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총선‘과거집착’과 ‘미래지향’이 승패 갈랐다

김유혁 박사 "300명의 선량이여, 이름값만 해주길"

조이환기자 | 기사입력 2012/04/17 [14:08]

19대 총선‘과거집착’과 ‘미래지향’이 승패 갈랐다

김유혁 박사 "300명의 선량이여, 이름값만 해주길"

조이환기자 | 입력 : 2012/04/17 [14:08]
<최세진 발행인 대담>
[문화저널21·이슈포커스·이코노미컬쳐] 19대 국회는 여대야소로 출발하게 됐다. 유례없는 초박빙의 접전 속에 야권연대를 통한 여소야대가 무너짐에 따라 4.11총선의 최대 승자는 사실상 홀로 선거를 이끈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됐다.
 
새누리당은 비례대표를 포함해 152석(비례 25석)을 차지, 취약 지역에서의 선전과 전략지역에서의 완승으로 1당 위치는 물론, 원내 과반을 확보해 야권공세에 대응할 정치적 방패를 가지게 됐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올 초 100석도 건지기 힘들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 속에서 당을 맡아 원톱으로 이끈 박근혜의 리더십이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선거 전부터 새누리당의 과반확보를 예측하며 현 정치의 이면과 국민 스스로도 모르는 심리를 예리하게 간파한 이가 있다.

김유혁 박사(문화저널21 상임고문. 前 단국대·금강대 총장)는 지난 4월 5일 ‘국제외교안보포럼’에서 새누리당이 4.11 총선에서 ‘148석 하한선, 상한선으로는 161석’을 차지하게 될 것이고 과반수 확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매주 김유혁 박사가 전담하고 있는 ‘제왕학 강의’ 말미에 언급한 이른바 ‘천기누설’을 듣는 이들은 갸우뚱 했지만 결과는 적중했다. 모두의 예상을 뒤엎은 제19대 총선의 핵심, 김유혁 박사가 그 비밀을 말한다.
 

‘잘하면 100석’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새누리당의 과반을 예측했다. 어떻게 가능했나?
나는 점쟁이는 아니지만 점쟁이가 점을 칠 때 점의 포착점, 기점을 찾아 거기서부터 풀이해나간다. 막연한 하늘에서 그저 찾는 게 아니다. 하늘 안에서 달이냐 별이냐, 기점을 먼저 찾는다. 한마디로 ‘100석 확보’는 정확한 근거 없는 막연한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 선거 당시 개표 30분 이상 진행됐을 때조차 새누리당의 관계자들도 ‘아무리 생각해도 139석 이상은 어렵다’고 말하는 것이 보도되기도 했다. 그것은 2분법적 논리의 표현일 뿐이다.

미래 예측이라는 것은 하나의 불확실성의 상황에 관한 판단이기 때문에 목표치가 확보되느냐 안 되느냐 이분법론으로 내다볼 것이 아니다. 예측은 변수를 설정해야한다. 변수에다가 각 당이 가지고 있는 특성, 이끌어가고 있는 핵심 인물의 요목을추출정리해서 그것의 상관관계를 기초로 분석하는 방법으로 예측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보리밥에 고추장을 비벼먹으면 끝났다. 변수가 적었다. 요즘에는 밥은 하나, 반찬은 여러 개다. 변수에 해당하는 반찬 수는 더 많아져가고 있다. 최근 우리들 식사의 진미는 단수한 미밥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반찬에 의해 결정된다. 예측하기 위해서는 한 종류의 쌀에 여러 가지의 반찬 변수를 연관시켜서 판단해야한다. 즉 예측은 변수분석에 의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여당과 야당의 엇갈린 명암, 그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당나라가 멸망하고 50년 동안 10개 나라가 난립해서 다퉜다. ‘ 그 때를 五代十國 시대’라 한다. 그 시기에 주도권을 잡은 이가 송태조 조광윤이다. 사방에서 분쟁이 일어나고 지방 토호세력이 연합하는 등 그는 늘 불안했다. 마치 새누리당처럼. 그때 조광윤이 펼친 것이 강간약지정책(强幹弱枝政策)이다. 강간약지란, 줄기를 튼튼히 하고 가지를 전지(剪枝)해서 쓰러지지 않도록 수형을 새롭게 가다듬는 것이다.
 
정치학적으로 이야기하면 중앙집권제도다. 강간약지정책을 바탕으로 천하통일을 이룬 송나라는 320년간 유지되면서, 엄청난 문무의 발전을 가져왔다. 이러한 시각에서 새누리당을 관망하였을 때, 한명숙 대표는 강간약지정책에서 실패했고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성공했다. 한나라당의 경우 그동안 국민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주지 못했다. 가지를 쳐야했다.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꿔 가지를 쳤고, 공천과정에서 친박·친이의 가지를 쳐버렸다. 마지막, 정부와의 차별화를 위해 뚜렷한 기둥을 세웠다. 새누리당의 성공 비결이다.

