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 선출을 위한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오는 8월로 가닥이 잡히는 가운데, 그간 ‘무조건 출마’가 기정사실로 여겨졌던 한동훈 전 대표가 최근 주변 인사들의 만류로 출마 여부를 두고 깊은 고심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 원내대표 선거 결과에서 당 주류인 친윤계의 강력한 결집력이 확인되면서, 한 전 대표가 출마를 강행할 경우 친윤계의 전방위 저지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권을 차지할 승산이 낮아진 만큼 불출마 가능성도 점차 거론되고 있다.
출마 기류 변화…측근들 “지금은 때가 아니다” 한동훈 전 대표 측근들 사이에서는 전당대회 불출마를 권유하는 분위기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 올해 당 대표가 되더라도 친윤계의 저항으로 개혁 추진이 쉽지 않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정치적 상처만 깊어질 수 있다는 이유다. 반면 일부 친한계 인사들은 오히려 이런 상황일수록 한 전 대표가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내고 있다.
한 전 대표 시절 전략기획부총장을 맡았던 신지호 전 부총장은 18일 CBS라디오에서 “한동훈은 보수의 최종 병기다. 한동훈마저 무너지면 보수 재건이고 혁신이고 사라진다”며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 출전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전 대표에게도 이런 이야기를 전했다”며 “소위 ‘한동훈 그룹’ 내에서도 신중론이 더 우세한 듯하다”고 덧붙였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도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해 “의견이 예전에는 5대 5였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많아졌다”고 전했다. 그는 “당내 변화의 기류가 조금씩 보이는데,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등판하면 미래를 열 수도 있지만, 여전히 과거 이미지가 남아있어 당 운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측근들은 특히, 지금 당 대표가 되더라도 친윤계의 조직적 저항으로 당내 갈등이 극심해질 것이며, 지방선거 특성상 대표가 공천권을 충분히 행사할 수도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일부는 차라리 내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해 원내에 입성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조언한다.
한 측근 의원은 “어차피 시간은 한 전 대표의 편이다. 야당은 결국 차기 대권 주자를 중심으로 결집한다”며 “하반기 특검 정국이 예고된 상황에서 지금 나설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어 “지금처럼 라이브 방송으로 국민과 접점을 넓히고 딱딱한 이미지를 바꾸는 편이 더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김종인·새미준 회장도 ‘시기상조’ 조언 한 전 대표는 지난 13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조언을 구했으며, 이 자리에서 김 전 위원장은 “지금은 시기가 아니다”라며 출마를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보수 진영에서 영향력이 큰 ‘새로운미래를준비하는모임(새미준)’의 이영수 회장도 만나 비슷한 취지의 의견을 들었다고 한다.
사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3일 김문수 후보와의 당내 경선 결선에서 패배한 후에도 당원 가입을 독려하며 재도전을 준비해왔다. 한 전 대표의 전당대회 불출마는 상상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지난 16일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윤계 의원 60명이 송언석 의원에게 몰표를 주며 친윤 그룹의 결집력을 과시하자 상황이 급변했다. 친윤계는 한 전 대표가 당 대표로 선출될 경우 자신들이 대거 물갈이될 것이라는 위기감을 느끼고 결사적으로 저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출마 여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으며, 입장은 전당대회 공고 시점 전후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그가 불출마를 선언할 경우 전당대회는 김문수 대 안철수의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으며, 현재로서는 김문수의 승리가 점쳐진다.
문화저널21 최병국 기자 <저작권자 ⓒ 문화저널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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