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의 땅 놀음 ‘신혼절망타운’

최재원 기자 | 기사입력 2022/01/24 [22:33]

공기업의 땅 놀음 ‘신혼절망타운’

최재원 기자 | 입력 : 2022/01/24 [22:33]

SH공사 분양원가 수익 살펴보니,

송파오금1, 2단지 3.3㎡ 당 1,075만원

공기업, 무주택 서민 상대로 땅장사

 

신혼에 희망을 가져다준다는 공공주택 ‘신혼희망타운’이 알고 나니 바가지에 폭리까지 공기업과 건설사의 배를 채우는 사업이었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직접적인 것은 아니지만 SH공사가 서울 송파 오금 등의 원가를 공개하면서 신혼희망타운 등의 사업에서 과도한 이익을 챙겼다는 점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최근 SH공사는 지난 12월에 이어 두 번재로 SH 아파트의 분양원가와 수익을 공개했다. 평당(3.3㎡) 분양원가는 송파오금1,2단지 1,075만원, 구리항동 2.3단지 1,010만원으로 나타났다. 

 

▲ 자료=SH공사

 

SH자료에 따르면 정부 의지만 있으면 서울에 평당 1000만원대 아파트 공급이 불가능한 점이 아니라는 사실이 공개된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서초 내곡동 땅 수용가는 평당 270만원, 과천지식정보타운도 수용가는 평당 254만원이다. LH 사전청약 경기도 신도시도 상당수가 100~300만원 정도다. 

 

택지 수용 후 조성공사 등을 거쳐 산출한 조성원가에 건축원가를 더하면 지금처럼 비싼 분양가가 책정될 수 없다는 것이 일반론이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공기업조차 분양원가가 아닌 주변시세를 고려해 분양가를 책정하며 부당이득을 취해온 것이 사실로 드러난 꼴이다.

 

공공주택 아파트는 모두 주택법에 따라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수익을 남길 수 있었던 이유는 허술한 분양가상한제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 LH 위례·수서 신혼희망타운 추정 분양수익 / 자료=경실련

 

분양가상한제 아파트 분양가는 택지비와 건축비의 합계를 적용하는 것인데, 경실련이 계산한 바에 따르면 오금2단지 분양가는 택지비 평당 532만원 오금지구 택지조성원가 택지평당 1,125만원, 이자비용등 10%, 용적률 211%를 적용하면 아파트 평당 532만원과 기본형건축비 평당 598만원 오금2지구 분양시점인 2017년 6월 기준 국토부 고시 기본형건축비는 평당 598만원의 합인 평당 1,100만원 정도에 공급됐어야 했다. 

 

SH가 공개한 분양원가도 평당 1,074만원이다. 그러나 SH공사는 2017년 분양 당시 택지비 1,010만원, 건축비 670만원, 분양가 1,680만원으로 분양가를 공개했다. 분양원가보다 높아질 수 있었던 이유는 택지비는 조성원가가 아닌 주변시세를 고려한 감정가를 적용하고, 건축비는 기본형건축비외 가산비용을 더해 산출하도록 법이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택지비, 건축비가 실제 투입원가보다 부풀려지면서 이윤은 축소됐다. 입주자모집 시 SH공사사 공개한 분양가항목에 따르면 일반관리비를 포함한 이윤 분양가 공개항목 중 ‘그 밖의 공사비“에 해당하며, 일반관리비와 이윤의 합은 평당 19만5천원이다. 

 

 

분양가상한제 제도 개선 목소리↑

”택지비 감정가 아닌 조성원가로 계산해야“

사전청약 분양가도 이대로라면 ’바가지‘

 

하지만 이번에 공개한 수익은 평당 606만원으로 입주자모집 때 공개한 일반관리비와 이윤을 더한 금액의 30배나 된다. 원가는 부풀려지고 이윤은 축소 신고된 것이다.

