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데뷔 30년 김목경, “열심히 안한 것 같아”동양인 최초로 미국 멤피스 '빌 스트리트 뮤직 페스티벌' 초청
“데뷔 30년, 돌아보니까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마음뿐이다.”
데뷔 30주년 공연을 준비 중에 코로나19사태가 터지며 공연이 연기된 국내 블루스계의 거장 김목경이 말하는 그의 30년에 대한 소회다.
1990년 영국에서 첫 앨범을 만들어 귀국하며 데뷔한 김목경은 본인의 30년 음악인생에 크게 기억되는 세 가지 사건이 있다.
데뷔 후 10여 년째인 2003년 동양인 최초로 미국 멤피스 '빌 스트리트 뮤직 페스티벌'에 초청을 받았던 일과, 2017년 국무총리상 수상, 미국 펜더(FENDER) 회사에서 기타를 헌정 받은 것이다.
우리나라 블루스 시장이 작다는 지적을 한 그에게 해외에서 얼마든지 통하는 실력 인데, 해외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해보려는 생각은 안 해봤는지 물었다.
그는 “미국 가서 한번 해볼까? 아님 일본 가서 한번 해볼까? 생각을 많이 했었고, 일본은 자주 왔다 갔다 하면서 공연도 했는데, 일본의 블루스 시장이 상상외로 크다. 아니 음악시장 자체가 크다. 그러다 보니 블루스 시장도 큰 거다. 그리고 무대가 많다. 우리보다 한 10배는 많은 것 같다”면서 “그런데, 그러려면 한국의 삶을 어느 정도 포기를 해야 되기에 거기에만 주력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완벽한 기회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미국에서도 활동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는 “이 시점에서 미국에 간다면, 나는 처음부터 시작해야하는 거다. 오랜 시간은 안 걸리겠지만 사실상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기회가 있다면 항상 도전해 보리라는 생각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활동해오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에 대해서는 미국 멤피스 '빌 스트리트 뮤직 페스티벌'에 초청을 받아 조 카커(Joe Cocker), 쉐릴 크로(Sheryl Crow) 등 당대 최고 가수들과 함께 무대에 섰던 일을 꼽는다.
“멤피스 '빌 스트리트 뮤직 페스티벌'에 초청공연 후 일본, 인도네시아, 노르웨이, 마카오 등에서 초청이 와서 많은 공연을 했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거기서 받았던 만큼의 대접을 받아보질 못했다. 그만큼 나를 모르니까.”
김목경은 그때부터 방송보다 공연을 많이 했다. 김목경은 공연의 규모에 관계없이 공연의 횟수에 집중하면서 적어도 1주일에 한 번씩은 관객들과 만나왔다. 그는 "일주일에 두 번은 관객들과 만나야 한다"면서 "이번 코로나 사태가 지나가고 30주년 공연이후부터 다시 주 2회 연주회를 가질 계획" 이라고 밝혔다.
그는 관객 수에 대해 묻자, “많든 적든 상관 안한다. 이제는 어떤 장소의 공연에서든 어느 정도 기본 이상의 관객이 든다”면서 “무대가 작든 크든 안 가리고 공연에 집중했다. 지금도 종로와 대학로에 있는 ‘천년동안도‘ 같은 조그만 곳에서도 공연을 한다. 그냥 매번 잘 하자는 마음으로 장소가 어디든 같은 마음으로 지금까지 그렇게 하고 있다. 그게 내가 잘한 것 중에 하나”라고 강조했다.
“작은 클럽의 경우 내가 내 소리를 솔직하게 들을 수 있으니까 좋다. 왜냐면 보통 큰 극장은 내 기타 앰프소리를 모니터를 통해서 들어야하는데 무대가 작으면 다이렉트로 듣는 거다. 바로 내 뒤에 있고, 마이크를 안대니까 정말 솔직한 소리가 나온다. 마치 연습실에서 연습하는 것 같이 살아있는 것이다.”
펜더 커스텀샵에서 만들어준 것인만큼 하나밖에 없는 악기이기 때문에 대량 생산한 기타와의 차별성을 이야기하면서도 김목경은 “기타라는 악기는 마음으로 치는 것” 이라며, “그 악기가 너무 좋아서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걸 그대로 표현해 준다면 금상첨화겠지만,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마음이 표현된다면 그걸로 100점”이라고 강조했다.
“내가 기타라는 악기를 놓고, 노래를 한다거나, 무대에 서는 일은 거의 없을 것 같다. 지금까지도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연주하는 것 자체가 너무 즐겁고 재미있으니까. 사람들 보면 등산도 가고 친구들 만나서 어울려 술도 마시고 하는 일상처럼 나는 그 대신 음악을 하는 거니까 더욱 힘이 나고 직업이자 또 취미인데, 너무너무 재미있는 취미라 행복하다.”
김목경은 앨범 또한 이번에 나오는 7집에서 끝내지 않고, 계속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의 앨범에 수록된 곡들은 1집부터 7집까지 3곡의 리메이크 곡을 제외하고 모두 본인이 만든 곡이다.
원래 2월 29일로 예정돼 있던 그의 30주년 기념 콘서트는 대략 6월쯤 개최될 예정이다. 그는 이번 30주년 콘서트에서 새로운 앨범 7집 수록곡 위주로 공연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앨범에는 한대수의 ‘하룻밤’과 무당의 ‘멈추지 말아요’ 2곡을 리메이크 수록했고, 모두 신곡이다. 특히, 3년전 돌아가신 그의 어머니를 기리는 기타연주곡 ‘엄마생각’이란 곡이 수록돼 있다.
문화저널21 박명섭 기자 <저작권자 ⓒ 문화저널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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