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단 떠나는 마광수, 그가 흘린 시간 되짚어보니

1989년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부터 '집단 따돌림'까지 겪은 굴곡진 人生

최재원 기자 | 기사입력 2016/06/28 [10:42]

강단 떠나는 마광수, 그가 흘린 시간 되짚어보니

1989년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부터 '집단 따돌림'까지 겪은 굴곡진 人生

최재원 기자 | 입력 : 2016/06/28 [10:42]
▲ 마광수 교수가 인터뷰 중 담배를 피며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2007년) (사진=최재원 기자 / 자료사진)

 

[문화저널21=최재원 기자] 이만큼 굴곡과 불운이 많았던 이가 있었을까? 시집 ‘야하디 얄라숑’에 제자의 시 1편을 실은 사실이 드러나 강단에서 물러났다 복귀했다.

 

대법원에서는 음란물 판정을 받은 소설 ‘즐거운 사라’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렸다는 이유로 기소되면서 벌금도 물었다. 연말에는 2008년 1학기 강의 폐쇄 통보를 받기도 했다. 마 교수가 지난 2007년, 단 1년 동안 겪은 일만 나열해도 이 정도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마광수(65) 연세대 교수가 오는 8월 강단을 떠나 자유의 신분이 된다. 명예교수 신분이 되지는 못한다. 1990년 필화로 해직을 당해 자격 요건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듯 마 교수의 교단은 평탄치 못했다.

 

1989년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책을 출간했을 때 품위 실추로 징계를 받았고, 1992년 ‘즐거운 사라’ 소설을 냈을 때는 야하다는 이유로 감옥생활을 하기도 했다. 또 2000년도에는 국문학과 동료교수들에게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교수 재임용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당시 교수 재임용 탈락 사건을 ‘이지메 사건’이라고 통칭한다.

 

당시를 마 교수는 “교수의 강의권 침해이자 학생들의 수업권 박탈”, “린치이자 일종의 집단 이지메”라고 항변했지만 심한 우울증만이 그에게 남겨진 상처였다.

 

▲ 마광수 교수 집 한켠에 쌓여있는 집필 서적들 (사진=최재원 기자 / 자료사진)

 

2007년 당시 그는 ‘굴곡진 인생의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결국 모든 문제는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완벽하게 보장받고 싶다는 작가 마광수와 각자 자신의 잣대로 들이대는 검찰, 학교, 사회 일각과의 타협 불가에서 오는 갈등”이라고 답했던 그다.

 

모두가 입술을 닫고 있던 ‘야설’에 대한 ‘사회적 다양성’의 목소리를 높였던 마 교수는 오는 8월 강단을 떠남과 동시에 산문집과 소설을 한 권씩 낼 예정이다.


사회적 관념에 묶여 ‘외설작가’ 혹은 ‘자유로운 예술가’라는 극단의 평을 들어야 했던 작가 마광수의 새로운 작품에 사회와 독자는 어떤 평가를 내놓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cjk@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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