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중파 아침방송에 송출된 대리수술 증거들

최재원 기자 | 기사입력 2024/09/30 [16:12]

[단독] 공중파 아침방송에 송출된 대리수술 증거들

최재원 기자 | 입력 : 2024/09/30 [16:12]

# 공중파에 방영된 대리수술 결정적 장면 

 

T사 출신 제보자 A씨,

“대리수술 영업사원 건당 5,000원 받았다”

“간호조무사 자격증 있으면 괜찮다 안심시켜”

“영업사원 9명 가량 병원에 상주하고 있어”

 

현재 대리수술 혐의로 기소돼 공판을 받는 서울 서초구 Y병원의 K병원장을 비롯한 의사와 영업사원들의 수술장면이 공중파 아침방송에 송출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코너는 지역 어르신들의 허리, 무릎 등 아픈 사연을 듣고 수술을 시켜주는 좋은 내용이었는데, 현재 대규모 대리수술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서울 서초구 Y관절병원 K병원장과 의사 등이 영업사원을 대동해 수술한 장면이 그대로 노출된 것이다.

 

본지는 지난 2020년부터 2021년까지 SBS ‘살맛나는 오늘’에서 ‘내생애 봄날은 온다’ 코너의 방송화면을 당시 병원에서 대리수술에 참여했던 T사 영업사원과 함께 근무했던 관계자와 얼굴을 확인하는 작업을 거쳤다.

 

당시 서초구 Y병원의 T사에서 근무했던 A씨는 해당 방송 속 수술장면을 보고 대리수술에 참여한 의사들과 영업사원, 간호조무사들의 신상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수술을 집도한 전문의는 각각 달랐지만 수술에 참여한 인원은 4명을 유지했다. 집도의 1명, T사 영업사원 2명, 스크럽 간호사 1명의 구성이다.

 

▲ (좌) 1어시스트(T사 직원)가 리트렉터를 걸고 있는 모습. (우) 2어시스트(T사 김ㅇㅇ)가 석션(suction : 수술 시야의 피 등을 빨아드리는 장치)을 하고 있는 모습 / 방송화면 갈무리

 

#1. 첫 번째 장면 (2020년 6월 1일 방송)

대리수술 혐의를 받고 있는 서모 원장이 T사 소속 영업사원 2명과 스크럽간호사 1명과 함께 수술을 진행하고 있었다. 영상 속에서 2어시스트(T사 영업사원)는 석션(suction) 장치를 통해 환자의 피를 빨아드리는 행위를 하고 있었다. 또 다른 1어시스트(T사 영업사원)은 리트렉터를 직접 거는 모습이 포착됐다.

 

▲ (좌) 2어시스트(T사 김oo)가 리트렉터를 잡고 있는 모습, (우) 2어시스트(T사 김oo)가 리트렉터를 잡고 석션(suction : 수술 시야의 피 등을 빨아드리는 장치)을 하고 있는 모습 / 방송화면 갈무리

 

#2. 두 번째 장면 (2021년 4월 26일 방송)

서모 원장이 수술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는 중 뒤쪽에 2어시스트(T사 영업사원)이 리트렉터를 잡고 있는 모습이 포착된다. 2어시스트는 리트렉터를 잡고 석션장치를 통해 환자의 피를 빨아드리고 있었다.

 

▲ (좌)1어시스트(T사 송oo)가 리트렉터를 잡고, 2어시스트(T사 김oo)가 수술보조행위를 하고 있는 모습, (우) 2어시스트(T사 김oo)가 리트렉터를 잡고 1어시스트(T사 송oo)가 수술보조행위를 하고 있는 모습 / 방송화면 갈무리

 

#3. 세 번째 장면 (2020년 7월 6일 방송)

대리수술 혐의로 기소된 탁 모 원장과 함께 진행된 수술 장면에서 2명의 어시스트, 1명의 스크럽 간호사의 모습이 보인다. 해당 장면에서 1어시스트(T사 영업사원)는 리트렉터를 잡고 있었고, 2어시스트(T사 영업사원)는 수술보조행위를 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후 전문의가 수술경과에 대해 설명하는 동안 두명의 영업사원은 수술대에 누워있는 환자에 부착된 기구 등을 정리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 (좌) 1어시스트(T사 직원)가 리트렉터를 잡고 있는 모습, (우) 1어시스트(T사 직원)와 2어시스트(T사 조oo)가 수술보조행위를 하고 있는 모습 / 방송화면 갈무리


#4. 네 번째 장면 (2020년 8월 31일 방송)

대리수술 혐의로 기소된 정 모 원장과 함께 2명의 어시스트, 1명의 스크럽 간호사가 보인다. 방송에서 1어시스트(T사 영업사원)는 리트렉터를 잡고 있었고, 2어시스트(T사 영업사원)도 수술보조행위를 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위치에서 수술에 참여하는 모습이다.

 

▲ (좌) 2어시스트(T사 김oo)가 리트렉터를 잡고 석션(suction : 수술 시야의 피 등을 빨아드리는 장치)을 하고 있는 모습, (우) 1,2어시트(T사 직원, 김oo)가 수술보조행위를 하고 있는 모습. / 방송화면 갈무리

 

#5. 다섯 번째 장면 (2021년 5월 31일 방송)

정 모 원장이 주도하는 수술에서 2어시스트(T사 영업사원)가 리트렉터를 잡고 석션을 하고 있는 모습과 1어시스트(T사 영업사원)이 수술보조행위로 추정되는 지근거리에서 보조행위를 하고 있다.

 

▲ (좌) T사 문oo가 리트렉터를 걸고 있는 모습, (우) 병원직원이 리트렉터를 잡고 있는 모습 / 방송화면 갈무리

 

#6. 여섯 번째 장면 (2021년 10월 25일 방송)

서 모 원장과 함께 1명의 영업사원, 성명불상의 직원, 스크럽간호사가 인공관절치환술을 하고 있는 장면이다. 해당 장면에서 T사 영업사원이 리트렉터를 잡고 수술에 참여하고 있는 장면이 노출된다.

 

수술실에 참여한 T사 영업사원들은 수술에 참여한 댓가로 얼마만큼의 비용을 지급받았을까. T사에서 근무했던 제보자 A씨는 ‘5,000원’이라고 밝혔다.

 

A씨는 영업사원이 수술에 참여하면 인센티브를 받느냐는 질문에 “수술방에 들어간 선배들의 말로는 한 건당 5,000원 씩 인센이 붙는걸로 들었다”면서 “페이가 쎄지는 않았지만 당시 분위기상 자연스럽게 수술에 참여하게 된다”고 말했다.

 

당사자들은 해당 사실이 범죄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느냐는 물음에는 “처음에는 아무도 몰랐는데, 뉴스 등을 보고 서로 ‘이거 불법 아니냐’라는 이야기를 나누기는 하는데, (병원에서는)간호조무사 자격증이 있으면 괜찮다라고 이야기를 해 영업사원을 안심시켰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제보자는 병원 수술실에 참여한 영업사원들이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입사하고 나서 대부분 간호조무사 자격을 땄고, 이를 거부하는 분들은 대부분 며칠 출근하고 출근을 안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 12건에서 16건 정도의 수술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A씨는 “영업사원 9명 정도가 병원에 출근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상주했었다”고 전했다.

 

문화저널21 최재원 기자

  • 도배방지 이미지

대리수술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