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국형 제약산업의 발전을 꿈꾼다

박항준 | 기사입력 2023/05/31 [13:54]

[기고] 한국형 제약산업의 발전을 꿈꾼다

박항준 | 입력 : 2023/05/31 [13:54]

▲ 국민건강 스마트관리 연구개발사업단의 예방적‧전인적 의료서비스 제공 도식도

 

현재의 의료시스템은 환자 스스로가 아픈 것을 인지하고, 병원을 방문해 의사의 치료와 처방을 받는 구조다. 다만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다 보니 예방이나 근본적 원인치료보다는 사후조치에 머물고 있다. 

 

만성질환의 경우 3개월에서 1년 단위로 평생 병원을 방문하고, 약을 타야 하는 번거로움에 비해 의사와의 짧은 상담시간이 불만이다. 이로 인해 환자가 솔직하지 못하면 제대로 된 처방을 받을 수 없다는 약점도 있다. 환자의 정보가 부족할수록 치료 리스크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IT기술이 접목된 다양한 헬스디바이스가 개발되고 있고, 더불어 디지털이 새운 의료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모바일이나 헬스디바이스로 모아진 스몰데이터와 이를 토대로 한 빅데이터 분석, AI프로파일링이 의료바이오산업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시장이 열리면 사람들은 대체제를 먼저 생각한다. 암호화폐가 기존 통화를 대체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블록체인 붐이 일어나듯 디지털치료제(DTx)가 기존 제약품을 대체할 것이라는 무지와 맹신, 어렴풋한 희망이 아직까지는 DTx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명확한 것은 DTx는 철저하게 데이터로부터 시작해 기존 의료바이오시장의 약점을 보완할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지금처럼 환자의 특정 데이터 통계를 통하여 DTx를 만든다는 것은 DTx라는 혁신을 기존 치료제 영역 내에 구겨 넣는 셈이 된다. 이는 디지털의 장점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최근 인허가된 DTx가 시장의 외면을 받거나 무용론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DTx는 디지털전환된 새로운 영역에 존재하여야 한다. 데이터베이스를 설계하고 마이닝과 개더링 더불어 데이터 분석과 프로파일링 메커니즘을 거치면서 완성되어야 한다. 결국 DTx의 최종 지향점은 ‘개인맞춤형’이라 할 수 있다. 디지털을 의료에 도입하려는 이유는 원격진료, 알람, 빅데이터분석, 로봇수술 등 기능적 요소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이 정도의 IT기술은 이미 의료산업 전반에 도입되어 있다. 굳이 디지털치료제(DTx)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된 것은 디지털 도입이 궁극적으로는 개인의 스몰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개인맞춤형 치료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PTx(personal therapeutics)라 부를 수 있는 개인맞춤형 디지털치료제는 예후관리, 예방관리에 단독 또는 복합적으로 제약사업에 적용됨으로써 기존 제약시스템의 단점과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 현재의 의료 시스템으로는 치료는 용이하되 예후관리가 어렵다는 점, 건강예방에 기존 의료산업이 취약하다는 점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당사가 추진하는 ‘만성질환자 예후관리 DTx’나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건강검진 대안진단 DTx’는 기존 제약산업의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한 세계 최초의 시도다. 머지않아 개별 당뇨병 환자에게 환자 개인의 습관, 행동, 환경 심지어 심리상태에 따른 개별처방 치료제인 PTx가 의사에 의해 처방될 날이 머지않았다. 이는 디지털로 인해 치료를 넘어 질병의 원인과 예방까지도 치료적 처방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국내 기업들은 세계적인 제약사 반열에 든 기업이 많지 않다. 글로벌 의료바이오시장을 진입하기에 국내기업들의 자본과 인프라가 절대 부족한 게 현실이기 때문인데 이 불리한 상황 속에서 디지털치료제는 국내 제약사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최적의 전략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최근 과기정통부 산하에 디지털웰니스협회가 설립되었다. 협회에 디지털 웰니스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가 분명히 있다. 현대인이 건강한 삶을 통해 행복한 삶을 누리는데 디지털웰니스는 큰 반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협회는 향후 디지털기술과 의료바이오 기업 및 기관을 상호연결함은 물론, 개인맞춤형 웰니스라이프를 촉진시키기 위한 데이터의 마이닝과 개더링, 플로파일링에 대한 ‘표준화 연구’와 글로벌전출의 핵심이 되는 디지털웰니스 지식재산권(IP) 확보지원, 건강예방과 예후관리에 특화된 DTx의 사회적 윤리성·보안성·안정성 등을 식약청의 의약품 등록 전에 사전 인증하는 역할 등을 기대하고 있다.      

 

아직 디지털 웰니스 영역은 산업화되기 이전이다. 그러나 수명연장과 만성질환의 급증, 이에 따른 의료비부담이 현대인의 행복한 삶에 큰 위협을 주고 있으며, 더불어 정부의 보건복지 재정도 위태롭게 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디지털웰니스협회가 DTx의 산업화에 커다란 가교 역할을 통해 한국형 제약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을 기대해 본다.

 

박항준(dhanwool@gmail.com)

 

디케이닥터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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