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공포에 빠진 둔촌주공 '완판' 미지수

최재원 기자 | 기사입력 2022/11/10 [16:44]

미분양 공포에 빠진 둔촌주공 '완판' 미지수

최재원 기자 | 입력 : 2022/11/10 [16:44]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서울 강동구 최대 아파트 단지 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포레온)의 분양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일반 분양가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조합은 구청에 희망 분양가로 3.3㎡당 3,900만 원~4,200만 원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업계에선 분양가가 3,900만 원 선에서 책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만약 분양가가 3.3㎡당 3,900만 원에 승인된다면 국민 소형규격인 전용 59㎡는 9억3,000만 원+@, 국민규격인 전용 84㎡는 12억5,000만 원+@으로 책정된다.

 

  © 문화저널21 DB

 

하락장 속 ‘둔촌주공’ 키워드

거래실종 상황에서 서울, 수도권 집값 기준

미달 시 서울, 수도권 매도 호가 전면 재편될 듯

 

둔촌주공은 사업 초기부터 서울 동남권에 거주하기 희망하는 무주택․1주택 실수요자들의 꽃으로 불린 대규모 단지다. 하지만 시공사와 조합, 지자체까지 마찰이 끊이지 않던 곳이기도 하다.

 

앞서 2019년 조합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3,550만 원의 분양가를 써냈지만, 3,000만 원 이하의 분양가를 원했던 기관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일반분양에 실패했다. 이후 시공사와 조합이 공사비 증액 문제를 놓고 마찰을 벌이며 시공사의 유치권 행사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까지 끌고 오며 공사비 부담액을 1조 원 이상 높였다.

 

조합이 써낸 가격은 인상된 공사비를 충당할 수 있는 적정선의 가격으로, 조합의 리스크는 고스란히 일반 분양자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로또 분양으로 대변되던 시절 높은 분양가는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으로 덮을 수 있었지만, 시장의 급격한 기류 변화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둔촌주공의 흥행 여부는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지표가 될 전망이다. 강동구 대장 단지로 불리는 고덕동 그라시움 전용 73㎡는 최근 9억 원에 매매가 성사됐다. 지난해 8월 같은 면적대 최고가는 16억 원으로 절반 가까이 낙폭이 커진 것이다.

 

인근 단지도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기는 하지만, 성사되는 거래가 없어 매수자와 매도자 간의 갭을 확인하는 눈치싸움이 역력하다.

 

물론 투자자들에게 둔촌주공아파트의 입지가 고덕, 상일 지구보다 상급지로 분류되고 있지만, 낙폭을 봤을 때 분양가가 결코 저렴하다고 볼 수 없는 만큼 작금의 분양가는 수요자들에게는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높은 가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때문에, 거래가 실종된 상황에서 분양가=시세를 가늠하는 둔촌주공의 이번 분양 성적이 현재의 부동산 호가의 기준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즉, 둔촌주공의 미분양은 서울 강동구 지역의 호가가 둔촌주공 분양가 언저리를 기점으로 낮추게 되고, 동쪽 송파, 강남, 서초의 분양가를 분양가보다 약간 높은 수준까지 끌어내릴 전망이다.

 

  © 문화저널21 DB

 

‘둔촌주공’ 여론도 글쎄

조합원 분쟁 청구서 일반분양자에 부담

“조합원만 좋은 창호 사용”

 

일반분양을 앞둔 가운데 예비청약자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나오기 시작했다. 조합에 배정되고 남은 세대의 일부 평형도가 주방뷰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세대수를 높이기 위한 타원형 설계라고 하지만 이웃집과 주방창이 바짝 맞붙은 구조로 사생활 침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둔촌주공의 전용 84㎡ 일반분양 물량은 1,200여 가구인데, 이 중 560여 가구에 달하는 타워형 E타입이 상대집과 주방창이 1.5~2m 정도의 간격으로 마주 보고 있는 형태다. 그뿐만 아니라 150여 가구에 달하는 전용 59㎡ C타입 역시 창이 이웃집과 가깝게 마주 보는 구조다.

 

분양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크다. 조합의 마찰로 발생한 금융비용과 추가 공사비를 일반 분양자에게 고스란히 떠넘기려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둔촌주공의 일반분양이 점쳐지던 2020년 중반에 둔촌주공의 분양가는 2,910만 원이 유력하다는 보도가 나왔었다. 당시 조합은 3,550만 원의 분양가를 고수하면서 일반분양이 좌절됐다.

 

둔촌주공재건축 과정에서 공사중단 사태로 손실을 본 금액은 약 1조 원 이상인데, 결론적으로 분양가가 2,910만 원에서 3,900만 원으로 올라가면서 조합측은 약 1조 원 이상의 추가 분담금을 일정부분 해소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조합세대에만 차별화된 자재를 사용하는 차별적 고급화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조합원 가구의 창호를 기존 일반 PVC창호에서 AL CAP이중창으로 변경하겠다는 내용의 사업시행 변경안을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조합원세대에 유상옵션을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마감재를 고급화하는 경우는 있지만 외부에서 차이를 확인할 수 있는 창호에 차별을 두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조합은 2020년 6월 시공사와 체결한 계약서에도 84㎡ 이상 조합원 세대에 대해서만 특정 등급 이상의 창호를 설치하도록 한 바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조합이 일반분양과 차이를 두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일반분양과 자재 등에서 차이를 두려는 사업지가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외관상 통일감을 저해할 수 있는 창호까지 바꾸면서 차별을 두려는 사업지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둔촌주공의 경우 워낙 대기자가 많아 완판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조합원과 일반분양자 간의 외관까지 차이를 두는 것은 장기적으로 스스로 상표 가치를 깎는 일로 조합이 너무 이기적인 태도를 고수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문화저널21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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