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건너가는 야권 ‘후보단일화’ 안철수의 선택은

최병국 기자 | 기사입력 2022/01/28 [15:55]

물 건너가는 야권 ‘후보단일화’ 안철수의 선택은

최병국 기자 | 입력 : 2022/01/28 [15:55]

남긴 대선기간 동안 야권후보(윤석열, 안철수)의 후보단일화가 판세를 결정지을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물리적(시간)으로 보면 불가능에 가까워지고 있다. 남은 길은 안철수 후보의 (자진) 사퇴뿐이다. 종착지에서 key 맨 안철수 후보는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퇴출을 우려해 결국 독배(사퇴)의 잔을 들까

 

지난해 10월 10일 민주당 이재명 후보선출, 같은 12일 정의당 심상정 후보선출, 11월 1일 국민의 당 안철수 출마선언, 같은 달 5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선출 이래 여론(지지율)이 수차에 걸쳐 금심하게 요동(변동)쳤다. 현재는 이재명, 윤석열 후보가 동률을 이루고 있고, 여기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10% 내외의 지지율로 존재의 의의를 과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나타난 여러 여론조사기관의 양자대결(이재명-윤석열, 이재명-안철수)과 다자대결(이재명-윤석열-안철수-심상정) 가상 조사 결과(지지율)를 개괄하면, 양자는 대체로 야권단일후보의 우위로 나타났고, 다자대결은 이재명과 윤석열의 혼전양상으로 나타나거나 일부 여론조사기관은 다자대결에서도 윤석열의 우위가 나타나기도 했다.

 

이번처럼 유례없는 대선일 경우 막판 표가 응집(보수-진보진영 총력결집)될 것이라는 점은 자명하다. 그러므로 다자대결로 윤석열과 안철수 후보지지 세력들인 범 보수진영 표가 분산될 경우 이재명 후보의 승리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야 함이 현실적이다.

 

▲ 지난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2 재경대구경북인 신년교례회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나란히 인사하는 모습 / 사진=국민의힘

 

그렇다면 보수(야권)진영의 승리를 담보해 줄 방안은 야권후보단일화(윤석열)가 유일한 방안이다. 그렇지만 현재 진행상황으로 보아 야권후보 단일화는 녹록치 않다. 우선 안철수 후보의 완주의지가 강하고, 윤석열 후보 측근 상당수가 다자대결에서도 이길 수 있다고 (정세)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단일화를 하기 위해서는 협의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시간상으로 보아 후보등록일(2.13∼14)까지 협의과정(단일화 문항 등)을 거쳐 단일화를 성사시키기에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나 향후 (보수)언론이나 보수진영의 지도자급 인사들을 중심으로 단일화 압력이 거세어질 것이고, 윤석열 및 안철수 후보는 마지막 선택의 골목에 내몰릴 것이다. 이런 과정에 윤석열-안철수의 공동정부 구성 등 백가쟁명식의 단일화 방안들이 만발할 수 있을 것이나, 모두 현실성이 결여된 희망에 불과한 정치적 수사(修辭)일 뿐이다.

 

물리적(시간)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단일화의 유일한 방안은 안철수 후보의 (자진)사퇴뿐이다. 안철수 후보는 2012년 12월 제18대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지루한 단일화 협상을 벌이다 타결되지 못한 바람에 후보 등록 직전인 그해 11월 23일 문재인 후보의 지지를 당부하면서 자진사퇴했다. 현재 야권상황이 그때 상황과 매우 흡사하다. 시간이 흘러갈수록 안철수 사퇴여론은 높아질 것이다.

 

어쨌든 시간은 윤석열 편이고, 선택은 안철수가 해야 한다. 안철수 후보는 2011년 10월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박원순에게 후보직 양보 및 2012년 11월 문재인에게 대선후보직 사퇴 등 중요 고비마다 양보 및 사퇴 등을 하는 바람에 ‘철수(撤收)정치’의 닉네임을 되었다. 특히 이번 대선은 전쟁과도 같은 초 접전상황이며, 이런 상황에서 원하였든 원하지 않았든 그는 대선의 승패를 결정하는 Key맨이 되어버렸다.

 

Key맨 안철수 후보. 그에겐 2002년 12월 제16대 대선을 앞두고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가 극적 단일화 드라마(연론조사)를 펼칠 때와 같은 최소한의 시간조차 남아 있지 않다. 더욱이 탄핵정변 속에 승패가 결정된 상황에서 치러진 지난 19대 대선과 같은 상황(의미 없는 완주)도 아니다. 승패가 그에게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격렬한 상황이다. 완주냐! 자진사퇴냐! 양단의 길에서 선택해야 한다. 그는 향후 보름동안 너무나 힘든 자기와의 싸움을 해야 한다.

 

완주로 인해 이재명 후보가 승리할 시 정권교체실패의 모든 책임을 뒤집어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완주하여 정권교체에 실패하였지만 찬란히 부활한 김대중, 김영삼 같은 비중 있는 정치인도 아니다. 정권교체 여론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완주로 인한 야권으로의 정권교체 실패는 정치권 퇴출로 연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렇다고 아무런 담보도 없는 상황에서 (자진)사퇴는 ‘철수(撤收)정치’의 닉네임을 완전히 고착화 시키면서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안철수가 정치권에서 발붙일 수 없도록 끝까지 심술(?) 부릴 것이 농후하고, 일시 호의적 관계였던 이준석대표까지 ‘안 후보가 사퇴할 것이다’는 식의 조롱조(?) 언사를 수시로 내뱉고 있다. 그야말로 주변 상황이 사퇴를 하려해도 할 수도 없을 정도로 척박하다.

 

권은희 의원 등 분신과도 같은 안철수의 사람들은 끝까지 가야 한다면서 그의 전의를 독려하고 있다. 어쨌든 현재까지는 전의를 불태우고 있지만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어떻게 변할지 모르며, 모든 것은 그의 마음에 달려 있다. 사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또다시 정치적 독배(사퇴)를 마실 것인가? 이번 대선의 최종 화두다.

 

문화저널21 최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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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무명 2022/01/28 [20:21] 수정 | 삭제
  • 거지 같은 글을 길게도 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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