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경영 실종된 포스코, 사내 성폭력 일파만파

부서 내 한명 뿐인 여직원, 직장 내 성폭력 당해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2/06/24 [10:10]

윤리경영 실종된 포스코, 사내 성폭력 일파만파

부서 내 한명 뿐인 여직원, 직장 내 성폭력 당해

박영주 기자 | 입력 : 2022/06/24 [10:10]

부서 내 한명 뿐인 여직원, 직장 내 성폭력 당해 

부서장‧제철소장‧부회장에 이메일 보냈지만 답 없었다

지난해 이어 올해도, 잇따른 성추문 속 윤리경영 실종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20대 여직원이 같은 부서 남성 직원들로부터 지속적인 성추행과 성폭력을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포스코에서는 급히 사과문을 발표하는 등 사태진화에 나섰지만, 사건을 인지한 이후에도 사측이 미온적 태도를 보였을 뿐만 아니라 부서장‧제철소장‧부회장에게까지 피해를 호소하는 이메일을 보냈으나 답장이 없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성추문이 불거지면서 윤리경영을 앞세웠던 포스코의 진정성 마저 의심받는 모양새다.

 

 

경북 포항 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포스코에 근무하는 여직원 A씨가 같은 부서에 근무하는 직원들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며 지난 12일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해당 여직원은 가해자와 나눈 카톡 대화내용까지 공개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피해자의 증언에 따르면, 해당 부서 내 유일한 여직원이었던 여직원 A씨는 사무실에서 상습적으로 성희롱‧외모평가를 당했을 뿐만 아니라 가해자인 직장상사가 회식 때 격려하는 발언을 하면서 허벅지를 만지는 등 수시로 성추행을 당했다. 

 

노래방에 가게 되면 끌어안고 몸을 밀착시키는 등의 성추행도 서슴없이 벌어졌으며, 지난달 29일에는 같은 건물에 사는 직장상사 B씨가 피해자의 집으로 강제로 찾아와 ‘자고 가겠다’고 우긴 뒤 집에 들어가는 순간 돌변해 피해자를 상대로 유사강간 행위를 했다. 

 

피해자의 일기장에는 “머리가 복잡하고 정신병에 걸린 것 같다. 난 힘들면 말을 해서 푸는 사람인데 건강도 웃음도 다 잃어버린 것 같다”, “이럴거면 차라리 죽는게 더 마음이 편하지 않을까”라는 글이 담겨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은 그런 적이 없다며 부인하고 있지만, 다른 직원들로부터 ‘성추행을 목격했다’는 목적 증언까지 나왔다. 

 

한 동료직원은 “옆자리에 앉으라고 해서 상습적으로 허벅지를 만졌다”, “성희롱적인 발언을 많이 했다”, “노래방 가서 좀 심하게 부비부비하고 그랬다”고 증언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사측인 포스코의 대응방식이다. 보다 못한 동료직원이 부서장, 제철소장, 포스코 부회장에게까지 이메일을 보내 해당 여성 직원이 고통받고 있음을 알렸지만 답변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사측이 피해사실을 인지하고 가해직원에 대한 자체조사까지 진행했음에도 2주 가까이 같은 건물에 있는 A씨와 B씨 사택을 분리하지 않아 미온적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포스코 김학동 대표이사(부회장)은 23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피해직원에게 사과했다. 

 

김 대표는 “최근 사내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성윤리 위반 사건에 대해 피해직원 및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리며 회사는 엄중하게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피해직원이 조속히 회복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회사가 할 수 있는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조사에 성실히 협조하는 한편, 자체적으로도 관련자들을 철저히 조사해 엄중히 문책하고 관리자들에게도 무거운 책임을 물어 피해 직원의 억울함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동안 포스코는 2003년 윤리경영 선포 이후 사내 윤리경영 캠페인과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 시행 등을 이어왔다. 하지만 이번 여직원 성추행에 이어 지난해 동성직원 간 성추행까지 계속되는 성추문으로 윤리경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측에서는 재발방지를 약속하며 외부 전문가 초빙 및 전 임직원 대상 집합교육 실시 등을 해결방안으로 꺼내들었지만, 이러한 사측의 노력이 얼마나 효과를 나타낼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팽배한 모양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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