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중기 문신 이후백『신편신역 청련집』출간, 460년 만에 새롭게 읽힌다

이종인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5/12/04 [10:32]

조선 중기 문신 이후백『신편신역 청련집』출간, 460년 만에 새롭게 읽힌다

이종인 객원기자 | 입력 : 2025/12/04 [10:32]

▲ 명종·선조 시대 기록 복원한 『신편신역 청련집』  © 태학사, 연안이씨 청련공파


초간본·중간본·국역본을 아울러 재구성한 신편 정본

명종·선조 대 정치·문학·도학사를 복원하는 핵심 자료
연안이씨 문중과 학계의 협업으로 완성된 현대적 주석본

 

한국학 전문출판사 태학사가 조선 중기 문신이자 시인인 이후백(李後白, 1520~1578)의 시문과 생애 기록을 새로 정리한 『신편신역 청련집』을 간행했다. 이번 신편본은 연안이씨 청련공파의 오랜 준비와 심경호 고려대학교 명예교수의 신역 작업이 더해져, 이후백 연구의 정본에 해당하는 문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도학의 정통을 정리한 「국조유선록서」의 집필자이자, 조선 왕조의 교지·외교문서 제술에 핵심 역할을 맡았던 이후백의 문학과 사상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자료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후백은 호 ‘청련(靑蓮)’으로 널리 알려진 조선 중기의 대표적 문신이다. 강직한 성품과 청렴한 행정으로 임금과 사림의 신뢰를 얻었으며, 사간원·사헌부의 요직에서 대사간·대사헌을 지냈다. 또한 이조·호조·형조 판서를 역임하며 중앙 정치 무대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문장력은 당대에서도 손꼽혔고, 국왕의 칙서와 조정의 주요 문서를 직접 제술할 만큼 학문적 깊이가 두드러졌다. 실록은 그를 두고 “문장을 능히 다루고 정도를 굳게 지킨 인물”로 평가했다.

이번 『신편신역 청련집』은 이후백의 전 생애를 아우르는 문학·문장·행적 자료를 새로운 체계로 재구성한 문집이다. 기존 『청련집』은 1700년 전후의 초간본을 시작으로 후쇄본, 1962년 석인본 『청련선생집』, 한국문집총간 영인본, 『국역 청련집』 등 다양한 판본이 존재해 왔다. 그러나 각 판본마다 누락과 중복, 보유편 배치 차이가 있어 정본 작업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신편신역본은 중간본(석인본)과 기존 국역본의 정리본, 그리고 후손과 연구자가 별도로 수집한 시편과 문헌을 종합해 단일 체계로 정비했다. 상권에는 기존 시편 전부와 더불어 새로 발견된 ‘청련 이후백 관련 시’ 12제가 보완됐다. 하권에는 세계(世系), 연보, 『국조보감』의 관련 기록 등이 정리돼 인물의 생애와 시대적 배경을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번역 과정에서는 구절의 의미·역사적 맥락을 해설하는 주석을 풍부하게 배치해, 연구자뿐 아니라 일반 독자도 접근할 수 있는 현대적 문집의 면모를 갖췄다.

『신편신역 청련집』은 단순한 문중의 기념 사업에 머무르지 않는다. 명종·선조 연간의 정치 구조, 사림 세력의 도통 인식, 외교문서 제술 체계 등 조선 중기 정치·문학·사상사를 복원하는 데 중요한 실증 자료를 제공한다. 특히 「종계변무」, 「을사삭훈반교문」, 「인순왕후 지문」 등 중요한 국정 문서들이 이후백의 손에서 어떻게 작성됐는지 확인할 수 있어, 기존 실록·문집에서 빠져 있던 공백을 메우는 데 의미가 크다.

책의 편찬에 참여한 관계자는 “이번 신편신역본은 이후백의 시문뿐 아니라 조선 중기 문신의 관료 활동과 도학적 사유를 통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정본에 가깝다”며 “문중의 기록을 넘어 한국학 전체의 공용 자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편신역 청련집』은 조선 시대 문학·정치·도학 연구자뿐 아니라 인문사에 관심 있는 일반 독자에게도 유용한 자료가 될 전망이다. 고전 문집이 지닌 기록의 힘을 되살리며, 조선 중기 지식인의 정신을 새롭게 읽어낼 수 있는 한국학의 성과물로 평가받고 있다.

 

이종인 객원기자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