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향수달래고 삶의 용기 얻어요

웅진재단 신현웅 이사장 인터뷰

추성국기자 | 기사입력 2008/09/17 [18:45]

음악으로 향수달래고 삶의 용기 얻어요

웅진재단 신현웅 이사장 인터뷰

추성국기자 | 입력 : 2008/09/17 [18:45]
ⓒ추성국기자
 
이제 우리나라도 국제결혼을 통한 다문화가족이 늘어나는 현실이다. 이에 따라 문화적인 차이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소통의 장애를 없애고 다문화 가족의 고국 음악과 소식을 하루 24시간 방송해 이들의 향수를 달래주는 한국 최초의 외국어 원어로 방송을 하는 (재단법인 웅진) 신현웅 이사장을 본지 최세진 대표(발행인)이 만나보았다.

최세진 대표(발행인): 우리사회가 급격한 변화를 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다문화 현상이 아닐까 합니다. 지금 우리나라 다문화(多文化) 실태는 어떻습니까?

신현웅(웅진재단 이사장): 우리나라에 외국인 결혼여성, 이주노동자, 유학생들이 100만에서 120만명 정도 된다고 합니다. 이들이 낮선 외국 땅에서 살면서 겪는 어려움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입니다. 하여 그분들의 어려움을 좀 달래주기 위해 우리가 뭔가 해줄 것이 없을까를 생각하다 ‘다문화 가족 음악방송’을 만들게 되었어요.

우리가 당장 그들의 생활지원 등의 문제를 지원할 수 없기 때문에  직접적인 지원보다는 음악방송을 통한 문화적인 접근으로 그들의 애환을 조금이라도 풀어주고 그들이 다시 힘을 얻고, 용기를 내어 살수 있다면 보람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최: 그들이 정착하면서 언어뿐만 아니라 문화 갈등도 심각하리라 봅니다.

: 네, 그렇습니다. 말이 소통되지 않아 답답한 경우나 위기의 상황에서 자기 대처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리고 지적하신대로 문화적 갈등은 그 못지않게 고통스러울 것입니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바로 문화적 행위를 통해 정체성을 유지 발전 시켜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그들이 자기 정체성을 버리고 한국화하라기 보다 오히려 그들 생활 속에서 자신을 찾을 수 있도록 돕자는 것이지요. 인간이 살아가는데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그러나  절대 필요한 삶의 문화를 위해 가능한 자연스런 상태로 회복시켜 주자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들이 떠나면서 잃어버린 그 무엇인가를 찾아 보충해 준다면 활력소가 되지 않겠습니까. 

최: 그들의 삶에 충족되어야 할 필요 요건 중에서 특히 음악 정서는 몸에 살아 있는 세포와도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람을 하나의 공통분모에 동화 시키는 힘,  가족음악방송, 정말 좋은 착상이라고 봅니다.  
 
: 저 자신이 젊은 시절, 여러 차례 해외 근무를 하면서 고국에 대한 그리움이나 낮선 사람들과 살아 갈 때 힘든 점을 몸소 체험한 것이 착상 배경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작년 10월부터 만들기 시작해서 금년 3월에 재단 설립이 되어졌지요.

저는 그동안 문화 쪽에서 40년을 활동해 온 사람으로서 문화의 중요성을 누구 못지않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재단 설립을 통해 우리사회에서 새로운 소외 계층이 떠오르고 있는 다문화가정과 이주 외국인 노동자를 위해 첫 번째 사회복지사업으로 다문화 가족음악방송을 만든 것입니다.
 
최: 기술적으로 방송은 어떻게 진행되는지요. 방송에 참여할 사람들을 위해 좀 소개해주시죠?

네. 디지털 스카이넷(사장: 김충현)과 제휴를 해서 ‘디지털라디오키스’의 한 개 채널을 공동운영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송은 스카이라이프 오디오 방송 채널로 855와 케이블tv c&m의 디지털 오디오 채널 811로 으로 해당 8개국 앵커가 각각 자국의 언어와 한국어로 동시에 진행하게 됩니다. 우선 올해는 4개 나라의 방송부터 시작하고 내년에 나머지 4개 나라의 프로그램이 제공될 것입니다.

최: 방송의 주 내용이 무얼 다루게 되는지요?  

: 음악과 교양프로그램은 그들 나라의 음악, 시, 수필 등을 다루며  가족의 문화정체성과 자긍심을 높이면서 한편으론 한국의 언어와 전통문화, 예절도 배울 수 있도록 편성됩니다. 생활 정보 프로그램은 임신, 출산, 육아, 보건, 의료, 자녀교육, 응급안내, 가정, 법률상담. 취업정보 등 한국 생활의 적응과 자조, 자립 의지를 키우는데 도움이 되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최: 만시지탄, 이토록 중요한 것이 왜 이제 사 눈을 떴을까하는 아쉬움이 들만큼 이 방송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만큼 제 기능을 잘 할 수 있도록 모두가 동참해 도와야 할 것 같습니다.

: 우리사회가 본격적인 다문화 사회에 접어들었지만 아직도 인식이 멀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래서 만약 다문화, 글로벌화에 우리가 더 이상 늦추어진다면 그만큼 우리사회 발전 속도도 늦추어질 것입니다. 때문에 이 방송이 외국 이주민들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높이고 우리가 열린 마음으로 함께 살아가는 적극적인 의지로 바뀔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자 합니다.

또한 우리 방송이 세계화에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들 이주민들이 그들의 자신의 모국어를 활용해 세계무대에 나간다면 한국의 미래 자원으로서 자부심을 가질 것입니다. 그들이 더 이상 우리와 동떨어져 사는 남이 아닌,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생각들을 가져주었으면 합니다.    
 

