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보수집회서도 손절 ‘반공청년단(백골단)’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관저 사수를 하겠다고 나선 ‘반공청년단(백골단)’의 국회 기자회견을 주선했지만, 야권은 물론 보수진영에서도 ‘무리수’로 판단하면서 난해한 입장에 빠지게 됐다.
김 의원은 지난 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밤을 지새우면서 한남동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 목소리를 여러분께 전하겠다”면서 이들을 소개했다. 소통관에 선 반공청년단 김정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저희는 최근 민주노총의 대통령에 대한 불법 체포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대통령 공관 옆 한남초등학교 앞에서 시위를 벌인 청년들”이라며 “일부 언론에서는 저희를 '백골단'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는데, 저희 지도부는 조직의 공식 명칭을 '반공청년단'으로 부르기로 결정했다”고 소개했다.
소개 뒤 김민전 의원은 “젊은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딱 한 가지”라며 “그것은 바로 헌법과 법, 법률이 공정하게 집행되기를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공권력도 위협받는 세상에 정말 평화적인 의사 표현을 하겠다고 하는 일반 청년들의 안전은 어떻게 보장될 수 있겠냐”며 “아마 여기에서부터 무릎 보호대에서부터 시작해 모자까지 쓰게 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야당 ‘정치깡패 동원 시도하나’ 기자회견 두고 "국회의원 자격 없어" 비판
야권에서는 해당 기자회견을 두고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창진 부대변인은 “백골단을 자처하는 해괴한 이들을 국회 기자회견장에 세운 김민전 의원은 국회의원 자격이 없음을 증명하고 있나”라고 비판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백골단이 대한민국에서 어떤 의미의 용어인지 정말 모르나. 이건 분뇨이전에 분변을 못가리는 정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든 국민이 지금 윤석열 대통령의 몽니로 경찰과 경호처 등 공권력 간의 충돌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며 “이 상황에서 여당의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공권력 집행을 방해하겠다는 의도로 활동하는 단체를 국회 기자회견장에 데리고 와서 홍보를 해준단 말”이냐고 적었습니다.
전용기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승만 정권에나 있던 정치깡패인 ‘백골단’을 2025년에 새롭게 볼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도대체 어디까지 추락할지 개탄의 말씀을 안드릴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백골단은 과거 이승만 정권에서 존재하던 정치깡패 집단”이라며 “김민전 의원은 백골단이라고 하는 정치깡패의 부활을 알린 것이나 다름없다, 당시 백색 테러를 무수히 자행하던 서북청년회 부활로도 읽힌다”고 강조했다.
진보당 홍성규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 소통관에서 현역 의원의 소개를 받아 버젓이 스스로를 ‘백골단’이라 소개하는 자들이 ‘내란수괴 윤석열 수호’를 천명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도 당혹스러운 표정 한지아 의원 "너무나 안타깝다" 김민전 의원 입장문 통해 "기자회견 철회"
김민전 의원의 이번 기자회견을 두고 국민의힘에서도 당혹스럽다는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박수민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 간에 스펙트럼의 차이가 있다. 당 공식 입장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지아 의원은 SNS를 통해 "자유와 민주를 탄압했던 '백골단'이란 단어가 우리 당명과 함께 거론되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전했다.
김민전 의원은 여론이 악화되자 늦은 오후 입장문을 내고 기자회견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자발적으로 참여한 다수 윤 대통령지지 청년들의 입장을 적극 수용해 금일 진행된 기자회견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면서 “다수 윤 대통령지지 청년들의 입장을 제대로 읽지 못함은 물론, 기자회견자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배경을 파악하지 못한 채 기자회견을 주선한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상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0일 당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백골단의 명칭이나 실체에 대해서 불분명한 상태에서 기자회견을 주선한 것은 적절치 못했다고 생각한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제명조치에 대해서는 “김민전 의원이 본인의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해서 징계 사유에 해당하지는 않는다”라고 선을 그었다.
관저 집회 참여한 ‘탄핵 반대 지지자’들도 난색 신남성연대 배인규 대표 "불필요한 갈등과 폭력 멈춰달라" 대국본 "백골단과 관계 없다" 선긋기
김민전 의원과 함께 등장한 백골단의 존재는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서 탄핵 반대 시위를 벌이는 이들에게도 손가락질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한 집회 참가자는 “백골단 같은 조직을 꾸려 이를 공식화하면 경찰이 무력진압을 할 수 있게 하는 명분을 건내는 것”이라며 “대체 왜 이런 짓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보수성향의 유튜버 채널 신남성연대 배인규 대표는 이날 채널 커뮤니티에 긴급 선언문을 내고 백골단 창설을 두고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청년들의 순수한 의도를 지켜야 한다”면서 “백골단 창설과 같은 움직임은 이러한 자발성을 왜곡하고 특정 세력의 동원력 과시 수단으로 악용될 위험이 크다”고 일갈했다.
이어 “허위 정보로 인한 혼란과 피해, 불필요한 갈등과 폭력 사태, 정치적 사조직화의 위험 등을 강조하면서 제발 멈추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최근 관저 시위 등을 주도하고 있는 대국본 역시 공식 입장문을 통해 “백골단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음을 분명히 한다”면서 “대다수의 시민들과 시민단체는 민주당의 의회 독재를 반대하고, 부당한 탄핵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자발적인 뜻을 모았다”고 분명히했다.
그러면서 “어떠한 폭력 행위도 계획하거나 실행한 바 없으며, 특히 민노총의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행태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평화롭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우리의 목소리를 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문화저널21 최재원 기자 <저작권자 ⓒ 문화저널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관련기사목록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