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불탄 후 100일을 보내며..

최세진 | 기사입력 2008/05/17 [13:41]

숭례문 불탄 후 100일을 보내며..

최세진 | 입력 : 2008/05/17 [13:41]
ⓒ최재원기자

 
崇禮門何處去 : 숭례문은 어디로 갔느뇨?

지난 2월11일 온 국민의 마음을 불태우며 불길 속으로 사라진 남대문의 그 偉容은 다시 보기 어렵게 되었다.복원된다면 다시 볼 수 있다지만 복원된 남대문은 결코 養子의모습일지언정 親子다운 체취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남대문을 火焰속으로 葬送한 온 국민의 마음은 서글펐던것이다. 남대문을 잃은 지 어느 듯 100일이 돼가고 있으니100日 哭을 하는 심정으로 여기에 懷恨詩 10首를 써서 남긴다.

哭崇禮門 前 (숭례문 앞에서 곡한다)

                                                              恒山  金 裕 赫   題
    一
辛巳日辰夜 (신사일진야)  2008년2월11일(辛巳日) 그날 밤에
火煙忽起來 (화연홀기래)  갑작스레 불타는 연기가 솟아났다
驚愕民聲叫 (경악민성규)  놀란 시민들의 아우성소리 컸지만
炎花不絶開  (염화불절개) 불꽃은 끊기지 아니하고 퍼져갔다.
     二
嗚呼痛恨裏 (오호통한리)  슬퍼서 흐느끼며 마음 아파하는데
崇禮塔身消 (숭례탑신소)  숭례문 몸통은 불속으로 사라졌다
欲挽其舊貌 (욕만기구모)  남대문의 모습을 잡아두려 했지만
煉鬼吐火高 (연귀토화고)  불귀신은 불길을 더 높이 뿜어냈다.  
     三
六百風霜雪 (육백풍상설)  육백년 거듭되는 풍상 겪으면서도
毅然克歲寒 (의연극세한)  늘 의젓하게 그 추위를 이겨왔고
掠民憂患襲 (약민우환습)  백성을 약탈하는 내우외환 닥쳐도
獨也應其難 (독야응기난)  홀로서 그 난리를 다 견디어왔다.
     四
崇禮其眞意 (숭례기진의)  숭례문이라 일컫는 그 참 뜻으로서
使人覺五常 (사인각오상)  사람들에게 오상(五常)을 깨우쳐왔다
義仁禮智信 (의인예지신)  오상은 인의예지신을 말하는 것인데
魂化衛京堂 (혼화위경당)  오상이 혼 되어 도성을 지켜왔도다.
     五
火呑崇禮塔 (화탄숭례탑)   화마가 숭례탑 남대문을 삼켜버리니
民失骨中魂 (민실골중혼)  ! 백성들은 뼈에 새겨둔 혼을 잃었도다
人伏皆號哭 (인복개호곡)    사람들은 엎드려서 흐느끼고 있는데
災場日自昏 (재장일자혼)  불탄 자리엔 해가 또 저물어만 가네.
     六
葬送哀歌調 (장송애가조)  남대문을 장송하는 애처로운 가락은
晝宵不絶傳 (주소불절전)  밤낮으로 끊기지 아니하고 전해온다
獻菊含悲淚 (헌국함비루)  흰 국! 받치며 눈시울 적시는 이마다
惜嘆六百年 (석탄육백년)  아쉬움을 달래며 육백년을 되새긴다.
     七
歷史雖無語 (역사수무어)  지난날 역사는 비록 말이 없다지만
承傳作國魂 (승전작국혼)  그것이 이어져서 나라의 혼이 됐다
魂留文化財 (혼류문화재)  나라의 혼은 문화재에 머무르면서
爲魄共生存 (위백공생존)  백성들의 혼백 되어 함께 살아간다.
     八
消盡空墟址 (소진공허지)  형체가 다 타버린 텅 빈 그 자리에
魂飛魄散乎 (혼비백산호)  영혼은 날아가고 혼백만이 흩어졌네
聞人嘆打舌 (문인탄타설)  소문 듣는 이들은 한탄의 혀를 차고
見者怨聲高 (견자원성고)  현장을 본이들은 원성만을 높이네.
     九
投火誰之罪  (투화수지죄)  불을 지른 것은 어느 누거의 죄일까
傍觀幾越年 (방관기월년)  어째서 방관한 채 몇 해를 넘겼던가
負責無人處 (부책무인처)  책임진다는 이 한 사람도 없는 판에
爭論豈覓賢 (쟁론기멱현)  논쟁 벌려본들 현명한 방안 나오랴.
     十
失牛牢舍築 (실우뢰사축)  소 잃고 외양간 새로 고친다한들
死物豈還生 (사물기환생)  죽은 소가 어찌 살아서 되돌아오랴
天人再交合 (천인재교합)  하늘의 뜻 받들어 다시 힘 모으세
復元必長撑 (복원필장탱)  옛 모습 되찾아 기리 보전해가세.
  

 문화저널21과 인터뷰중인 김유혁박사
지난 5월 15일에 있었던 국제평화외교안보포럼 조찬 모 임시 우리의 국보 남대문이 화재로 소실된 지 1백일을 기해 생각나는 민족혼의 통곡이 그것이다.

그는 한시를 지어 그 통곡에 대신했다. 1백일 통곡 시 哭 崇禮門 前 (숭례문 앞에서 곡한다.)가 그것이다.

"남대문은 우리의 정신입니다. 남대문을 다시 똑같이 만들 수는 있지만 이미 그것은 우리의 혼이 들어 있는 남대문이 아닙니다. 혼이 빠진 물건에 큰 가치를 부여할 수가 없습니다.

다시 지어지는 남대문에 우리의 혼을 집중시켜서 반드시 새로운 남대문을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하겠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의무이자 이를 어기는 것은 역사의 직무유기입니다." 하면서 순간적으로 지은 10여 편의 시를 공개하고 직접 낭송하기도 했다.
 
                                                                                                         인터뷰/ 최세진


국제평화외교안보포럼☞  2000년 9월 21일 국내각계(경제, 법조, 학술, 정치, 의학, 사회단체 등)의 지도자들이 중심이 되어 이 땅에 자유와 민주, 평화와 번영을 이루고자 순수민간연구단체로 창립된 이후 외교안보 현안, 특히 北核과 미사일, 인권문제, 남북통일문제, 한미안보외교와 동맹관계, 중국의 東北공정과 고구려역사 왜곡문제, 日本의 대륙전략과 독도 역사교과서 왜곡문제와 국제경제문제를 연구토론함은 물론이고, 회원들의 특강. 토론출연을 통한 국민적 계몽을 담당함으로써, 범국민적 합의와 공감대를 창출하는데 이바지하기 위해 지난 5년5개월 동안 260회에 걸쳐 매주 목요일 조찬포럼형식의 연구토론회를 가져왔다.

현재회원은 500여 명으로 목요조찬포럼은 김유혁박사(금강대 전 총장)의 帝王學강의(20분)를 시작으로 새롭게 초청되는 主講師의 강의(60분)를 듣고 회원들의 자유롭고 활발한 토론과 친교의 시간을 갖고 있다. 초빙강사는 국내외 정상급 인사로 구성되며, 국내외정치경제상황에 맞는 강사를 초빙함으로 포럼의 역동성과 전문성을 지켜오고 있으며, 토론 후 결집한 입장은 사회 각계각층의 회원들을 통해서 세상 속으로 전파되고 있음. 특히 250회에 달한 김유혁총장의 帝王學강의는 해학과 예지가 넘치는 인기 절정의 명강의로 명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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