 

따라서 분양가상한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꾸준히 부동산 공급가액에 문제를 제기해오던 경실련은 “공기업 공공주택의 택지비는 감정가 아닌 택지조성원가 기준으로 책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건축비도 기본형건축비에 대해서는 SH, LH 등이 실적공사비를 투명하게 공개하여 산정하되 가산비는 무분별하게 악용되지 않도록 상한액을 명시해야 하며, 이윤도 시행사(공기업) 이윤으로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이익률을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에 공개한 오금지구는 송파구에 있어 LH가 분양한 위례, 수서 지구와 입지가 비슷하고, 분양시기도 2017년 6월로 위례(2018.12), 수서(2019.12)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실제 LH가 공개한 건축비는 위례 평당 792만원, 수서 평당 626만원으로 오히려 1년 늦게 분양한 수서가 166만원 낮다. SH가 공개한 2018년 9월 분양 항동3단지 건축원가는 평당 598만원으로 더 낮다.

 

이에 오금2 분양원가를 기준으로 위례와 수서 분양원가를 추정하고 수익을 분석해보면, 택지비는 지구별 택지조성원가와 금융비용 등 10%의 합이고, 건축비는 오금2 건축원가(평당 542만원) 등을 고려하여 평당 600만원을 적용, 분양원가를 추정한 결과 위례는 평당 1,248만원. 수서 1,272만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분양가는 위례 1,787만원, 수서 2,154만원으로 분양원가보다 매우 비쌌다. 위례는 건축비(평당 792만원)조차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에 적용되는 법정건축비(평당 627만원)보다 높았다. 2개 단지 분양원가와의 차액은 1,242억으로 추정된다. 세대당 평균 1.7억(위례 1.3억, 수서 2.1억)으로 수익률은 37%나 된다.

 

▲ LH 사전청약 4차(신혼희망타운) 거품 추정 / 자료=경실련

 

LH의 사전청약 분양가도 부풀려져 있다는 지적이다. LH는 지난 12월 29일 사전청약 4차 13,552세대(공공분양 6,400세대, 신혼희망타운 7,152세대)의 입주자모집을 시작했다. 이중 신혼희망타운 11개 지구의 분양가는 평당 1,270(부천대장) ~ 2,880(서울대방)만원이며, 평균 1,671만원이이다. 대부분이 경기도 위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SH가 공개한 서울 공공주택 분양원가보다 높아 막대한 부당이득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SH 공개원가와 동일하게 각 지구별 택지조성원가를 조사하여 아파트평당 토지비를 산출하고, 건축비는 평당 600만원을 적용할 경우 분양원가는 평균 평당 1,164만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SH가 공개한 오금2 1,074만원, 항동2 1,045만원과 비슷하다.

 

하지만 사전청약 모두 분양원가보다 비싸게 책정했다는 지적이다. 경실련은 “건축비 평당 600만원을 더한 분양원가는 1,422만원이지만 분양가는 2,278만원으로 책정, 평당 856만원, 1,527억의 거품이 예상되고 수익률은 38%나 된다”고 설명했다.

 

▲ 전현직 임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투기 의혹과 관련해 LH가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LH)

 

이 계산대로라면 세대당 무려 2.1억이나 부풀려진 꼴이다. 이 밖에 여타 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더군다나 사전청약 공고에는 본청약시 분양가 상승 가능성을 예고하는 문구도 있어 수익률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를 가장 강하게 제기한 경실련은 “공기업이 건설사와 계약한 건설원가와 택지조성원가 등이 투명하게 공개되면 더욱 거품분양, 바가지분양이 어려워져 건설업계의 부당이득은 줄어들고 서민들의 내집마련도 가능해질 수 있다”면서 “공기업은 투명한 원가공개를 통해 회계투명성과 건전성이 높아지고 민간건설사의 묻지마식 건축비 거품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앙공기업인 LH 공사는 더 이상 원가공개를 거부하며 바가지 분양으로 부당이득을 취하려 하지 말고 원가내역과 수익을 투명하게 공개, 국민을 위한 주택공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저널21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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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h반대 2022/02/04 [13:12] 수정 | 삭제
  • 니네가 그렇지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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