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일본대사관에 마련된 분향소, 정치권 인사들 찾아

日 조문사절단 격 올려…한덕수 총리 직접 일본 가기로

“한일관계 물꼬” vs “강제동원 배상 문제 주도권 잃을수도” 

아베 신조 전 일본총리가 총격으로 사망한 가운데, 윤석열 정부가 ‘조문 외교’에 힘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조만간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주한일본대사관에 마련된 분양소를 찾아 조문할 예정이며, 공식 추도식 일정이 확정되면 한덕수 국무총리와 정진석 국회부의장 등으로 구성된 조문 사절단을 일본에 파견할 방침이다. 

앞서 10일 대통령실은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조만간 주한 일본대사관에 차려질 분향소를 찾아 아베 전 총리를 조문할 예정”이라 밝힌 바 있다. 

지난 11일에는 박진 외교부장관과 김진표 국회의장이 먼저 분향소를 찾았다. 12일 오전에는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분향소를 다녀갔고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역시도 분향소를 찾아 조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도 조만간 직접 분향소를 찾아 조문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일관계에 변화를 꾀하고자 정부 차원에서 ‘조문 외교’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본을 방문하는 조문 사절단의 격도 올라갔다. 과거에는 외교부장관이나 주일대사를 보냈지만 현직 총리인 한덕수 국무총리와 정진석 국회부의장 등을 조문 사절단에 포함시키며 격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일본을 찾아가 추도식에 참석하는 방안도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경우 현직총리가 아닌 ‘전직총리’ 신분인 만큼 국무총리를 대신 보내기로 갈음한 것으로 보인다. 현 일본 총리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다.

윤석열 정부가 일본을 상대로 조문외교에 힘을 기울이면서 과거 일본정부가 한국 대통령 장례 조문을 어떻게 했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에 일본은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를 보냈으며,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에는 고노 요헤이 전 중의원 의장이 대표로 방문했다. 이후 2015년 11월 김영삼 전 대통령 국가장에는 누카가 후쿠시로 한일의원연맹 회장과 벳쇼 고로 주한일본대사가 동행했다.

이처럼 과거 우리나라 대통령의 장례식에 일본은 현직 총리가 아닌 전직 총리를 보내는데 주로 그쳤지만, 윤석열 정부에서 ‘전직 총리’ 장례식에 현직 총리인 한더수 국무총리를 보내기로 결정하면서 이에 대한 평가가 갈리고 있다.

긍정적 평가를 내놓는 쪽에서는 보다 격을 높인 조문외교로 한일관계에 물꼬를 터야 한다고 말하지만, 부정적 평가를 내놓는 쪽에서는 자칫 난항을 겪고 있는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배상 문제에서 우리가 완전히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과거 아베 전 총리는 한국 대법원이 일본 기업의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배상 판결을 내리자 이에 반발해 2019년 반도체 수출규제 조치로 보복 조치를 취한 바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