한명숙 대표는 민주통합, 야당연합 등 가지를 여러 개 만들었다.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는 격이 돼버렸다. 가지가 많다보니 사건이 많이 생겼다. 또한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겠다며 ‘심판론’을 내세웠다. ‘심판’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다. 권투시합의 심판이 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경험이 있어야한다. 심판자격에 대해 반문했을 때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는 ‘내용’을 가지고 있는가의 문제다. 스스로 여러 이슈를 만든 자체가 바람을 버틸 수 있는 줄기의 힘을 튼튼히 갖추지 못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한명숙 대표의 리더십에 차이가 있다면?
민주통합당이 내세운 ‘심판론’은 과거행적 관점에서 정부에 대한 잘잘못을 따져보는 일이다. 반면 새누리당은 과거와 다를 ‘미래’를 이야기했다. 미래지향적이었다. 민주통합당은 여기에서부터 게임에 졌다고 볼 수 있다.

어느 정당이 1당이 되든 과반수이상을 차지해야 정국을 안정적으로 끌어나가는데 필요한 힘을 가질 수 있다. 이제 박근혜 위원장에게는 과감한 정책추진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그 거울이 된 것이 이명박 대통령이 걸어온 지난날의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국민들이 준 표의 위력을 정책 구현에 재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박근혜 위원장은 그것을 교훈 삼을 것이기 때문에 엄청난 공부가 됐으리라 본다. 한나라당 시대 이명박 정부가 가던 발자국을 그대로 밟지 않을 것이라는 ‘미래’를 내세웠다. 두 리더가 가진 능력의 차이는 없다. 리더십이 지향하는 포커스, 방향에 대한 목표제시에 차이가 있는 것이다.
 
박근혜 위원장을 비롯한 새누리당이 염두 새겨야할 것은 무엇인가?
우선 박 위원장은 각계각층의 말과 뜻과 조언을 들을 수 있는 눈과 귀를 더 크고 넓게 열어야 한다. 현군(賢君)의 자질을 가지고 선치의 치세를 열었던 지난 날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은 눈을 끄게 뜨고 멀리 보는 ‘능력’을 발휘했으며, 사람을 적재적소에 배치했고 인사정책이 공명정대했다.

미래지향적으로 제시했던 목표를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첫째, 부정부패가 없어야 하고. 둘째, 과학문화 경쟁에서 선진국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하며, 셋째 FTA를 통해 당분간이라도 제일 먼저 고통 받는 1차 산업분야의 취약성을 보완해야한다. 새마을운동의 논리를 현재 1차 산업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논리로 승화시켜야한다. 마지막으로 국가 안보의 기틀을 정신적으로 물리적으로 보다 실효성 있게 구축해가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각계각층에서 제안적인 발언이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간의 제시했던 공약내용이 비슷한 것은 한 차원 높여서 조율하고 그렇지 않은 것은 물리적 싸움이 아닌 정책이론적 싸움(토론)을 벌려가되 화이부동(和而不同)의 기본적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한다. 이에 관해서는 여.야 모두가 각성하며 겸허한 자세로 국민의 뜻을 받아드린다고 했기 때문이다. 국민의 여론과 사회각계 발언에 대해 과거처럼 인색하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
 
이번 선거결과를 바탕으로 야당이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면?
정책논리에는 일관성이 필요하다. FTA의 경우 정당 입장이 바뀌었다고 무조건 반대했던 것은 잘못이다.  전에는 찬성했으나 실행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식의 제안을 하는 게 옳다. 더불어 선동성 용어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목적을 위해 야합도 불사한다는 발상 역시 위험하다. 정당은 정강정책을 생명으로 하여 그 가조위에 자리매김해야한다.
 
무조건 이기기만을 위해 수단방법 가리지 않는 것은 전국시대의 논리다. 이기되 상위 목표를 설정하여 그 승리의 보람을 선정과 치세를 열어가는 결과로 승화시키려는 것이 춘추시대의 이념이었다. 너그러우면 대중을 얻는다(寬則得衆)는 말이 있다. 또한 각종 시위현장에는 접근하기 위한 위력을 보아면서 국회에는 출석을 하지 않고 있었던 지난날의 복철(覆轍)은 어떤 이유로도 되풀이 말아야 한다. 이제 야당은 물론 여당 역시 사안이 국민에게 이로운 것이라면 적극 협력하고, 반대할 것에 대해서는 토론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에 선출된 19대 국회의원들에게 바라는 바가 있다면?
국회의원들을 선량이라고 한다. 맹자가 말하는 선출된 선사(善士)다. 옛날로 말하면 선비다. 선량은 아무나 되는 게 아니다. 단순히 학벌 좋고 똑똑하다 해서 국회의원이 될 수 없다. 우리나라 국민 중 300명 안에 선출된 사람들이다. 이 선량들의 이름을 살펴보면 그 뜻이 다 좋다. 이름값만 하면 된다. 300명의 선량이여, 이름값만 해주시오, 이게 우리들의 바람이다. 더불어 우리 국민들은 IQ가 높다고 국제적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정당인은 여.야 관계없이 똑똑한 국민을 어리석은 국민으로 전락시키는 정치적 과오를 범해서는 안 된다.                    
 
<조이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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