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계석 칼럼] 문화한국 2035,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예술

변화에 적응하며 새로운 환경 만들어야 모두가 산다

탁계석 | 기사입력 2025/03/17 [09:48]

[탁계석 칼럼] 문화한국 2035,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예술

변화에 적응하며 새로운 환경 만들어야 모두가 산다

탁계석 | 입력 : 2025/03/17 [09:48]

세상의 급격한 변화가 패러다임 전환 요구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예술이다. 최근에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문화한국 2035'를 보면 가히 역대급이다. 다양한 아이디어와 실행 가능한 정책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솔직히 이처럼 근원적이고 긴 호흡을 요구하는 정책 청사진을 본 적이 없다. 한마디로 압축하면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는 패러다임 전환의 요구다. 그러니까 농사짓는 밭이 오래 묵혀져 있다면 쟁기로 밭을 깊게 갈아야 땅속의 박테리아가 숨쉬고 그래야 작물도 살고 수확도 는다는 원리다.

 

실로 해방 이후 다양한 정책들이 정권이 바꿜때마다 발표되었다. 과연 얼마나 실현되고 실행 가능했을까?  권위주의 시절엔 관료주의, 형식주의, 졸속 행정 이런 말이 유행했고, DJ 때부터는 평준화, 극장법인화, 문화도 돈이 된다는 실용정책이 활개를 쳤다. 지금은 어떤가? 언제부터인가 예술행정이란 용어가 생겨났고, 학과 개설과  워크숍이 인력을 키워냈다. 군단위에도 문화재단이 생겨났고, 기금지원과 예술가 복지지원, 지역 균형 개발 등 정책이 새 옷을 입고 나왔다. 

 

지금은 우리 예술 전 분야가 세계 정상에서 깃발을 날려, 스포츠 금매달이 부럽지 않은 세상이 왔다.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은 그 정점이다. 우리가 이 절호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아야 쑥쑥 성장판이  열린 것이란 점에서 공과 사가 힘을 합해야 한다.  달아 올랐을 때 두드려야 하는 대장간의 쇠처럼 한 차원 끌어 올려야 한다.

 

기량 높은 젊은 아티스트들 살려야 경쟁력과 미래가 있다   

 

알곡의 구슬 정책들이 이번 2035 발표에 빼곡하게 담겨져 있다. 향토성 개발, 작품과 예술단체들의 경쟁력, 세계의 한국문화원 플랫폼, 국제교류, 자립형 공제회 설립 등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 때문에 이제 순수예술도 Kpop, BTS를 넘어 새 지평을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의 기량은  최고조에 달했지만, 공공 예술에 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적지않은 공공은 민간에 비해 자율성이 부족하고 타성에 젖어 느슨하다. 변화 적응에 늦어 정체되어 있다는 평가다.

 

그 예로 지역에선 아직도 무료  또는 오천원, 만원, 최저가 티켓 가격으로 공공의 책무를 다하는 것으로 여기고 있지 않은지?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생하려는 민간단체들이 힘겹다.세계 콩쿠르 우승자들이 즐비한데 험한 직종의 일로 생계를 꾸려야 하니 시장 확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문화의 중앙 과다 집중을 벗어나 균형 발전을 모색하자는 것이다.

 

아무튼 질 높은 상품, 생산성의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양적 포퓰리즘에서 탈피해 예술로 밥 먹고사는 예술가, 직업화 시대로 전환하려면 판을 한번 뒤짚어야 할때가 왔다. 지금이 바로 그 때란 것이다. 이처럼 유인촌 장관 표(表) 정책들이  명확한 방향성과 목표를 갖고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이중에는 국립예술단체의 지방  이전 같은  지금껏 상상도 못했던 작업이 있어 충격적이다. 시중의 찬반논란이 뜨겁다. 

 

K콘텐츠로 수출 경쟁력 확보해야 

 

그러나 이는 예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부여한다.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언제? 실행을 통해서 새 길을 만들 것인가? 깊이 고민하게 한다. 그러나 많은 정책,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구슬을 꿰지 않으면 예술이 되지 못한다. 전문성과 디테일, 선진 사례 벤치마킹으로 세련된 요리 기술이 그래서 필요하다. 아이돌이 만든 K팝 넥스트 버전이 K콘텐츠,K-Arts, K-Classic 이란 새 도로명이다.  우리가 공존하면서  글로벌 호환성의 예술 문법 시대를 열어야 한다. 

 

'겸손은 목의 각도가 아니라 마음의 각도'란 말이 있듯이 우리가 예술을 대하는 태도 역시 이같은 존중과 정성이 필요한 때다. 이것이 문화의 힘이요 경쟁력이다. 때를 놓치지 말고 모두가 혁신 KTX에 탑승했으면 한다.우리가 사는 길이요, 우리 예술이 사는 길이다.

 

탁계석 예술비평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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