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서울 중구 SKT 본사 T타워에서 열린 '사이버 침해 일일 브리핑'에 참석해 사과했다.  © 이한수 기자

고객 불안·불편 초래 사과…문제 해결에 최선

'해지 위약금 면제'엔 말 아껴 "SKT 이사회가 논의"

SK텔레콤이 사이버 침해 사고로 수습이 한창인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머리를 숙였다. 

최 회장은 7일 서울 중구 SKT 본사 T타워에서 열린 '사이버 침해 일일 브리핑'에 참석해 “최근 SKT 사이버 침해 사고로 고객과 국민께 많은 불안과 불편을 초래했다. SK그룹을 대표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사고가 알려진 후 19일 만이다.

그는 "바쁜 일정 속에서 매장을 찾아와 오래 기다렸거나, 해외 출국을 앞두고 촉박한 일정에 마음을 졸인 고객의 불편은 더욱 컸을 것이다"라며 "지금도 많은 분들이 피해가 없을지 걱정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사고 이후 일련의 소통과 대응이 미흡했던 점에 대해서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저를 비롯한 경영진 모두가 뼈아프게 반성할 부분이다. 고객뿐만 아니라 언론, 국회, 정부기관의 질책은 마땅하다고 생각하고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  © 이한수 기자

최 회장은 우선 사고 원인 규명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정부 조사에 적극 협력해 사고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규명하겠다"며 "고객 피해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유심 교체를 원하는 분들도 더 빠른 조치를 받을 수 있게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이어 "이와 별도로 SK 전 그룹사를 대상으로 보안체계 전반을 점검하고 보안 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며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정보보호혁신위원회'를 구성해 객관적이고 중립적 시각에서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해지 위약금 면제'와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날 SK텔레콤 가입자들의 해지 위약금 면제에 대한 견해를 묻자 최 회장은 "이용자의 형평성 문제와 법적 문제 등 같이 검토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SKT 이사회가 논의 중에 있고 논의가 잘 돼서 좋은 해결방안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저는 이사회 멤버가 아니라서 드릴 말씀은 여기까지다"라고 더했다.

최 회장은 "고객의 신뢰는 SK그룹이 존재하는 이유"라며 "SK그룹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고객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가장 근본적 질문으로 돌아가겠다. 기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본질은 무엇인지 다시한번 살피겠다"고 약속했다.

문화저널21 이한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