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준 칼럼] 진정한 한글의 성장을 위하여

박항준 | 기사입력 2024/09/25 [14:00]

[박항준 칼럼] 진정한 한글의 성장을 위하여

박항준 | 입력 : 2024/09/25 [14:00]

우리는 종종 말을 하면서도 그 뜻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언어의 뿌리와 본질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같은 말을 하더라도 상대가 받아들이는 방식, 강도, 그리고 의미가 다르게 전달되며, 이는 오해와 갈등을 초래하고 소통을 어렵게 만듭니다.

 

한글은 분명 독창적인 문자입니다. 그러나 우리 민족은 이미 단군 이래 수천 년 동안 언어를 사용해 왔고, 그 말의 뿌리는 범어(산스크리트어)와 한자에 있습니다. 이러한 언어의 뿌리를 이해하지 못한 채 말을 사용한다면, 서로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지거나 혼란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훈민정음, 즉 한글은 백성들이 일상 생활 속에서 범어와 한자를 더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당시 우리말에는 한자로 기록하기 어려운 말들이 많았으며, 한자도 중국어와 발음과 의미가 달랐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하늘'이라고 불러왔지만, 이를 한글 창제 전까지는 '天'으로 씁니다. 그러나 '天'은 중국어로 '티엔'이라 발음됩니다. 만일 순수 우리말을 기록할 수 있는 한글이 없었다면, 문자로 기록할 수 없었던 ‘하늘’, '안녕하세요", "거시기"라는 말은 영영 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해방 이후 한자 병행 제도가 폐지되면서 오직 한글만이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한글은 소리를 정확하게 기록하는 소리글자일 뿐, 뜻을 전달하는 뜻글자는 아닙니다. 한글은 발음기호로서 매우 우수하지만, 언어의 뿌리가 범어와 한자에 있는 우리에게는 뜻을 온전히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소리는 남지만, 뜻이 불분명해지기 쉬우며, 시대나 상황에 따라 의미가 변질되거나 축약되어 사용될 수 있습니다.

 

최근 회자되고 있는 문해력 문제를 보면, 대부분의 오해는 한자어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입니다. 예를 들어, "도서관 사서에게"라는 문구를 "도서관에 책을 사서 보낸다"로 해석하거나, "중식 제공"을 중국 음식으로 착각하는 등의 사례가 있습니다. 이는 한자의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들입니다.

 

우리가 한글의 우수성에만 지나치게 의존하여 타 문자를 배척하는 것은 언어의 다양성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 문화적 후퇴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한글의 탁월함을 자랑스러워해야 하지만, 동시에 다른 문자들과의 공존을 통해 더 풍부한 언어적 표현과 소통을 추구해야 합니다.

 

578돌 한글날을 맞아, 우리는 한글의 우수성을 기리되 다양한 언어와 문화에 대한 포용적 태도를 함께 가져야 할 것입니다. 한글의 창의력과 우수성만을 강조하면서 타 언어를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한자 등 타 문자와의 융합과 조화를 통해 언어의 더 큰 성장을 이루어야 할 것입니다.

 

박항준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연구교수

반려가족누림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한국디지털웰니스협회 부회장

디케이닥터 대표이사

누림경제발전연구원장

기술거래사/기업기술가치평가사

공)저서. 더마켓TheMarket / 스타트업 패러독스 / 크립토경제의 미래

좌충우돌 청년창업 / 블록체인 디파이혁명 / CEO의 인생서재

/ 이노비즈 CEO독서클럽 선정도서 21選 (사회관 편) (세계관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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