년 84.1세)를 보면 노인문제는 곧 전 사회계층의 현실로 드러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를 대비한 보건·복지의 제도적 미비와 인프라 부족으로 노인들의 욕구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경로당에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인간으로 태어나서 오래 살아간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진시황제가 늙지 않고 죽지 않는 불로초를 구하고자 우리나라까지 사신을 보냈다는 이야기도 있듯이 인간의 최대 소망은 장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장수라도 그 질이 문제이다.
 
의학 기술과 질병문제가 해결되고 돌발적인 사고가 없다면 앞으로 평균 수명은 더 늘어나 누구든지 80세 이상을 살 수가 있다는 것이 예측된다. 그런데 문제는 장수하는 노인들의 삶의 질이다. 1백 살 된 아버지에 80살 된 아들이 할 일이 없어서 경로당에 같이 드나들고 이들을 부양하는 식구들은 고통 속에서 오래 산다는 것에 오히려 적의를 품고 대할 날이 있게 된다는 것이다.
 
국가적으로도 이 많은 보호층의 사람들을 위해 복지 정책을 만들 수가 있느냐 하는 문제가 생긴다. 직장에서는 은퇴시기가 상대적으로 빨라지고, 은행과 같은 직종은 50세 이상을 찾아볼 수가 없는 일인데 이들이 나머지 인생을 30년이나 40년 동안 어떤 일을 할 것이며 삶을 위해 어떤 즐거움을 찾겠느냐 하는 문제가 사회적인 골칫거리로 떠오를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의학자들이나 생물학자들은 질병의 예방이나 공중위생의 발달을 통해 인간 삶의 양적인 측면만을 증가시켜 놓았지, 삶의 질적인 측면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을 부양할 가족들이 모두 사회 일선에서 활약하기 때문에 이들의 부양은 전적으로 사회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이들에게 마땅한 소일거리로서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하고 복지시설에 들어갈 재원을 항상 마련해 놓아야 한다.
 
백세 이상을 산다면 살아가는 자신도 그러려니와 가족들과 친지들, 그리고 사회가 떠안아야 할 인프라 등 가히 재앙적인 것이 되지 않을는지 우려가 된다. 그렇다고 오래 살아가는 것이 못마땅하다는 것이 아니다. 연령이 갖는 위계질서의 붕괴와 함께 오히려 더 쓸쓸한 노후의 삶이 되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
 
문화저널21 발행인 최세진 master@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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