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계석 리뷰] 비운의 천재화가 이중섭 오페라로 환생하다

국민오페라로서의 가능성 보였다

탁계석 | 기사입력 2021/10/14 [17:08]

[탁계석 리뷰] 비운의 천재화가 이중섭 오페라로 환생하다

국민오페라로서의 가능성 보였다

탁계석 | 입력 : 2021/10/14 [17:08]

오페라 제작은 어렵다. 특히 일회성을 넘어 지속성을 갖는 것은 뚜렷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지난 10월 1일~2일, 서귀포 예술의 전당 대극장 무대에 오른 2021 ‘창작 오페라 이중섭’은 드물게 보는 제작 과정을 겪으며 높은 완성도를 보여 준 작품이다.

 

▲ K-Classic 제공

 

초연 때에 대본을 심사했던 필자로서는 감회가 남달랐다. 관악 버전으로 시작한 오페라가 지난 5년 간 계속적으로 수정, 보완을 거치면서 쉽게 보는 오페라의 한 전형을 보는 듯했다. 스토리도 새삼 설명이 없이도 관객의 가슴을 울리는 작품이란 게 중요하다, 이걸 잘 살리면 국민 오페라가 되는 것인데 평자(評者)는 그 가능성을 엿보았다.

 

그러니까 비운(悲運)의 천재 화가 이중섭은 마치 ‘라보엠’처럼 예술가의 내면과 생활이 고스란히 녹아 있지 않은가. 시대는 변했어도 변하지 않는 그지없이 순수한 예술가의 고집과 집념, 좌절과 고통, 저항, 편견과 병마와 싸우는 처절함에서 오늘에 그대로 관통한다.

 

미디어와  제작 기법 개발해 롱런 오페라로 

 

다른 하나는 이중섭 작품 감상이다. 영상이 발달한 오늘날 이중섭의 여러 작품들을 스크린으로라도 보는 것은 미술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이는 자연관광의 제주에 이같은 예술혼이 있음을 알리는 것이다. 마치 고갱 하면 타이티 섬을 떠 올리는 듯 이중섭과 제주 브랜드를 하나로 묶는 전략이다, 스토리 자체가 예술이요, 작품이며, 현재 그림이 살아 있기에 세계인들과의 소통이 원활 할 수 있다. 제주를 보러오기 보다 이중섭을 보러 온다고 할 만큼 띄워야 한다. 때문에 이 참에 200~300석 규모의 전용극장을 만들었으면 한다. 일자리 창출도 되고, 전국의 성악인들이 한 번씩 공연을 하면서 민들레 꽃씨처럼 작품이 날아 다닌다면 그 효과가가 어마할 것이다. 

 

제주와 이중섭 그리고 아트섬의 통합적 이미지 구축해야  

 작품이 좋으면 기량의 성악가들 너무 풍부한 성악계  


작품은 이태리 풍의 아리아, 중창, 합창이 균형 있게 잘 배치되었다. 성악 어법도 자연스럽고, 대본 구성이 내면 갈등. 가족애, 그리움, 미사코와의 사랑, 미술전시의 파티 장면 같은 분위기. 처가와의 갈등을 캐릭터 있게 잘 그려냈다., 막이 열리면서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를 연상케 하는 화사한 풍경은 제주의 분위기를 묘사한 것이다. 

 

 

전체적으로 서정성과 멜로디가 잘 표출되어 감성에 젖어들게 한다. 성악가의 개별 기량을 여기선 논하지 않겠으나 좀 더 예산을 투입하면 이 작품은 뻗어 갈 수 있다. 단지 오케스트라에서 목관, 현악기의 결핍이 보인다. 부드러운 사운드로 더 섬세하게 표현이 살아 났으면 한다. 

 

오페라는 모든 이들의 땀으로 만들어진다. 우리 모두가 떠난 후에도 오직 ‘작품’만 남는다. 이중섭이 그랬던 것처럼 이 오페라가 상설극장에 안착될 수는 없을까. 그러니까 제주를 베이스캠프로 하여 전국의 학교순회, 260개가 넘는 문예회관을 방방곡곡 투어하려면 도나 시의 의지가 분명해야 한다. 그리하여 이중섭으로 한국 오페라가 대중화되었다는 평가를 받으면 좋겠다.

 

이만한 국민적 인지도가 있으면서 볼거리가 되는  소재를 찾기도 쉽지 않다. 역사 영웅물은 이 보다는 설득력이 떨어지지 않겠는가. 관광과 연계하여 새로운 융합 기술로  중,저가(低價) 보급형 오페라도 가능할 것이다. 이번 무대에 열정을 바친 이들을 기억하기 위해 출연진과 연출 , 지휘, 스텝, 기술, 무대의  명단을 남긴다. 

 


△총감독 한웅 △작곡 현석주 △대본·연출 김숙영 △지휘 이동호 최상윤 △이중섭 김동원 이재욱 △마사코(남덕) 김유성 정혜민 △구상 김승철 임희성 △광림 김원 정호진 △이중섭 오능희 △마사코母 신숙경 △태응 전성민 △한국 최재호 △고석 김홍주 △영진 오인재 △경찰관 이상운 △평택 한소영 △태현 이예령 △태성 최수아 △제주특별자치도립 서귀포관악단 △제주특별자치도립 서귀포합창단 △서귀포소년소녀콰이어 빛무용단

 

△협력연출 이효석 △무대 디자인 김현정 심준석 김경태 △영상 우기하 △의상 박선미 김현지 배진희 김명준 김창근 △분장 자미한뷰티 김지혜 이슬 최은영 이경화 △음향 박기만 △무대감독 박종훈 △무대조감독 임찬울 △무대진행 최소영 전석훈 △조연출 박다희 안희준 △소품 양청휘 △무대제작소 온스테이지 △편곡 이승후 △연습지휘 김동원 현석주 박문향 △연습지휘·자막 오세용 △피아노 양선아 이슬 조은희 △기획·운영 강창입 김대훈 김승철 △홍보·마케팅 이은경.

 

탁계석 예술비평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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