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둘러싸고 내홍 빠져드는 국민의힘…김문수-한덕수 단일화, 가능할까

최병국 기자 | 기사입력 2025/05/05 [16:53]

단일화 둘러싸고 내홍 빠져드는 국민의힘…김문수-한덕수 단일화, 가능할까

최병국 기자 | 입력 : 2025/05/05 [16:53]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 간 단일화를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고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한수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 간의 단일화가 엇박자를 내고 있다. 후보 선출 전까지만 해도 단일화에 적극적이던 김문수 후보가 선출 직후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반면, 한덕수 후보 측은 “중요한 건 시간”이라며 조속한 단일화를 촉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단일화를 압박하는 당 지도부에 김 후보가 “여기가 뭐 한덕수 당이냐”고 맞받아쳤다는 말까지 나왔다. 김 후보가 실제로 단일화 추진 의지가 있는지를 두고 국민의힘 지도부 내부에서도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문수 후보, “여기가 한덕수 당이냐”… 단일화 주장한 이양수 사무총장 해임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김문수 후보는 대선후보로 선출된 지난 3일 오후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이양수 사무총장 등과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당 지도부가 한덕수 후보와의 단일화 필요성을 강조하자, 김 후보는 “공감한다”면서도 “이낙연 전 총리,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까지 포함한 넓은 의미의 빅텐트를 고려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단일화 필요성에 대해 재차 질문이 나오자 김 후보는 “여기가 뭐 한덕수 당이냐”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일화 의지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이 자리에서 김 후보는 대표적인 ‘김문수 자강파’로 알려진 김재원 전 의원을 후보 비서실장으로 임명하고, 단일화를 주장해온 이양수 사무총장을 해임하겠다는 인사안도 통보했다. 후임으로는 장동혁 의원이 지명됐다. 특히 이 같은 선대위 인선안은 당 공식 공보 채널이 아닌 김 후보 캠프의 SNS 단체방을 통해 공지돼, 당과의 소통 부재 논란까지 빚어졌다.

 

이러한 상황에 국민의힘 내부에선 “김 후보가 단일화를 지연시켜 한덕수 후보가 자연스럽게 포기하도록 유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김 후보 캠프 내부에선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25일 이전까지만 단일화하면 된다”는 의견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문수 후보의 미온적 태도에 단일화 가능성 점점 멀어져

 

김 후보의 느긋한 행보와는 달리, 한덕수 후보는 4일 “김문수 후보와 단일화 대화에 어떤 조건도 없다. 무조건 다 받아들이겠다”고 밝히며, 단일화 협상 룰을 국민의힘에 전적으로 위임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한 후보 측은 김 후보 측의 기류 변화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캠프 내부에선 “김문수 후보의 당선에는 한덕수 지지층도 큰 몫을 했는데, 단일화 없이 자력으로 이길 수 있겠느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후보 등록 마감일(11일)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단일화가 지체될 경우, 한 후보는 무소속으로 대선에 등록할 수밖에 없다. 이후 선거자금 등의 문제로 완주가 사실상 어려워지는 만큼, 단일화가 실패할 경우 한 후보는 정치적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김 후보의 미온적인 태도에 대한 불안감은 4일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간담회에서도 표출됐다. 한 참석자는 “후보 등록 전까지는 단일화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고, 결국 김 후보도 단일화 추진기구 설치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도 포천을 방문한 김 후보는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아직 추진기구 발족 시기나 방식은 정해진 바 없으며, 논의 중”이라고 말해 여전히 불확실한 입장을 보였다.

 

당 안팎에서 반발… “단일화 없다면 사기극” 격앙된 목소리도

 

김 후보의 애매한 행보에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격앙된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한덕수와 단일화하겠다는 말이 없었다면 김 후보는 본선 진출도 어려웠을 것”이라며 “단일화 무산은 당원 전체를 상대로 한 사기극과도 같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마지막 승부수로 평가받는 김문수-한덕수 단일화가 김 후보의 미온적인 태도로 암초를 만나 휘청이고 있다. 만일 이 단일화마저 제대로 성사되지 못한다면, 보수 진영의 집권 가능성은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다.

 

문화저널21 최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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