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푸에르자 부르타’ 공연신고 불수리…기획사 파산 위기서초구청, 교통방해 이유로 공연장 신고 불수리…예매티켓 환불 등 공연기획사는 파산위기서초구청, 교통방해 이유로 공연장 신고 불수리…예매티켓 환불 등 공연기획사는 파산위기
지난 7월 20일부터 10월 10일까지 개최 예정이었던 ‘푸에르자 부르타 웨이라 인 서울’공연이 서초구청의 공연장(가설건축물) 신고 불수리 조치로 인해 연기됐다. 공연 기획사는 파산을 걱정하며 전전긍긍 하고 있다.
‘푸에르자부르타 웨이라 인 서울'은 전 세계 36개국 63개 도시에서 600만 명 이상이 관람한 넌버벌 퍼포먼스 (Non-verbal Performance)로 아무런 대사 없이 진행되는 리듬과 비트만으로 구성된 공연 장르다. 한국의 대표적 넌버벌 퍼포먼스는‘난타’가 있다.
극장의 모든 공간이 무대이자 객석으로, 배우들은 언어가 아닌 퍼포먼스로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고 관객들 역시 공연장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관람한다.
2005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초연된 '푸에르자 부르타'는 무대와 객석의 구분이 없는 '이머시브' 공연의 원조 격이다. 도시의 빌딩 숲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스트레스를 모티프로 삼았다. 잉카제국을 세운 중남미 원주민의 언어로 '신의 바람'을 뜻하는 웨이라(Wayra)가 붙은 '푸에르자 부르타 웨이라 인 서울'은 지난 2018년과 2019년 서울 종합운동장에서 개최돼 큰 호응을 얻은 바 있으며, 3년 만에 재공연을 앞두고 있었던 무대다.
이번 공연의 기획사인 ㈜쇼비얀엔터테인먼트는 2022. 6. 16. 서울 서초구 반포동 19-4 대지에 위 공연을 위한 가설건축물 축조신고를 적법한 절차에 따라 했지만 서초구청은 교통방해 등의 이유로 불가 처리 했다.
관련법규를 잘 알고 있는 법조계 인사는 “(서초구청의 불가 처분은) 애초에 신고사항에 해당하는 가설건축물을 허가사항으로 전제한 것"이라며 "나아가 서초구청이 불가이유로 드는 교통방해는 근처 통행량 조사결과나 위치로 볼 때 구체적인 입증 없는 막연한 사유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최근 공청회에서도 서초구청장과 부구청장이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으나, 건축과, 도시계획과 등 관련 주무부서에서 반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사 관계자는 "위 공청회에서 서초구청은 갑자기 코로나 긴급 검사소와 관련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을 했는데, 코로나 메인 검사소는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역 1번 출입구 근처에 있어서 본 공연장과는 무관하고, 긴급검사소가 근처에 있으나, 현재 전기시설도 차단된 채 수 개월째 방치된 창고수준의 건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것은 반대를 위한 반대에 불과한 것"이라며 “어떻게든 이 공연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설계를 다소 변경하면서 위 긴급검사소에도 영향을 주지 않도록 이미 조치를 취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통방해 관련 일자별 공연장 주변 통행 현황을 조사한 결과, 공연 시간과 같은 19:00~22:00에는 이용객 수가 거의 없고,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역 평균 이용객 50,000 명의 0.1%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 연기로 기획사의 재산적인 손해비용만 40억 원 가량이 예상된다. 기획사는 이미 티켓도 다 판매하고 광고까지 했으며, 해당 공연의 원저작자가 외국업체이기에, 공연 연기에 따른 업체의 이미지실추나 신용훼손은 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고 이는 결국 파산을 의미한다.
코로나로 인해 수 년 동안 문화 예술 및 공연기획업계는 매우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제 겨우 회복하는 단계에서,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유 없이, 신고사항에 불과한 한시적인 가설건축물 축조신고를 수리해 주지 않는 것은 영세한 업체에겐 너무나도 치명적이다.
나아가 업체들의 이해관계 뿐 아니라 국민들 역시 2019 코로나 이후로 정신적, 경제적으로 많이 지친 상태에서 이번 공연과 같은 문화행사는 오히려 국가적·지자체 차원에서 장려하고 권장해야 할 것임에도 특별한 이유 없이 불수리 처리해 공연을 막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처사라 할 것이다. 서초구청의 이같은 대응은 이 공연의 개최를 위해 공연부지까지 무료로 대여해줬을 정도로 적극적이었던 대만 타이페이시의 경우와도 매우 비교된다.
뿐만 아니라 전국의 많은 소상공인들이 코로나로 매우 큰 어려움을 겪었고, 이제 겨우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이 공연 현장도 다를 바가 없다. 실제 공연 현장 주변 상가주민들은 이러한 상황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며 공연이 열리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탄원서까지 제출한 상황이다.
서초구청 관계자들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공연관계자, 관람객, 주변 소상공인들의 피해와 기대를 도외시한 채 국민의 문화생활 향유권을 침해하는 행정편의주의적 결정을 내렸다'는 비판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그에 대한 대안을 조속히 제시해 주기 바란다.
문화저널21 박명섭 기자 <저작권자 ⓒ 문화저널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홈페이지 하단 메뉴 참조 (ad@mhj21.com / master@mhj21.com)
댓글
관련기사목록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