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복 “부산 청년들의 집문제, 해결하겠다”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0/08/24 [11:11]

이진복 “부산 청년들의 집문제, 해결하겠다”

박영주 기자 | 입력 : 2020/08/24 [11:11]

“부산시가 보증서고 신혼부부에 전세금 빌려줘야”

“관련 상품 만드는 은행에 인센티브 고려할 수도”

“오거돈 성추행 사건에 부산시민들 큰 상처 받아”

 

“지금 부산시 문제는 미래먹거리가 없다는 것”

강소창조기업 상주할 ‘사이언스 파크’ 구축해야

동남권 신공항, 오페라하우스 적자, 서구상권 언급

 

▲ 이진복 전 의원이 19일 서울 강서구의 한 사무실에서 본지 외 경기도민일보‧더퍼블릭‧시사오늘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박영주 기자

 

“지금 젊은층이 돈 1억 받아서 어디에 전세를 얻습니까. 부산시가 보증을 하고 전세금 대부분을 빌려주는 방식을 과감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관련 상품을 만드는 은행에 부산시가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겠죠. 이건 포퓰리즘이 아닙니다. 지방의 고육지책인거죠. 적어도 부산 청년들의 집 문제 만큼은 해결해주겠습니다”

 

지난 4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추행 사건으로 인해 사퇴하면서 부산시장 자리가 공석이 됐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벌어진 시장의 성추행, 장마로 인한 폭우피해까지 겹치면서 부산 민심은 흉흉해질 대로 흉흉해졌다. 시장의 성추행 사건은 부산시민들의 자존심에 큰 생채기를 남겼다. 

 

더불어민주당 당헌당규에는 귀책사유가 있을 경우 보궐선거에 후보를 안낸다고 돼있다. 물론 민주당이 이를 깨고 후보를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은 제기되지만, 민심이 이를 인정해줄지는 미지수다. 부산 내에서는 부산시를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어주기만 한다면 어떤 당이라도 좋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이에 문화저널21‧경기도민일보‧더퍼블릭‧시사오늘은 지난 19일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유력한 후보로 지목되고 있는 미래통합당 이진복 전 의원을 만나 부산시 민심과 현안과제들, 청사진에 대해 들어봤다. 동래구청장과 3선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정책통’으로 불렸던 이 전 의원은 현재 대학교수 200명을 중심으로 정책자문단을 만들고 문제제기와 대안까지 함께 담은 플랜을 준비 중이다. 

 

Q1.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일자리도 없고 부동산 정책의 여파로 신혼집도 구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인데, 부산시에서도 발생하고 있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대안이 있을까? 

 

현재 부산시에 직장이 없다고 말한다.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미래먹거리가 없다보니 인구가 줄어들고, 특히 부산의 미래라 할 수 있는 청년들이 자꾸 서울로 나가고 있는게 문제다. 많은 사람들이 부산에 대기업을 유치하겠다고 하는데 저는 생각이 다르다. 

 

지금 부산에 올 대기업이 없다. 많은 기업들이 아직도 한국에서 기업하려는 대기업이 있느냐고 묻더라. 오히려 강소창조기업을 만드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이언스 파크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부산에서 고등학교 졸업하고 부산에 있는 대학교를 가면 지원을 해준다거나, 부산시 청년들이 부산시에 상주할 수 있도록 시대에 맞는 흐름을 만들어주려고 한다. 

 

부동산 문제도 마찬가지다. 내가 정무위원장도 지냈고 나름 금융전문가라고 봐주는 분들이 있으니 관련된 한가지 예만 들어보면, 부산시가 신혼부부들을 위해 대출보증을 서주는 방법이 있다. 지금 부산시가 신혼부부들에게 1억원을 빌려준다는데, 이 돈으로 어디서 전세 하나라도 얻겠나. 대출금도 규제에 걸려서 쉽지 않다. 

