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봤다] 굿바이, 39년의 추억 담은 '아쿠아플라넷63'

이한수 기자 | 기사입력 2024/07/01 [08:49]

[가봤다] 굿바이, 39년의 추억 담은 '아쿠아플라넷63'

이한수 기자 | 입력 : 2024/07/01 [08:49]

▲ 서울의 랜드마크 63스퀘어(옛 63빌딩) 내 대표 관광명소인 '아쿠아플라넷63'이 6월 30일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는다.  © 이한수 기자

 

"어릴 때 부모님하고 다니면서 많은 추억을 쌓은 수족관인데, 이제 문을 닫는다고 하니 너무 아쉬워요. 마지막 모습을 꼭 남기고 싶어서 아이들 데리고 찾아왔습니다. 아이들도 좋아하고 저도 어릴 때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 이지영(39, 여) 씨

 

30일을 끝으로 서울의 랜드마크 63스퀘어(옛 63빌딩) 내 대표 관광명소인 '아쿠아플라넷63'이 문을 닫았다. 마지막 모습을 담기 위해 직접 방문한 '아쿠아플라넷63'에는 어린 시절 추억을 간직한 중장년층부터 자녀와 함께 온 부부, 호기심 가득한 아이들까지 정말 많은 인파가 몰렸다. 

 

아이들은 수족관 속 해양생물들을 보며 연신 신기해했고 부모들은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춰가며 함께 새로운 추억을 쌓았다.

 

▲ '아쿠아플라넷63'에는 어린 시절 추억을 간직한 중장년층부터 자녀와 함께 온 부부, 호기심 가득한 아이들까지 많은 사람이 몰렸다.  © 이한수 기자

 

1985년 7월 27일 문을 연 63씨월드(현 아쿠아플라넷63)는 한국 최초 아쿠아리움으로 다양한 해양생물 관람은 물론 각종 체험과 공연으로 가족 단위 관람객의 큰 사랑을 받아왔다. 개장 이후 현재까지 39년 동안 약 9000만 명이 방문했다.

 

최대 250여 종 3만여 마리의 해양생물이 있으며 개장 초기에는 낫돌고래, 마카로니펭귄, 바위뛰기펭귄, 마젤란펭귄, 해달 등 현재 국내에서는 볼 수 없는 종들을 볼 수 있었다. 국내에서 단 2개 뿐인 실러캔스 표본도 전시돼 있었다. 지금은 아쿠아플라넷 제주에서 볼 수 있다. 

 

▲ 수족관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학생들.  © 이한수 기자

 

수족관은 총 2개 층으로 이뤄져 있다. GF 층에는 ▲잉어, 송어 등이 있는 '아쿠아 밸리' ▲작은발톱수달 먹이 주기 및 생태 설명회 공연을 진행하는 '수달 플라넷'▲부와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금룡을 볼 수 있는 '아쿠아플라넷 가든' ▲각종 해파리가 있는 '골든 미라클 존' ▲푸른바다거북을 볼 수 있는 '터틀 플라넷' ▲인터렉티브 영상으로 바닷속을 체험해 보는 '플레이 아쿠아' 등이 있다. 

 

지하 2층은 ▲훔볼트 펭귄이 있는 '펭귄플라넷' ▲메인수조 ▲가든일, 흑점꺼끌복 등을 볼 수 있는 '라군플라넷' ▲환상적인 무지개빛 산호초와 니모가 있는 '코랄 플라넷' ▲잔점박이물범이 사는 '물범 플라넷' ▲거미게가 있는 '크랩 플라넷' 등으로 이뤄져 있다.

 

아쿠아플라넷63에 있던 해양생물들은 일산, 광교, 여수, 제주 아쿠아리움으로 거처를 옮겨 생활할 예정이다.

 

▲ 남아메리카 지역의 훔볼트펭귄  © 이한수 기자

 

아쿠아플라넷63의 대표 동물로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담수어인 피라루크, 작은발톱수달, 훔볼트펭귄, 참물범 등이 있다.

 

남아메리카 지역의 훔볼트펭귄은 줄무늬펭귄속에 속하는 펭귄으로 목과 가슴 사이에 굵고 검은색 선이 그려져 있다. 현재 조류 인플루엔자와 엘니뇨 현상 등으로 인해 멸종 위기에 놓여있다.

 

아쿠아플라넷63은 펭귄을 아이들이 가까이서 마주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만들어놨다. 특히 해양 생태계 보전을 위한 활동의 하나로 펭귄 생태설명회를 진행해 왔다. 훔볼트 펭귄의 생태와 서식 환경, 먹이 습성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만큼 학생 관람객에게 인기를 끌었다. 짝이 맺어진 펭귄은 같은 색깔의 날개 띠를 두르고 있어 커플 펭귄을 찾는 재미가 쏠쏠했다.

 

▲ 헤엄치고 있는 푸른바다거북을 부모와 아이들이 바라보고 있는 모습.     ©이한수 기자

 

이처럼 아쿠아플라넷은 2013년도 해양생물연구소를 설립해 종 보전 연구에도 힘썼다. 63아쿠아플라넷을 포함한 전국 현장 아쿠아리스트가 주축이 돼 행동 분석, 생명유지장치(LSS) 개선, 멸종 위기종 국내 최초 인공 번식 성공 등 해양생물 보존에 앞장서 왔다. 

 

관람객 대상 '해양생물 생태 설명회'를 개장 초기부터 꾸준히 진행해 온 것도 이 때문이다. 전문 아쿠아리스트가 수조 안팎에서 훔볼트 펭귄을 비롯해 잔점박이물범, 작은발톱수달 등을 대상으로 설명해 왔다.

 

또 국내 최초로 인공 번식에 성공한 푸른바다거북도 인기다. 푸른바다거북은 국내에 보고된 4종의 바다거북 중 가장 많이 출현하는 종으로 성장하면 몸길이 1.5m, 몸무게는 68kg에서 190kg에 이르는 대형 거북이다. 전 세계 열대, 아열대 바다에 서식하는데 해양오염과 개발 등으로 산란장소 및 자연 서식지가 급감하면서 멸종위기에 처해 보호받고 있다.

 

▲ 아쿠아플라넷63의 대표 퍼포먼스인 인어공주 공연  © 이한수 기자

 

오후 16시 30분이 되자 아쿠아플라넷63의 대표 퍼포먼스인 인어공주 공연이 시작됐다. 국내 수족관 중 인어공주 공연을 국내 최초로 도입한 것이 바로 이곳 아쿠아플라넷63이다. 

 

1992년 시작한 인어공주 공연은 국가대표 출신 싱크로나이즈드 선수들이 수족관 안을 유영하는 파격을 선사했다. 동화 속 장면을 연상케 하는 수준급 공연은 매번 큰 호응을 받았다.

 

'루시의 판타스틱 하모니' 공연이 시작되자 어린이와 어른들 모두 눈을 떼지 못했다. 아이들의 박수 소리가 이어졌고 배우들도 해양생물들과 유영하며 아이들을 향해 연신 손을 흔들었다. 거품으로 만든 하트도 일품이었다. 배우들은 그 어느 때보다 더욱 힘차게 공연을 펼쳤다. 

 

문화저널21 이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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