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칠 때 떠난 김종인, 야당에 ‘마지막 경고’

“국민의 승리를 자신들의 승리로 착각하지 말라”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1/04/09 [09:54]

박수칠 때 떠난 김종인, 야당에 ‘마지막 경고’

“국민의 승리를 자신들의 승리로 착각하지 말라”

박영주 기자 | 입력 : 2021/04/09 [09:54]

“국민의 승리를 자신들의 승리로 착각하지 말라”

김종인과 대립각 세웠던 이들도 일제히 찬사 보내

김종인 떠나자마자 물밑에선 ‘대통합’ 놓고 신경전

‘내부분열과 반목’ 김종인 우려 또다시 현실화될까

 

4‧7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을 전두지휘했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당을 떠났다. 야당의 압승으로 끝난 선거에 대해 김 위원장은 “국민의 승리를 자신들의 승리로 착각하지 말라”라는 뼈있는 경고를 남겼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처럼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박수를 한몸에 받으며 떠나는 김 위원장에 대해 야당 정치인들은 일제히 찬사를 보냈고, 국민의힘 지도부 역시도 보다 낮은 자세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떠나자마자 안철수·홍준표 등 범야권 인사들과의 대통합 문제를 놓고 당내에서 이견이 포착됐다. 이때문에 김종인 위원장이 우려했던 내부분열과 반목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 8일 오전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주호영 원내대표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4·7 재보궐선거는 서울과 부산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이 당선되며 야권의 승리로 끝났다.  (사진=국민의힘)


지난 8일 김종인 위원장은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의힘에 마지막 당부를 전했다. 그는 “지난 1년간 국민의힘은 근본적 혁신과 변화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아직 부족한 점투성이”라며 “가장 심각한 문제는 내부분열과 반목”이라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재보궐선거 결과에 대해 “국민의 승리로 겸허히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들이 승리한 것이라 착각하면서 개혁의 고삐를 늦추면, 당은 다시 사분오열하고 정권교체와 민생회복을 이룩할 천재일우의 기회는 소멸할 것”이라 경고했다. 

 

이날 김 위원장이 의원총회에서 작별인사를 하자,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전원 기립해 박수를 보냈다. 국민의힘 사무처 직원들은 “당의 변화와 쇄신, 그리고 재보선을 승리로 이끌어 준 ‘김종인 매직’에 감사하다”며 감사패를 건넸다. 

 

경선과정에서 안철수 영입 등의 문제를 놓고 김 위원장을 향한 공격성 발언을 퍼붓는 이들도 있었지만, 어찌됐건 결과적으로 4‧7 재보궐선거 승리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그의 역량에 이견을 보이는 이들은 없었다. 

 

그동안 김종인 위원장을 향해 ‘단일화의 장애물’이라며 대립각을 세워온 야당 인사들도 일제히 찬사를 보냈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비록 노선은 달랐지만 총선 참패 이후 혼란했던 당을 수습하고 양대 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끈 그 분의 역량은 대단했다. 감사하다”고 경의를 표했다. 

 

김 위원장을 ‘단일화 훼방꾼’이라 말했던 장제원 의원은 “이번 표심이 문재인 정권에 대한 심판이지 저희들에 대한 지지가 아닌 것을 안다”며 “더욱 겸손하게 깨끗하고 유능하게 일해서 국민들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수권정당을 만들기 위해 쇄신하고 변화하겠다”고 몸을 낮췄다. 

 

김 위원장과 투톱으로 활약했던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민은 국민의힘이 잘해서 예뻐서 지지한 것이 아니다. 민주당과 정권이 워낙 민심과 어긋나는 폭정을 해 심판한 것”이라며 “승리에 도취하지 말고 정신차리고 낮은 자세로 열심히 하라는 충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원·당원 모두 이를 명심하고 행동 하나하나 국민이 불편하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하면 좋겠다”고 거듭 당부의 말을 전했다. 

 

김종인 경고에도 물밑에선 ‘신경전’ 

또다시 사분오열 되나…불협화음 스물스물

 

4‧7 재보궐선거 승리에 대해 김종인 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는 승리감에 도취되지 말라며 경고를 보냈지만, 벌써부터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안철수 측과의 합당 문제나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복당 등 이슈를 놓고 물밑 신경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재보궐선거 결과가 나온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때아닌 불협화음이 포착되면서, 김 위원장이 우려했던 대로 당이 사분오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김 위원장은 “서울시장 경선 과정에서 봤듯 정당을 스스로 강화할 생각은 하지 않고 외부세력에 의존하려 한다든지, 당을 뒤흔들 생각만 한다든지, 오로지 당권에만 욕심내는 사람들이 아직 국민의힘 내부에 많다”며 “그런 갈등과 욕심은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했으며 언제든 재현될 조심을 보인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무소속 홍준표 의원 등을 겨냥한 발언으로, 이들을 중심으로 갈등이 재현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김 위원장의 우려는 대번에 들어맞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측에서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야권이 혁신하고 대통합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내에서도 재보궐 선거가 마무리 됐으니 안철수 측과의 합당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반대 측에서는 아직 선거가 끝난지 얼마 되지도 않은데다가 국민들 앞에 혁신하는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도 않고 합당부터 추진할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홍준표 의원의 복당 문제도 마찬가지다. 찬성 측에서는 재보궐선거 승리를 발판 삼아 범야권 대통합으로 가야한다는 반응이지만 반대 측에서는 당을 추스르는 것이 우선이라며 맞서고 있다. 벌써부터 당내에서 이러한 불협화음이 포착되는 양상은 김 위원장이 우려했던 갈등과 욕심의 재현과 일맥상통하는 모습이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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