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동작구 상도3동에서 사전 고지 없이 야간에 공사가 진행됐다. 공도 이외에 개인 소유지에도 공사 자재가 쌓여있는 모습. / 제보자 제공

동작구청, 사전 고지 없이 주차장 무단 점거

건물주 측 "토지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예정"

서울 동작구 상도3동에서 사전 고지 없이 야간에 공사가 진행되며 주차장을 점거, 주민들이 불편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토지 소유자는 동작구청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뜻을 밝혔지만, 정작 구청에선 공사 용역 업체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양새다. 

토지 소유자인 A씨의 법률상 대리인을 맡은 법무법인 이래는 지난 4월 25일 동작구청 치수과에 '공사자재 무단 적치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에 관한 건'이라는 제목의 내용증명을 보냈다.

A씨 대리인 측에 따르면, 동작구청은 자신들이 관리·감독하는 대방천 하수암거 유지·관리사업과 관련해 4월 4일 밤 10시경 A씨 소유의 토지 출입구 부분에 장비 반입용 사각맨홀 설치 공사를 시행했다. 이 과정에서 공사 자재 등을 해당 토지에 무단으로 적치, 토지를 점유했다. 이로 인해 주차장 통행에 방해가 됐다.

대리인은 "토지소유자의 토지사용승낙·동의 없는 공사자재 적치행위 및 주차장 통행 방해행위는 그 자체로도 토지소유자의 배타적·독점적 권리인 소유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공사의 관리·감독할 책임이 있는 구청이 공사 시행 전 해당 사실을 토지소유자에게 알려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어떠한 정보도 사전에 고지하거나 알린 사실이 없다"며 "이에 따라 A씨는 토지의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을 행사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밤샘 공사에 주민 반발 "고지 없었다"

주차장 통행 방해 등 불편 호소

해당 공사는 인근 주민들에게도 직접적인 불편을 초래했다.

A씨의 아들 B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4월 4일 밤 10시경, 공사 차량이 주차장을 무단 점거하고 공사를 강행했다"며 "사전 통보는 없었고 현장 용역 업체는 '쓰레기를 치우는 중'이라고만 설명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이후 경찰에 신고하고 구청에 민원을 접수했으나 공사는 멈추지 않았다. 7일 새벽에도 추가 공사가 진행되자 결국 경찰을 불러 중단시켰다.

구청 측은 이후 현장을 방문, 해당 공사에 대해 "이미 고지했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실제로 고지를 받은 주민은 아무도 없었다는 게 B씨의 주장이다.

동작구청, 공사 사전 안내 미흡 인정

"하지만 잘못은 용역 업체가"

A씨 대리인은 "이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구청의 공식 사과와 책임 있는 대응을 요구한다"고 밝혔으며 주민들도 "사전 설명 없는 일방적인 공사 강행은 명백한 행정 실책"이라고 개선을 촉구했다.

동작구청의 담당 주무관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공사 안내가 A씨에게 전달되지 않은 것은 맞다"며 "미흡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잘못을 인정했다.

하지만 "구청은 용역 업체에 공사 지시를 내렸을 뿐이고 공도라서 공사에는 문제가 없다"며 "공사 안내 규정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소송을 하려면 용역 업체를 상대로 해야 한다"며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도 보였다.

B씨는 동작구청의 무책임한 관리를 지적하며 "이 사건 이후, 동작구청이 인근 건물 앞 공도에서 유사한 공사를 진행하려한 일이 있었다"며 "그런데 사전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당 건물주가 현장에서 강하게 항의하자 공사가 중단됐고 이미 진행된 부분도 원상 복구됐다"고 토로했다.

일부 주민들은 "사전에 고지만 충분히 이뤄졌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일"이라며 "행정 당국의 미흡한 대응이 불필요한 세금 낭비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문화저널21 배소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