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리 신사 / 촌평(寸評)

최세진 | 기사입력 2010/07/16 [14:45]

미투리 신사 / 촌평(寸評)

최세진 | 입력 : 2010/07/16 [14:45]
미투리 신사

                                항산  김  유  혁

  (1)
   미투리 신고 가는 저 양반
   의관 차림새 점잔하고
   교양미(敎養美)가 넘쳐난다.
   의젓한 몸가짐에
   사람들마다 예의(禮義) 갖추며
   주고 받는 말솜씨 세련미(洗練味) 넘친다.
   서로 건네는 인사말도
   품격(品格) 있어 고상하고
   대화의 두서(頭序)가 정연하여 포근함을 안겨준다.
   우아한 의상이 도포(道袍)라서가 아니며
   모자가 갓이라서가 아니다
   그리고 두발이 상투라서도 아니다.
   미투리 신은 신사의 모습에서는
   선비다운 풍모(風貌)가 조화롭게 넘쳐나기에
   시선이 끌리고 마음이 그에게로 쏠린다.
 
  (2)
   미투리 신고 가는 저 양반
   흰옷 걸침새 우아하고
   인성미가 풍겨난다.
   정중한 행동거지
   보는 이 마다 부러워하며
   다가가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다.
   서로 건네는 시(詩) 한 귀 도
   운격(韻格) 맞춰 주고 받고
   대귀(對句)로 서로를 추켜주는 덕성미가 돋보인다.
   모필(毛筆)을 휘드는 선비여서가 아니며
   풍월(風月)을 벗 삼아서가 아니다
   그리고 고저(古典)을 달통해서도 아니다.
   미투리 신은 신사의 행색(行色)에서는
   스승다운 체취(體臭)가 그윽하게 풍겨나기에
   나도 모르는 새 호감(好感)이 그에게로 쏠린다.

 
(촌평:寸評)
  우리가 전통적으로 마음속에 그림을 그리는 선비 상이 미투리신사다. 이 詩 속에서는 미투리신사라고 하는 인간상을 그리는데 인간상은 우선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체취가 풍부해야한다. 거기다가 도포를 입었네. 갓을 썼네. 상투를 썼네. 라는 외형은 문화적 형식을 표현한 것이지만 이 시에서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은  내면화된 아름다운 인간상이다.


  다시 말하면 형식적인 현상의 문화도 좋지만 그 조화 속에 담겨 있는 그 내면으로부터 풍기는 그 채취를 본받아야 할 메시지가 있다. 시를 짓고 붓글씨를 쓰고 사서오경 등 고전에 통달하고 있다는 지식을 갖췄다고해서  다 선비는 아닌 것이다.

 ‘미투리신사’는 내면화된 정신세계와 외면화된 문화적 조화미가 갖춰져 있는 선비상을 조소(彫塑)하고 있다. 즉 내외 양면으로 봤을 때 이것이 진정한 선비상 이라고 그려내고 있다.많은 대중은 외형적인 표상만을 가지고 문화라고 하는데 文이라고 하는 것은 꾸민다는 뜻이다. 미투리신사에서는 인간의 외면과 내면이 잘 조화된 인간상을 표현하고 있는바, 미투리신사라는 선비상은 우리들이 마음에 담아둬야할 인간상임에 틀림이 없다.   
<문화저널21 발행인 : 최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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