ⓒ추성국기자

최: 방송의 특성상 여러 유관 기관과 또 여러 계층의 사람들과 유기적인 네트워크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 시작한지 얼마되지는 않았지만 말씀 하신대로 방송이 얼마나 많은 유기성을 가지고 있는지 실감할 수 있습니다. 정부 여러 부처와도 긴밀한 협조를 하고 있습니다. 여성가족부나 법무부, 문화체육관광부, 교육인적자원부 등 관련이 안되는 부처가 없다 싶을 정도로 관계가 많고 이주해온 나라의 방송들과도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지요. 우리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것이 방송입니다.
 
또 많은 자원 봉사자들이 강사나 앵커로 참여 24시간 운영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재하는 해당국 대사들도 한결같이 감사를 표시하면서 방송 자료와 앵커를 추천해 주기도 합니다. 자국의 다양한 커뮤니티에 알려 적극 청취도 할 수 있도록 배려도 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분들 말씀이 “한국민들의 뛰어난 사회문제 해결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라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시작 단계인 만큼 최대의 정성과 땀흘림으로 이들 외국인들의 갈증해소와 행복감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뿐입니다. 
 
최: 사회복지나 사회문제 입장에서 특히 어린시절의 상처는 사회 갈등 유발의 원인이 되고 평생 적개심을 갖게 하는 요인이 되지 않습니까? 우리 속담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고 했듯이 이주자 문제 해결은 결코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라고 봅니다.
 
: 네, 바로 그 점입니다. 지금 당장의 문제도 문제지만 다문화가 사회 갈등을 미리 치유하고 상처를 봉합해주는 기능을 할 것입니다.  사랑과 화해와 통합을 지향해 갈 때 우리 사회의 건강성이 담보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국적까지 확보한, 함께 살아가야 할 사람들을 편견과 차별로 대한다면 그 후유증 지금 당장이 아니더라도 다음 세대에 필연코 돌아 올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다문화는 국민운동 차원으로 승화, 발전시켜 이제는 단일민족을 자랑할 것이 아니라  다문화, 글로벌화를 세계에 자랑해야 할 줄 압니다. 

최: 방송은 모두 몇 나라 언어로 방송이 되는지요.

: 우선 올해 4개 언어를 개발했고 내년에는 아랍어 등 8개 언어로 나갑니다. 여기에 각 나라의 음악이 들어갑니다.  다 아시다시피 음악이란 게  자기가 어려웠을 때 좋아하던 모국의 노래를 들으면 가슴에 찡하는 감동을 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일차적으로 필리핀, 중국, 베트남, 태국어 음악방송이 나갑니다.

우리말을 제일 잘하는 등급이 6등급인데 여기서 일하는 분들은 한국말을 5등급 이상할 수 있는 분들입니다.  우리 방송이 첫 출발이니까 시작은 미미하나 앞으로 창대하리라(웃음)..... 그렇게 되어 갈 것입니다. 

프로그램은 국가별로 매일 90분씩의 본방송과 3회씩의 재방송으로 편성됩니다. 다시 한번 소개하자면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의 오디오 음악방송 855번 채널과 케이블tv c&m의 디지털 오디오 811번 채널을 통해 청취할 수 있습니다. 또 모든 프로그램은 웹사이트로 실시간 재전송돼 다시 듣기도 가능합니다. 내년 중에는 러시아·우즈벡어, 아랍어, 몽골어, 일본어 등이 추가되고 본방송 시간도 확대할 계획입니다.

스카이라이프 측에서는 위성방송에 가입하는 다문화가족에게 할인 혜택을 주고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 등 다문화가족이 많이 이용하는 곳에는 위성방송 수신 장비를 무상으로 설치해주고 있습니다.

최: 외국인들은 특히 자기 신분, 법적 지위 문제 등에 관심이 쏠릴 것 같은데요.  

: 그렇습니다. 법률적인 문제로 법무부가 긴밀하게 협조해주고 있습니다. 더 신속하고 편이성을 높이기 위해 외국인 종합안내 센터가 24시간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바로 여기서 취업민들의 여러가지 법률적인 문제, 법적 상담 문제,  법적 지위 문제가 해결되고   여성부에서 24시간 운영하는 이주여성긴급전화와 16개 나라 말로 24시간 통역서비스를 하는 bbb운동도 소개예정입니다.

앞으로 신속한 인터넷신문이 이런 다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널리 사회화 하는데 큰 역할을 기대합니다. 일전 귀 ‘문화저널21’의 김유혁 박사님의 글이 하루에 1만 명이 넘게 접속해 열흘 남짓에 13만 명이 접속해 본다는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동안은 인터넷의 역기능만 강조된 측면이 있는데 이렇게 순기능이 있는 건강한 인터넷 신문이 밝고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서 준다면 다문화도 속도감이 붙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저희들로서는 낮은 자세로, 그 분들, 한분 한분을 섬기는 마음에서, 따뜻한 마음 하나가지고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좀 많이 홍보 해주시고 도와주십시오. 

최: 이사장님께서 저희 문화저널21에 관심을 두시고 격려해주시니 용기가 납니다. 신문을 운영하면서 정말 숨어 있는 애국자들이 많다는 것을 독자들의 반응을 통해 느껴집니다.  김유혁 박사님의 칼럼처럼,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길은 우리 각자의 마음과 정신에 있다고 봅니다. 


바른 생각, 열린 생각, 내일을 향한 눈이 있다면, 다문화 문제도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잘 숙성시키는 나라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매번 올림픽에서 보여주는 국민 단합과 에너지를 잘 용해하기만 한다면 우리나라가 1등 선진국 되는 희망을 품으면서, 다문화 가족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아울러 다 문화음악방송의 발전을 기대합니다. 장시간 대화 감사드립니다.
 
(정리 추성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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