 

신혼부부들을 위해 부산시가 보증을 대신 서주고 은행에 2~3억 원을 저금리에 빌려주는 방식을 과감하게 고민해야 한다. 시중은행 입장에선 시가 보증을 서니 떼일 일이 없고, 신혼부부들은 이자만 꼬박꼬박 내면 된다. 부산시에선 이자를 연체하는 이들에 대한 제재방안만 만들어두면 된다. 관련 상품을 만드는 은행에 부산시가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 이건 포퓰리즘이 아니라 지방의 고육지책이다. 적어도 부산 청년들의 집 문제 고민만큼은 해결해주겠다. 

 

Q2. 보궐선거를 앞둔 현재 부산시 내의 민심은 어떠한가?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에 대한 부산시민들의 생각 역시 궁금하다. 

 

선거 총괄본부장을 하면서 전국적인 여론분석을 많이 했는데, 선거시작부터 끝까지 부울경은 초지일관이었다. 부산의 경우, 대통령이 부산출신임에도 불구하고 부산이 전혀 발전되지 않으면서도 부산을 위해 대통령이 뭘 했느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부산 출신 요직도 많이 없고. 총선 시점부터 부산민심이 많이 기울어있다는 것을 느꼈다. 

 

수도권 참패 요인은 사실상 ‘재난지원금에 의한 관권선거’가 컸다. 그나마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와서 수도권에 많은 도움을 줬지만, 갑자기 돈을 준다니까... 수도권 선거가 만만치 않겠구나라고 느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부울경 사람들의 성격에서 보더라도 한번 바뀌면 하는게 있고, 이것이 향후에도 반영될 것이라 본다. 

 

오거돈 사건은 부산시민들에게 큰 상처를 줬다. 한마디로 창피스러운 사건 아니냐.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이해찬 민주당 대표까지 “부산에 올 때마다 느끼는 건데 왜 이렇게 부산은 도시가 초라할까”라며 부산을 어두침침한 도시로 전락시켜서 부산 시민들이 정부여당에 엄청난 분노를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Q3. 지난 총선을 앞두고 불출마를 선언하셨는데, 이번에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로 마음을 먹은 계기가 있다면?

 

국회에서 더는 할일이 없는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국회를 떠나려고 마음 먹었고 2월6일 황교안 전 대표를 만나서 불출마 의사 전달했다. 사실은 조용히 쉬고 싶었다. 집사람도 저도 봉사활동을 좋아해서 봉사를 하면서 조용히 살아야겠다 생각했는데 갑자기 오거돈 사건이 터졌다. 

 

오거돈 전 시장이 기자회견을 한 당일 아침 9시부터 다음날까지 엄청나게 많은 전화를 받았다. ‘(시장 출마를) 해보는게 좋을 것 같다. 구청장 할 때도 잘했지 않냐. 해봐라’라는 이야기에 고민해보겠다고 했고 이후 주변의 많은 분들과 의논했다. 그러다 5월 말쯤 ‘피할 수 없는 길이라면 가자’라고 생각했고 출마선언은 아직 안했지만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시점이기 때문에 끝까지 갈 생각을 하고 있다. 

 

▲ 이진복 전 의원이 19일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   ©박영주 기자

  

Q4. 현재 부산시에 주어진 장단기적 과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그리고 따로 고민해둔 청사진이 있으신지 궁금하다. 

 

지금 부산시의 문제는 미래비전, 미래먹거리가 없다는 것이다. 원래 대항물류사업이 주축이었는데 서장률이 둔화된 상황이다. 미래먹거리를 만드려면 기존 것을 다 뒤엎고 새로담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 부산의 지형‧지리적 환경을 100% 이용해 다른 사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부산현안은 여러개가 있는데 물 문제, 동남권 신공항 문제, 오페라하우스 90억 적자 문제, 야구장 건설 문제, 서구상권 발전 문제 등이 꼽힌다. 현안이 정말 많지만 큰 문제는 시장이 오거돈으로 바뀌면서 기존에 추진해오던 정책 자체를 무력화 시킨게 너무 많다는 것이다. 2년간 공항 옮겨야 한다는 이야기만 계속했는데, 부산이 지속해오던 성장동력 사업을 들여다보고 어떻게 연결할지 고민해야 한다. 

