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따라하기…황당함만 남긴 황교안 ‘대국민담화’

분위기·메시지·동선까지…대통령 대국민담화와 흡사했던 현장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9/08/14 [19:13]

대통령 따라하기…황당함만 남긴 황교안 ‘대국민담화’

분위기·메시지·동선까지…대통령 대국민담화와 흡사했던 현장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9/08/14 [19:13]

대통령 보다 '하루빨리' 광복절 전날 나온 대국민담화

분위기·메시지·동선까지…대통령 대국민담화와 흡사했던 현장

정치권 맹비난 "예의 어긋나…대권놀음, 대선출마 선언인가"

추상적 메시지에 여론도 황당 "본인이 대통령인줄 아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며 이슈선점에 나섰다.

 

황 대표로서는 경제나 외교·안보 이슈를 선점해 주도권을 잡으려는 구상이었겠지만 통상적으로 대통령이 광복절에 대국민 메시지를 내놓고 야당 대표가 입장을 내는 것이 수순인 만큼, 제1야당 대표가 먼저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현장의 전체적인 풍경이나 담화의 내용 등도 마치 대통령이 진행하는 대국민담화 발표와 흡사해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 14일 오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대국민담화 발표현장. 양쪽으로 늘어선 당 지도부와 단상에 올라선 황교안 대표, 그 앞에 자리한 기자들까지 대통령 대국민담화 발표 현장과 비슷한 풍경이다.   © 박영주 기자

 

14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로텐더홀 이승만 동상 앞에서 대국민담화를 발표했다. 현장의 분위기는 마치 청와대에서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발표할 때와 비슷한 분위기였다.

 

사회를 맡은 민경욱 대변인은 황 대표가 오기 전 “생방송이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황교안 대표께서는 정시에 나올 예정이다”, “담화 발표 이후 질문을 받겠으니 자리에 앉아계신 기자분께서는 손을 들어주시면 마이크를 전달해드리겠다”며 끊임없이 안내 메시지를 전했다.

 

단상 양옆으로는 마치 국무위원들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이전에 일렬로 서서 대기하듯 자유한국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일렬로 서서 황 대표를 기다렸다.

 

예정된 2시30분이 돼서야 나타난 황 대표는 단상 위로 올라가 짧게 인사를 하고 대국민담화 발표를 시작했다.

 

황 대표는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자유한국당 대표 황교안입니다”라는 자기소개를 시작으로 “내일은 74주년을 맞는 광복절이다. 제국주의 일본으로부터 나라를 되찾은 크고 기쁜 광복의 날이다. 피와 땀으로 싸워 조국의 독립을 쟁취하셨던 순국선열들께 마음 깊이 경의를 표합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은 참으로 암담하기만 하다. 경제는 사면초가다. 민생은 첩첩산중이다. 안보는 고립무원”이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이 정권이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승만 동상과 대한민국 헌법전문 동판 앞에 선 황 대표는 “우리 대한민국은 꿈을 현실로 만들어온 위대한 나라”라며 “우리의 지도자들은 자유롭고 부강한 나라를 건설하겠다는 국민들의 꿈을 하나로 모아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세우고 발전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대한민국의 헌법정신을 되찾는 것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는 근본이라 생각한다. 제가 추구하는 핵심가치 역시 헌법정신에 따른 자유·민주·공정이다. 그리고 저의 목표 또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리고 법치주의의 완전한 성취에 있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대국민담화를 통해 △잘 사는 나라 △모두가 행복한 나라 △미래를 준비하는 나라 △화합과 통합의 나라 △한반도 평화의 새 시대 라는 5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께 묻는다”며 “과거에 머무를 것인가. 미래로 함께 나아가겠는가. 이념이냐 경제냐 어느 쪽을 선택하겠는가. 잘못된 고집을 그만 꺾으시라. 새로운 협력의 미래로 함께 가자”는 다소 공격적인 메시지로 대국민담화를 마무리했다.

