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콰르텟’ 브람스 역 박상준 “준비된 배우 될 것”

최재원 기자 | 기사입력 2022/10/17 [15:44]

뮤지컬 ‘콰르텟’ 브람스 역 박상준 “준비된 배우 될 것”

최재원 기자 | 입력 : 2022/10/17 [15:44]

뮤지컬 배우 박상준이 서울 대학로에서 10월까지 공연하는 뮤지컬 '콰르텟(Quartet)’에서 요하네스 브람스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박상준은 지난 2020년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 '레미제라블'에서 마리우스 역으로 대중에 이름을 알린 배우로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연극과 뮤지컬 무대를 넘나드는 그는 인터뷰에서도 “눈에 띄는 배우보다 연기를 잘하는 배우, 준비된 배우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그는 배우로서 ‘초심’을 가장 중요시한다. 삶을 잘 살아가는 사람이 배우로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신념인데, 그래서인지 초심, 겸손, 배려의 실천을 덕목으로 준비된 배우로서의 길을 열어나가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 배우 박상준

 

출연작 뮤지컬 ‘콰르텟’에 대해 설명해달라

 

실재했던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창작한 팩츄얼 뮤지컬로 19세기 최고의 낭만주의 음악가 로베르트 슈만과 당대 최고의 천재 피아니스트였던 그의 아내 클라라 슈만, 그리고 로베르트 슈만이 가장 인간적으로나 예술적으로 신뢰하고 아꼈던 그의 제자 요하네스 브람스의 가슴 시리도록 애틋하고 안타까운 운명적인 사랑 이야기입니다,

 

제가 맡은 배역 브람스는 존경하는 스승 로베르트 슈만의 아내 클라라 슈만을 실제로 40년간 ‘짝사랑’만 하면서 감내하다 클라라가 죽은 바로 그 이듬해 본인도 끝내 독신으로 생을 마감했던 인물입니다. 역사적 실존인물을 연기해야 한다는 부분이 좀 부담스럽고 어려웠지만 제가 브람스라면 어땠을까 하는 심정에서 그 고통과 절망을 내면의 연기로 끄집어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뮤지컬 ‘콰르텟’은 실재했던 역사적 사실의 토대 위에 작가의 상상력이 덧칠된 ‘팩츄얼’ 뮤지컬입니다. 150여 년 전 독일이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 슈만과 브람스, 그리고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였던 클라라라는 실존인물들의 궤적을 쫓아가며 그들이 서로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관객들에게 요지경과 같은 무대 위에 흥미롭고 변화무쌍하게 보여줌으로써 동시대인들과 ’소유하지 않은 사랑‘의 의미와 깊이를 함께 성찰해 볼 수 있는 공연입니다. 

 

뮤지컬배우로 3년차다. 그간 작품활동은

 

대학 졸업 후, 2020년 8월7일 예술의 전당 첫 데뷔 무대 ‘레미제라블’에서 ‘마리우스’역으로 시작해 코믹극 ‘테너를 빌려줘(Lend me a Tenor)’에서는 주인공 ‘맥스’역 영국의 추리소설 작가인 아가사 크리스티 실종사건을 모티브로 한 뮤지컬 ‘아가사’에서는 실종사건을 수사하는 ‘헤리츠’ 경감 역을 맡았다.

 

최근 폐막한 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에서는 ‘맷’역을 맡았다. 주인공 ‘제이슨’과 라이벌이자 친구관계에 있는 인물이다. ‘맷’은 극중에서 제이슨, 아이비와 묘한 삼각구도를 이루게 되는데 이를 통해 많은 호평을 받은 것 같다.

 

배우로서 좀 더욱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부문이 있다면

 

누군가의 다양한 삶을 이해하고 상상하고 표현해야 하는 배우라는 직업은 단순한 ‘연기의 기술’만으로 완성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인생을 조금 더 살아봐야 깊이가 있는 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배우로서 착실하게 내공을 쌓아 간다면 앞으로 제가 연기하게 될 인물들을 조금이라도 더 깊이 이해 할 수 있겠지요.

 

존경하는 배우가 있다면

 

가장 존경하는 배우 한분을 꼽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연극, 뮤지컬, 드라마, 영화, 등 각 장르에서 훌륭한 배우 분들이 너무 많아서요. 전 모든 아티스트 분들에게 배울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자기 분야에 최고가 되고자 하는 의지와 열정과 열망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분들을 존경합니다.

 

최근에 읽은 책 중 가장 감동 받은 것은 “존 고든”의 “트레이닝캠프”라는 책입니다. 저자가 풋볼 팀 트레이닝 캠프에 들어간 신인선수의 이야기를 통해 알려주는 최고가 되는 비법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세상 모든 일이 재능만으로 최고가 될 수 없다며 “최고를 만드는 것은 최고가 되고자 하는 의지와 열망의 온도”라고 하는 대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대학시절 무대와 프로 무대와에 차이점이 있나

 

프로든 아마추어든 연극이라는 장르로서 본질은 다를 게 없겠지만, 프로 무대를 경험하면서 아마추어 무대와 크게 차이를 느끼는 것은 분업과 전문성입니다. 아무래도 학교에서는 연기전공 학생들끼리 서로 도와가며 연기 외적인 부분들까지 작업을 해야 했지만, 프로 무대에서는 각 분야의 전문가 분들께서 책임감을 가지고 함께 해주시니 저의 메인 롤인 연기에 더 집중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공연을 할수록 항상 동료배우 분들 뿐 아니라 다른 모든 팀원 분들에게 진정으로 감사함을 느끼게 됩니다. 

 

연기 외적인 부분에 대한 부담이 없다는 건 바꿔 말하면 연기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압박감이기도 합니다. 대학 시절에는 공연 기회가 오면 동료들과 즐겁고 연습하고 무대에 서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었지만 대학 졸업 후 전문 배우로서는 매 작품을 준비 할 때 마다 자신에게  “왜, 무엇을, 어떻게, 언제” 라는 질문을 나 자신에게 묻고 답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작품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무대공연을 준비 하고 있습니다.

 

뮤지컬배우 박상준에 대해 설명해달라

 

한 문장으로 표현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매 순간 저에게 중요한 것들, 간절한 것들이 조금씩 바뀌어 갈 때 마다 마치 ‘성장통’처럼 새로운 고민들이 생겨나기 때문이죠. 배우로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하나만 꼽으라면 바로 ‘초심’입니다. 

 

좋은 배우가 되기 이전에 좋은 사람이 돼야 한다”는 게 저의 ‘초심’이었습니다. 배우는 인간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사람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삶을 잘 살아가는 사람이 배우로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배우로서 초심, 겸손, 배려를 실천하고 작은 노력이라도 끈기 있게 계속하면 ‘작은 물방울들이 돌을 뚫을 수 있다’는 수적천석(水滴穿石)의 교훈처럼 큰일을 이룰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화저널21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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