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무대 중심에 선 APEC 의장국" 윤정인 APEC 고위재무관리회의 의장 인터뷰
2025년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국이 다시 세계 경제협력의 무대 중심에 섰다. 20년 전 부산에서 APEC 정상회의를 개최했던 한국은 이제 단순한 개최국을 넘어, 지역 협력의 새 흐름을 만들어내는 전략적 리더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APEC정상회의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내일(Building a Sustainable Tomorrow)'을 주제로, '연결, 혁신, 번영(Connect, Innovate, Prosper)'을 중점 과제로 하반기에서 경주에서 개최된다. 특히 4월 부산 해양관계 장관회의를 시작으로, 12개의 장관회의와 2개의 고위급 대화 등 총 14개의 장관급 회의가 부산, 제주, 인천, 경주 등에서 순차적으로 열리게 된다.
윤정인 기획재정부 APEC 재무·구조개혁장관회의 기획단장 겸 고위재무관리회의 의장(Senior Financial Officers' Meeting, SFOM Chair)은 이번 회의의 의미에 대해 “한국은 의장국으로서 APEC 재무트랙의 새로운 로드맵을 마련하고자 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APEC의 강점인 유연성과 자율성을 바탕으로, 동아시아를 비롯한 아태지역 국가들이 당면한 과제들을 해결해나갈 로드맵을 우리가 주도적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5월 제주 고위재무관리회의에 이어 10월 인천에서 열리는 재무장관회의를 주관해 , ‘지속 가능한 성장과 역내 공동번영(Sustainable Growth and Shared Prosperity in the region)’을 주제로, 혁신‧금융‧재정(Innovation, Digital Finance, Fiscal Policy) 역량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한다.
이 회의에서는 APEC 내 정책협력의 중장기 청사진을 담을 '새로운 재무트랙 로드맵'의 틀이 본격 논의된다. 기존 로드맵이었던 ‘세부(Cebu) 액션플랜’이 올해 종료됨에 따라, 한국은 ▲혁신을 통한 성장, ▲회복탄력적이고 디지털 친화적인 금융 시스템, ▲지속가능한 재정운영, ▲포용적 미래경제로의 전환이라는 4대 축을 새 비전으로 제시하고 오는 10월 재무장관회의를 통해 공동선언문과 함께 새로운 재무 트랙 로드맵을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비구속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를 중시하는 APEC의 특성을 반영하여, 한국은 회원들이 실무 워킹그룹에 자발적으로 동참해 줄 것을 이미 요청했으며, 5월 고위재무관리회의를 계기로 워킹그룹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로드맵 수립에 착수하게 된다. APEC 회원들은 새로운 로드맵 수립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윤 단장은 "이는 단지 경제 지표의 안정성 확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전환·기후위기·인구변동 등 급변하는 구조적 도전에 어떻게 공동으로 대응할지를 논의하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은 APEC 회원국들에게 자발적 참여 방식의 실무 워킹그룹 구성을 제안했고, 다수 국가들이 이에 공감하며 실질적인 정책교류의 장을 형성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의 리더십은 의제 설정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협력 프로그램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윤 단장은 “5월 제주에서 열리는 고위급 재무관리회의(8~9일) 전날인 7일 오전에는 혁신을 주제로 한 워크숍, 오후에는 아시아개발은행(ADB)과 공동으로 금융포용 워크숍(APFIF: Asian-Pacific Financial Inclusion Forum)을 열고, 이 자리에는 세계은행(WB),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주요 국제기구는 물론, 일본 재무성, 싱가포르 국립대 등 아시아권 경제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국내에서는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제주 기반 스타트업 등 다양한 민간과 공공의 주체들이 함께하며, 기후와 기술, 포용금융 등을 둘러싼 실질적 해법들이 오갈 예정이다. 그는 “단순히 구호나 개념 논의에 그치지 않고, 각국이 자국 정책에 참고하고 실현 가능한 접근법을 공유하는 것이 한국이 바라는 회의의 방향”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윤 단장은 이번 APEC 회의가 한국 경제에도 실질적 기회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실제로 정부는 정상회의와 연계해 CEO 서밋, 글로벌 수출 상담회, 산업 전시회, 투자설명회 등 대규모 경제행사를 기획 중이며, 특히 중소·중견기업이 세계 유수 기업과의 연결을 시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윤 단장은 "기획재정부는 5월 고위급 재무관리회의 기간 중 APEC 대표단을 대상으로 자율주행 차량 시승 신청을 받아 운영할 계획"이라면서 "국내 최초로 무인 자율주행 시험운행 허가를 받은 제주 기반 스타트업 ‘라이드 플럭스’와 협업하여 한국의 기술력을 홍보하고, 제주에서 실증 중인 미래형 교통시스템을 소개하여, 지속 가능하고 스마트한 한국의 미래형 관광·교통산업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어 윤 단장은 "한국의 중소기업이 글로벌 시장과 연결될 수 있는 실질적인 교두보를 놓을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정부의 중요한 역할"이라며 "기술력을 보유한 스타트업이 세계에 한국의 혁신 역량을 각인시킬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문화저널21 최재원 기자 <저작권자 ⓒ 문화저널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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