 

담화발표를 마친 황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희망과 번영의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저의 꿈, 그 꿈을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호소드리고 싶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 14일 오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국회 로텐더홀에서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 박영주 기자

 

문재인 대통령보다 하루빨리, 광복절 전날에 느닷없이 나온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대국민담화는 즉각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현안브리핑을 통해 “느닷없는 제1야당 대표의 대국민담화라는 낯선 퍼포먼스는 결국 황교안 대표의 대권놀음에 불과했다”며 “시기도, 로텐더홀이라는 장소도, 느닷없이 저의 꿈을 말씀드린다는 등의 표현들도, 발표된 내용들도 참으로 당황스럽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 역시도 구두논평을 통해 “진정 나라 걱정에서 비롯된 담화인지 대선출마 선언인지 분간이 어려운 발표”라며 “황 대표가 대권 욕심에 취해, 스스로를 대한민국의 위대한 역사를 이어나갈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는 발상이 신박할 뿐”이라 혹평했다.

 

무소속인 박지원 의원 역시도 YTN라디오 ‘노종면의 더뉴스’에 출연해 “대통령이 연두교서나 연두회견을 하거나 또는 광복절 후에 야당대표가 하는 것이 예의”라며 황 대표의 대국민담화 발표가 예의에 어긋난 것이라는 취지로 비판했다.

 

황 대표의 대국민발표를 들은 국민들 역시도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마치 대통령 연설을 보는 것 같았다’, ‘대통령도 아닌 사람이 광복절 전날 웬 대국민담화인가’, ‘본인이 대통령인줄 아는 모양이다’, ‘황교안 대표의 꿈에 왜 국민들을 끌어들이냐’는 날선 메시지는 물론 대국민담화 내용 자체가 현 시류를 전혀 읽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까지 쏟아졌다.   

 

실제로 제1야당 대표가 대통령과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내놓은 대국민담화라고 하기엔 뚜렷한 메시지를 찾기가 힘들었고 제시한 목표도 제1야당의 목표라기 보다는 대통령이 내놓을 법한 큰 그림에서의 목표들, 다소 추상적인 목표들로 구성됐다.

 

이 때문에 보수진영 내에서도 당장 눈앞에 닥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 제시나 와닿는 비판이 부재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이다.

 

더욱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발표 이후 문제가 되는 부분을 짚어서 비판하는 형식이 아니라 단순히 ‘선수치기’ 차원에서 이뤄진 대국민담화의 모양새인 만큼 오히려 부자연스럽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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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 2019/08/15 [10:33] 수정 | 삭제
  • 일본회의-아베(자민당)-이승만-자유한국당, 이들의 계보다. 반민특위를 해체시킨 이승만 동상 앞에서 저 짓을 하는 걸 보면 친일세력을 끌어 모으려는 전략이다. 참고로 이승만은 반민특위 김상덕 위원장의 집으로 직접 찾아가 감투를 줄테니 친일파 규정을 멈추고 친일파를 모두 풀어주라고 권했는데, 김상덕 위원장이 호통을 치며 쫓아보내자 다음날 일본 경찰들을 보내 반민특위를 해체시킨 인물로, 일본 자민당과 한국 자한당의 연골고리다. 최근 국내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DHC테레비(구독자 46만)는 아베의 배후세력인 일본회의의 든든한 지원아래 쉴새없이 혐한방송을 쏟아내고, 이걸 또 구독자들이 쉴새 없이 퍼나르고 있다. 자민당은 이들이 세뇌시킨 혐한세력을 계속 당원으로 끌어들여 지지기반을 넓혀왔다.(현재 아베지지자 800만명 정도) 국내에서는 이승만 학당(교장 이영훈)이 개설한 이승만TV(7만명)가 이 역할을 하고 있다. 두 방송 모두 국내 현정부를 비하하고, 한민족의 정체성을 몰락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일본회의-아베-이승만-자한당은 한 핏줄이며, DHC방송-이승만TV가 일본과 한국에서 이들의 세력을 모아주는 대표적인 가짜뉴스 생산공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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