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으로 끝난 윤석열의 선대위

강도훈 기자 | 기사입력 2022/01/05 [09:49]

파국으로 끝난 윤석열의 선대위

강도훈 기자 | 입력 : 2022/01/05 [09:49]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를 둘러싼 선거대책위원회가 결국 파행됐다.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지난 4일 선거대책위원회를 전면 재편하면서 총괄선대위원장인 김종인 위원장을 배제키로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공동선대위원장 체제를 완전 해산하고 직접 지휘가 가능한 실무 중심의 선대본부를 구성해 끌고 나가기로 한 것이다.

 

애초 윤 후보는 총괄선대위원장직을 폐지하고 선대본부장직을 김 위원장에게 맡기는 등의 다른 안도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김종인 위원장의 카드를 버리는 쪽으로 결정한 것이다.

 

사실 윤 후보의 이러한 결정은 예견된 절차였다. 평생 검찰조직에 몸담으면서 자존심 강한 윤 후보가 선대위 조직에 휘둘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일각에서는 ‘꼭두각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판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김종인 위원장이 윤 후보에 대해 선대위 내 담당자들이 작성해 준 메시지에 이따금 자기 생각을 더한 탓에, 말실수가 나온 것이라고 말하는 등 윤 후보의 심기를 강하게 건드렸다.

 

여기에 앞서 갈등을 겪었던 이준석 대표의 선대위 이탈과 발언까지 겹치며 ‘선대위 전면 재편’ 카드가 새로운 권력 싸움으로 번졌다. 선대위 파행은 결국 차기 국민의힘 권력을 쥔 세력간의 싸움으로 번졌다.

 

장기적으로는 대통령 선거를 떠나 지방선거에까지 당내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싸움이 되는 만큼 윤 후보의 결단이나 추후 선거의 결과가 당내 권력 재편의 새로운 모멘텀이 될 전망이다.

 

  © 문화저널21 DB


보수당의 젊은 피, 외부인사, 말 못 하는 대권후보

 

정치 입문 6개월 차의 윤석열 후보는 외부로부터 ‘정치적 소신 없는’, ‘말 못 하는’ 후보로 당내에서도 특정 계층을 제외한 대내외적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이라는 이름이 가진 정치적 소신도 제대로 알려져있지 않다. 입당 시기나 정치적 행보의 기간이 너무 짧다.

 

이준석 당 대표는 오랜 정치적 입지와 소신을 갖추고 있지만 나이가 어리다는 점이 문제다. 정당에서 나이는 중요하지 않지만, 보수적 색채를 지닌 국민의힘에서는 젊은 층에 대한 포용력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실제로 최근 윤핵관으로 일컬어지는 인사와 언쟁을 벌인 것도 이런 배경이 한몫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역시 당내 입지가 수월하지는 않다. 외부인사인데다 비대위원장 시절 박근혜 씨의 탄핵과 관련해 사과를 강행하는 등 당내 강경파에게는 불편한 인물이라는 평이다.

 

이준석 당 대표와 윤석열 후보의 싸움이 먼저였다. 이 대표는 윤 후보가 대권주자로 나서면서부터 끊임없이 주도권싸움을 벌여왔다. 특히 윤 후보 주변 인사들에 대해서는 ‘윤핵관’, ‘파리떼’, ‘하이에나’ 등의 과격한 단어에 빗대며 날 선 반응을 보이며 갈등을 지속해왔다.

 

최근 발생한 선대위 해체 사태 중에는 윤석열 후보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겨냥해 ‘쿠데타’라며 분노했다는 취지의 언론 보도가 나오자 “놀라운 발언”이라며 “전권을 가진 총괄선대위원장이 하는 행동이 쿠데타라는 인식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윤 후보측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내놨다.

 

그러자 윤석열 후보의 측근이라 할 수 있는 김경진 상임 공보특보단장이 이준석 당 대표가 직을 내려놓는 게 맞다는 뉘앙스의 발언으로 응수를 했다. 김용남 선대위 상임공보특보 역시 이준석 대표를 ‘계륵’이라고 표현하는 등 ‘이준석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했다.

 

김 특보는 이날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후보 잘못도 일부 있겠지만 후보를 제외하고 갈등의 가장 큰 원인 제공자는 이준석 대표”라며 “당 대표로서 후보의 당선을 과연 바라는 것이 맞는가 하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을 정도의 언행이 이어졌지 않나”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김종인 총괄위원장은 선대위의 전면 쇄신과 원내지도부 총사퇴라는 강수에도 ‘4~5일 중 선대위 개편안을 결정해야 한다“면서 윤 후보의 결단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윤 후보를 무시하는 듯한 인상을 계속해서 심어주고 있다. 실제로 선대위 지도부 전면 사퇴는 윤석열 후보와 상의 없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에 대한 ’연기‘, ’대본‘ 발언도 윤 후보의 심기를 건드렸다.

 

한편, 김종인 위원장은 윤석열 대선 후보가 선대위 개편에서 김 위원장을 배제키로 결심을 굳혔다는 보도에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선대위 개편을 대통령 당선을 위해 하자는 것인데, 쿠데타니 상왕이니 이딴 소리를 하고, 뜻이 안 맞으면 헤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저널21 강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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