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금태섭 새로운정당 창당준비위원회 대표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페미니스트다. 페미니즘이 우리 공동체를 더 좋게 만들 수 있다고 믿고 정치를 시작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젠더갈등은 지난 수년간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며 "실수를 용납하지 않고 중간이나 온건한 입장이 존재하지 않는 영역이 됐고 그 양태가 진영화된 양당정치와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이렇듯 젠더갈등은 산업 전반에서 드러나며 악화되고 있다. 최근 게임업계에서 발생한 '집게 손가락' 논란도 젠더갈등을 일으키는 소재 중 하나다.
남혐 상징 '집게 손가락', 메갈리아서 시작 로고에 남성 비하 손 모양 삽입 급진적 여성주의 성향 '워마드'로 이어져
'집게 손가락'이 남성 혐오의 상징이 된 것은 2015년 만들어진 '메갈리아'로 거슬러 올라간다. 메갈리아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운영된 인터넷 커뮤니티로 여성혐오를 그대로 남성에게 돌려준다는 '미러링'을 사회 운동 전략으로 삼았다.
메갈리아라는 명칭은 '메르스 갤러리'와 '이갈리아의 딸들'이라는 소설의 합성어다.
메르스 갤러리는 2015년 메르스가 유행했을 때 신설된 커뮤니티다. 당시 홍콩에서 격리를 거부하고 탈출하다가 연행된 메르스 의심 환자 여성 2명의 뉴스가 보도됐는데, 이를 한국 여성으로 추측해 비난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에 반발해 여자 중심의 커뮤니티에서 메르스 갤러리를 점령하자는 움직임을 보였고 실제로 점령했다.
'이갈리아의 딸들'은 1977년 노르웨이 출신 작가 게르 브란튼베르그가 출판한 장편소설로 현실의 전형적인 성역할을 완전히 역전시킨 이갈리아라는 가상의 땅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고 있다. 여성주의 문학의 고전으로 여겨진다.
로고에는 월계수 잎으로 된 원 안에 남성을 비하할 때 사용하는 손 모양을 넣었다. 이는 남성의 음경이 작다는 남성혐오적 의미로 사용하는 제스처가 됐으며 현재 '집게 손가락'으로 불리고 있다.
워마드는 '메갈리아'의 한 분파로 급진적 여성주의 성향의 웹사이트이며 여성우월주의 및 남성혐오 인터넷 커뮤니티를 지향하고 있다.
물론 혐오의 시작은 남초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0년 만들어져 여성혐오 글들을 비롯해 일베 초성어인 'ㅇㅂ'을 손동작으로 표현해 유포하는 등 혐오 문화를 인터넷 밈으로 확산시킨 시초다.
게임 산업부터 정부 부처까지 등장 물건 집는 흔한 모양이라는 주장도 상황과 관련 없이 삽입…남혐 의혹 제기
이렇게 시작된 집게 손가락은 기업부터 정부 부처까지 다양한 곳에서 등장하고 있다.
지난 7일에는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공개한 '2023 의사과학자 콘퍼런스' 포스터에서 집게 손가락 모양을 한 여성 이미지가 발견됐다. 해당 캐릭터는 현미경 아래 있는 알약을 보면서 집게 손가락을 하고 있어 논란이 됐다.
지난 11월 29일에는 GS건설의 자회사인 '자이가이스트(XIGIEST)'의 홈페이지에 게시된 포스터가 문제가 됐다. '맛춤형 건축 설계 시스템'의 특허 등록을 알리는 포스터로 여성 3명이 등장하는데 한 여성의 손가락 모양이 '집게 손가락'이다.
과거 2021년에도 다양한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GS리테일의 경우 GS25 캠핑 식품을 홍보하는 포스터 때문으로 '캠핑가자'라는 글자 위에 놓인 소시지를 집으려는 손의 모양이 논란이 됐다. 여기에 더해 포스터 속 문구 'Emotional Camping Must-have Item(감성캠핑 필수 아이템)'에서 영문 끝부분만 따면 'al, g, e, m'으로 megal(메갈)을 거꾸로 쓴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 경찰청의 홍보물에 관해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경기남부경찰청이 '안전한 PM 이용을 위해 21.5.13부터 개정 도로교통법이 시행됩니다'라는 홍보물을 배포했는데 여기에도 '집게 손가락'이 등장했다.
또 인천교통공사는 2021년 8월 지하철 역사 내 스크린도어에 부착돼 있던 홍보물을 제거한다고 발표했다. 황사와 고농도 미세먼지 관련 국민행동요령으로 생활수칙을 안내하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문제는 한 남성이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집게 모양으로 벌린 채 과일을 닦거나 창문을 여는 이미지가 담겼다.
해당 홍보물은 2017년 행정안전부가 재난 상황 속 국민 행동 요령을 알리기 위해 만든 홍보물로 확인됐다. 당시 행안부는 "남성 혐오 논란을 불러온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해당 이미지는 즉시 수정해 배포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해당 손가락 모양은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물건을 집는 흔한 모양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해당 모양이 전체적인 그림과 연관성을 찾을 수 없다는 측면에서 '남혐'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알약을 세거나, 뜨거운 소시지를 집을 때, 과일을 닦거나 창문을 열 때도 집게 손가락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문화저널21 이한수 기자 <저작권자 ⓒ 문화저널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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