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사랑병원-범사련의 ‘고발 거래’ 의혹

최재원 기자 | 기사입력 2024/11/18 [22:47]

연세사랑병원-범사련의 ‘고발 거래’ 의혹

최재원 기자 | 입력 : 2024/11/18 [22:47]

“XX병원 고발 취하를 해준다면야….”

 

최근 대리수술로 재판을 받는 연세사랑병원을 두고 특정 시민단체가 또 다른 시민단체에 ‘고발 취하’를 목적으로 위력을 행사했다는 내용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파이낸스투데이가 단독 보도한 내용을 종합하면 범시민단체연합(이하 범사련)은 연세사랑병원을 고발한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이하 서민생)를 찾아 고발 취하를 종용하고 금전적 회유를 했다.

 

병원의 대리수술 문제를 고발한 시민단체(서민생)를 제3의 시민단체(범사련)가 직접 나서 고발 취하를 종용한 것이다. 대리수술을 두고 병원과 시민단체가 유착해 다른 시민단체를 압박했다는 것이 골자다.

 

보도에 따르면 서민생 김 모 사무총장은 “연세사랑병원의 사주로 범사련(회장 이갑산)의 측근이 검찰의 기소에 앞서 고발 취하를 종용하고 금전적 회유를 했다”고 주장했다. 

 

▲ 시민단체 범사련이 연세사랑병원을 고발한 시민단체 서민생 사무총장에게 면담을 요청한 공문  © 문화저널21

 

사전(보도 전) 입장문 배포한 범사련

연세사랑병원 탄원, 진정내용 모두 인정

풀리지 않는 키워드는 ‘금전적 대가’

 

서민생은 연세사랑병원의 고 모 원장과 의료진이 의료기기 업체 직원들을 동원해 불법 대리수술을 진행하고 진료 기록을 조작했다는 제보를 받고 병원을 경찰에 고발했다. 그런데 이후 기소를 앞둔 상황에서 범사련은 서민생 김 총장에게 공문을 보내 연세사랑병원 고 모 원장의 탄원서 내용을 확인하고자 사실확인 면담을 요청했다.

 

그리고 범사련 측 대리인으로 김 사무총장과 평소 친분이 있던 A 씨가 나타났고 고발취소를 요구했다. 김 총장은 “고발 취소 요구를 거절했지만, 당시 조건(금전)이 붙어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범사련 측은 지난 13일 풍문에 대한 견해를 의견서 형태로 사전 공개했는데, 여기에는 “연세사랑병원으로부터 탄원서를 접수받았고, 진정내용에 대한 사실확인을 위해 두 차례 고 모 원장과 면담한 결과 서민생 김 사무총장이 고발을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접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사무총장에게 면담을 요청했고, 면담이 불발되자 A 고문이 김 사무총장을 만나 중재를 해보겠다고 말했고, 중재 결과 서민생이 더 이상 이 일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는 통보를 받고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고 밝혔다.

 

▲ 범사련이 사전 공개한 연세사랑병원 탄원 관련 입장문  © 문화저널21

 

시민단체가 억울한 일을 당하고 있는 특정 기업이나 단체, 병원 등의 억울함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낼 수는 있다. 그런데 범사련은 이미 검찰 기소 직전까지 간 사건을 두고 ‘고발 취하’를 요구했다는 점은 의문이다.

 

또 다른 궁금점은 서민생에 제시한 금전적 대가다. 시민단체가 특정 병원의 억울함을 위해 금전적 대가를 지불하려고 했다는 점은 상식선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물론 금전적 대가를 대신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배경이 숨어 있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서민생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범사련의 배경에 병원의 금전적 지원을 합리적 의심을 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범사련 이갑산 회장은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고발 취하를 떠나) 금전적 대가를 제시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서민생의 주장과 대치되는 부분이다.

 

앞서 범사련이 공개한 입장문 뒤에는 “공익을 위한 일이라면 어떤 고난도 감수하고 역할을 감당할 각오로 임하고 있다”라는 글귀가 작성되어 있었다. 모두 맞는 말이다. 

 

하지만 시민단체는 본질적으로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부조리한 권력 구조에 맞서기 위해 존재한다는 점은 바뀌지 않는 진리다. 특정 사건을 두고 고발자에게 고발을 철회하라고 압박하거나 종용했다면, 특히 약자가 아닌 거대 병원의 비위행위와 관련된 일이라면, 이는 공익의 이름을 빌려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침해하는 심각한 월권행위로 비칠 수 있다는 점도 분명하다.

 

한편, 서민생 김 사무총장은 일련의 사건과 관련해 지난 9월 연세사랑병원 고 모 원장을 명예훼손, 배임증재, 업무방해, 협박 등의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문화저널21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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