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신달자 시인 ‘전쟁과 평화가 있는 내 부엌’

마진우 기자 | 기사입력 2023/04/12 [09:25]

[신간] 신달자 시인 ‘전쟁과 평화가 있는 내 부엌’

마진우 기자 | 입력 : 2023/04/12 [09:25]

 

 

신달자 시인의 시집 ‘전쟁과 평화가 있는 내 부엌’이 민음사에서 출간됐다.

 

신달자 시인은 스물에 등단한 이후 쉼 없이 시를 써 온 시인으로 ‘전쟁과 평화가 있는 내 부엌’은 팔순에 펴낸 시집이다.

 

시집에서 신달자 시인은 섬세하면서도 통렬한 어조로 나이든 몸의 고통을 그려 낸다. 늙어 가는 몸에서 비롯되는 찌르는 통증들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시인의 하루는 몸을 어르고 달래는 일로 채워진다. 얼음과 숯불 사이를 오가며 먹을 것을 만들어 내는 ‘전쟁과 평화가 있는 부엌’은 원숙하고도 고통스러운 노년의 삶에 대한 통렬한 비유다. 

 

“육신이 정신을 앞지르는 나이에 이른” 시인은 젊은 날처럼 “내 것인데 내 말을 잘 안 듣는 육신”을 미워하기보다 앓는 몸을 보듬는다. ‘전쟁과 평화가 있는 내 부엌’은 노년의 시인이 생을 반추하며 써낸 회상록이자 자기 몸을 마주하고 받아 쓴 솔직하고도 깊은 고백이다.

 

나이 든 몸으로 살아가는 전쟁 같은 일상의 핵심에는 “먹을 걸 만드는 일”이 있다. 부엌은 평화롭게 먹고 마시는 익숙한 장소이자 “한 주먹 털어 넣으면 영원한 안식으로 가는 약”이 “가축 뼈를 밤새 우려낸” 끓는 물과 나란히 있는 전쟁터이기도 하다. 

 

죽은 것과 산 것이 뒤섞여 북적거리는 부엌을 그려 낸 시는 매일같이 몸을 돌보는 고요하지만 전쟁 같은 일상을 보여 준다.

 

문화저널21 마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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