 

물 문제를 보면 부산은 낙동강 최하단부라 항상 물 문제가 생기는데, 상황을 타개한다고 진주 남강댐 물을 가져온다느니 창녕 주변에서 강변여과수를 공급한다느니 했지만 지금 10년째 1리터도 못 가져온 상태다. 많은 학자들이 독일식‧프랑스식 생각만 하지만 우리나라는 땅이 좁지 않나. 새로운 방법으로 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깨끗한 물을 만들 기술적 구축이 가능하다. 조만간 공식 공약을 통해 밝힐 것이다.

 

중앙버스전용차로(BRT) 역시도 문제다. 기존에는 출퇴근 시간에 10분이면 지나갈 거리를 40분 지나도 못 건너가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서면 역시도 지하상가가 많은데 사람들이 위로만 다니니까 지하상가가 다 죽고 있다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일련의 문제는 시장이 현장을 안가서 발생하는 문제다. 현장에 가면 문제도 많지만 답도 있다. 주민 이야기를 듣고 멱살 잡으면 잡혀야 하는 것 아니냐. 저는 시장실에 앉아서 일하는 사람은 안 될 거다. 현장에서 일하겠다. 지금 대학교수 200명을 중심으로 정책자문단을 만들었는데, 이분들께 문제제기 뿐 아니라 대안까지 제시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 부산시장 보궐선거 유력 후보자로 꼽히고 있는 이진복 전 의원.  ©박영주 기자

  

Q5. 현장 이야기를 하시니, 지난달 집중호우로 인해 부산시에 발생한 피해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사상자도 많이 나왔는데 이에 대한 견해 부탁드린다. 

 

제가 동래구청장 할때 온천천을 정비했다. 온천천이 도심 한복판에 있어서 상류에서 물 들어오면 넘쳐난다. 하천을 횡단하는 언더페이스들이 있는데 한번은 구청장 할때 차가 떠내려 간적 있다. 이후 온천천에 바리케이트를 치고 10mm 이상 비가 오면 전면 출입금지를 시켜서 이후 단한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부산시가 예산을 들여 CCTV센터를 만들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사람이 죽었는지 이해가 안간다. 센서를 작동시켜도 되고 자동차 바퀴가 찰 정도가 되면 바리케이트를 쳐야 하는데 이걸 안했다. 사실상 인재다. 구청장이나 시의 담당자들이 개념이 부족하다. 

 

재난안전 시설에 관해서는 전면적으로 지금 방식을 뒤엎어서 최첨단으로 하되, 제일 중요한건 사람이다. 기계를 믿고 있으면 안 된다. 물 들어가는 공간의 낙엽‧비닐까지 다 꺼내줘야 예방이 가능하지 않겠나. 담당제를 도입해서 위험지역은 사전점검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원격조정 시스템까지 함께 만들어야 한다. 재난지원금 같은 것보다 그런 것에 예산을 쓰는 것이 최우선 돼야 한다고 본다. 

 

Q6. 가덕도 신공항 이슈가 오랫동안 지속돼왔는데 전혀 해결되지 않고 있다. 대통령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도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 

 

문재인 대통령이 4년전 선거 때 부산에서 5명 당선시켜주면 가덕도 신공항 하겠다고 공략했는데 아직 발표하지 않고 있다. 도대체 이유가 뭐냐. 첫째는 중앙의 국토부 전문가들이 반대하고 있고, 두번째는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하되 24시간 공항은 필요 없다는 전문가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들을 대통령이 제대로 설득 시키지 못하니까 주저하고 있는 것이다. 

 

24시간 공항은 부산의 미래도시 계획을 위해 꼭 필요하다. 김해든 가덕도든 일단 추진해야 한다. 왜 부산시민들 애만 달구고 추진하지 않는거냐. 부산시민들을 더 놀리면 안된다. 선거 때마다 공항얘기가 나오지만 14년 동안 논쟁만 하고 삽 한번 못 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빨리빨리다. 경쟁도시에 다 뺏기고 나면 부산국제공항을 만들어도 적자가 날 것이라는 전문가 우려를 받아들여야 한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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