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저널21=이영경 기자] 이강백 작가의 ‘심청’이 이수인 연출에 의해 4월 7일부터 5월 22일까지 대학로 나온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이 연극의 주인공은 심청이 아닌 ‘간난’과 ‘선주’다. 일평생 9척 상선으로 중국과 무역을 해온 선주는 해마다 어린 처녀들을 제물로 바쳐왔다. 어느덧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는 나이가 된 선주. 마지막 제물이 될 간난을 겉보리 스무 가마에 사왔지만 그녀는 절대로 바다에 빠져 죽지 않겠다고 버틴다. 지극정성 간난을 보좌하지만 소용없다. 설상가상으로 세 아들은 간난을 설득하는 자식에게 선주자리를 맡기라 한다. 간난이 가엾어진 선주는 결국 그녀를 도망시킬 궁리를 한다.
이강백의 ‘심청’은 효를 주제로 하는 ‘심청가’를 ‘죽음’이라는 관점에서 다시 살피고 있다. 겉보리 스무 가마에 팔려와 제물이 될 운명에 처한 간난은 억울한 죽음에 식음을 전폐하고, 선주는 곧 닥칠 죽음을 애써 무시하며 어린 간난을 제물로 바쳐야 하는 자신의 처지에 고뇌한다. 두 인물은 크게 다른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곧은 의지로 자기 몫의 삶을 살아내고, 동시에 자기 몫의 죽음을 맞이한다.
또한 이 작품은 관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관계란 인간의 삶을 변화시키는 필연적이고 역동적인 조건이다. 선주는 간난을 통해 변화하고 가난 역시 마찬가지다. 간난에게 도망가라고 말하는 순간 선주는 선주로서의 삶을 포기한다. 그리고 자신을 위해 모든 걸 포기하는 선주를 보면서 간난은 죽음이 더 이상 두렵지 않다.
배우로는 송흥진, 정새별, 박인지, 이두성, 신안진, 김승언, 이길, 박창순, 강명환, 강경호, 김솔지, 윤대홍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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