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적끼적] 순혈주의 택한 포스코, 혁신 어디로

이한수 기자 | 기사입력 2024/02/13 [17:14]

[끼적끼적] 순혈주의 택한 포스코, 혁신 어디로

이한수 기자 | 입력 : 2024/02/13 [17:14]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이 포스코그룹 회장 최종 후보로 결정된 가운데, 논란이 이어지고 있. / 포스코 제공

 

포스코 후추위, 회장 후보에 '30년 포스코맨' 선택

'친환경 소재' 혁신 외쳤지만, 결국 순혈주의 

경찰 수사·주주 및 노조 반발 해결 미지수

 

포스코그룹 지주사 포스코홀딩스가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을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정기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그동안 포스코가 이어왔던 '순혈주의'를 타개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였지만, 결국 외부 '수혈'보다는 내부 '순혈'을 택했다.

 

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지난 6일 파이널리스트에 선정된 후보자 6인에 대한 심층면접을 진행, 8일 장 후보를 최종 후보 1인으로 선정했다. 장 후보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오는 3월 21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차기 회장에 공식 취임하게 된다.

 

하지만 주총 전까지 캐나다 호화 출장 등 의혹으로 인한 수사, 주주 및 노동조합의 반대를 이겨내고 무사히 선임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현재 포스코홀딩스의 최정우 회장을 비롯해 사내·외이사 등 16명은 업무상 배임, 부정청탁및금품등수수금지에관한법 위반, 배임수증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당한 상태다.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을 비롯해 이번 파이널리스트에 포함됐던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연구원장,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 등 내부 인사도 마찬가지다.

 

포스코 지주사 본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2019년 8월 이사회와 관련이 없는 ▲백두산 관광 ▲베이징 셔우도 공항서 연길 공항까지 전세기 이용 ▲백두산 송이버섯과 러시아산 털게 등 호화 식사 ▲베이징 인근서 호화 골프 ▲특급호텔 투숙 및 최고급 음식·주류 취식 등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반영하듯 파이널리스트 6인은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 내부 후보·퇴직자인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 사장 ▲장인화 포스코 자문역(전 포스코 사장) ▲전중선 포스코홀딩스 상임고문(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으로 결정됐다. 역대 파이널리스트에 외부 인사가 절반을 차지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동안 '철강을 넘어 글로벌 친환경 소재 기업으로서의 전환'을 외쳤던 포스코이기에 그룹의 성장과 미래를 위한 외부인사를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이차전지소재 부문을 선택한 만큼 기존 철강 전문가나 포스코 출신 인사가 아닌 철강을 잘 알면서도 외부 경력으로 신사업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인물이 대두됐다.

 

포스코노동조합도 후추위가 최종 후보 1인 선정을 하기 전 입장발표를 통해 "포스코 내 자정작용을 할 수 있는 노동조합과 상생하고 정치권에 흔들리지 않으며 단기 실적보다 미래지향적인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자가 회장으로 선임돼야 한다"며 "지금과 같은 인사가 또다시 선임된다면 포스코의 존망은 물론 지역사회, 국민경제에도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후추위는 30년이상 포스코에 몸담은 장 후보를 선택했다. 후추위 관계자는 "장 후보는 미래의 도전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과감하게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며 "그룹의 핵심 사업과 개선점에 대한 확실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미래 비전을 명확하게 실현해낼 수 있는 최적의 후보"라고 평가했다.

 

1955년생인 장인화 후보는 정통 포스코맨이다.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MIT 대학원에서 해양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1988년 포스코 전문연구기관인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에 입사했으며 포스코 기술투자본부장, 철강생산본부장을 거쳤다. 2018년부터는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범대위는 후보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장 전 사장 역시 2019년 중국 백두산 호화 해외 이사회 문제와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며 "과거 회장 경쟁을 앞두고도 전 정권 실세를 수시로 만나는 등 포스코 노조가 신임 회장 조건으로 제시한 '외풍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조건에도 자유로울 수 없는 인물"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포스코홀딩스 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에 장 전 사장의 회장 선임 무효화 등도 촉구했다. 이렇듯 계속되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순혈주의를 고집하는 포스코의 선택에 의문이 생기는 대목이다.

 

문화저널21 이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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