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대 한국과 일본의 일상 ‘그들이 있던 시간’展

최재원 기자 | 기사입력 2021/05/14 [16:27]

50년대 한국과 일본의 일상 ‘그들이 있던 시간’展

최재원 기자 | 입력 : 2021/05/14 [16:27]

▲ 왼쪽사진 #01 ©이노우에 코지_일본 후쿠오카 Fukuoka, Japan 1957_이노우에 코지 갤러리 제공 / #02 ©한영수 _서울 명동 Myeongdong, Seoul, Korea 1960_한영수문화재단 제공


1950년대 한국과 일본, 전쟁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사람들이 다시 일어나 일상을 꾸리고 도시는 상처를 회복하기 위한 활피가 돈다. 당시 한국의 서울과 일본의 후쿠오카, 두 도시에서 당시의 모습들을 선연하면서도 아련한 흑백사진으로 남긴 사진가가 있다.

 

한국의 사진가 한영수와 일본의 사진가 이노우에 코지다. 두 작가의 작품을 뒤섞어 놓으면 어느 것이 누구의 사진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사진의 배경과 인물들의 분위기, 구도와 그 안의 서정이 신기할 정도로 닮았다.

 

작고한 사진가 이노우에 코지의 아들인 이노우에 하지메 씨는 2008년 한국의 대구사진비엔날레를 관람차 방문했다가 사진가 한영수의 사진을 처음 본다. ‘마치 아버지의 사진을 보는 것 같았다’고 술회한 그날의 감동을 안고 돌아간 하지메 씨는 아버지 이노우에 코지의 사진집을 한영수의 딸 한선정(한영수문화재단 대표)에게 선물로 우송한다. 

 

▲ 왼쪽사진 #05 ©이노우에 코지_일본 후쿠오카 Fukuoka, Japan 1958_이노우에 코지 갤러리 제공 / #06 ©한영수_서울 퇴계로 Toegye-ro, Seoul, Korea 1956-1963_한영수문화재단 제공

왼쪽사진 #07 ©이노우에 코지_일본 후쿠오카 Fukuoka, Japan 1956_이노우에 코지 갤러리 제공 / #08 ©한영수 _서울 남대문 Namdaemun, Seoul, Korea 1956-1963_한영수문화재단 제공

 

이를 계기로 두 사진가 2세들 사이에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교류가 시작되었고, 살아생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이 두 사진가는 사후에, 자신들이 살아서 활동하던 시기로부터 70여년 만에 조우한다.

 

한영수는 “전후의 50년대는 전쟁이 남긴 여러 형태의 후유증에 시달리는 속에서도 그런대로 모든 것들은 회복기에 접어들었다. 도시에서 농촌에서 시장에서, 또 어린이들의 초롱한 눈망울 속에서 잊어버렸던 희망과 웃음을 찾을 수 있었고, 잠시 잃었던 인간성도 회복해 가고 있었다”라고 회고한 바 있다. 

 

한국에서 한영수가 그런 서울의 모습을 사진에 담고 있을 때, 이웃한 일본의 후쿠오카에서는 한영수보다 10여 년 앞서 태어나고 활동한 사진가 이노우에 코지가 역시 전후 일본의 도심과 그 속의 일상을 사진에 담고 있었다. 

 

장난치며 뛰노는 아이들과 건강한 일상을 꾸려가는 가족, 세련미 넘치는 여인, 생동감 넘치는 시장, 도심의 모습 등 두 사진가의 사진 속에 담긴 인물들은 1950년대 60년대 어려웠던 시절이었음에도 하나같이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 시절에만 느낄 수 있는 시대적 특징들이 잘 드러나 있어서 자료적으로도 귀중한 아카이브인 두 사진가의 사진들은 서로 공간적 배경은 다르지만 ‘어두운 시절’ 속에서도 환하게 ‘빛나는 미소들’을 담아냈다는 측면에서, 또한 조형미와 자연스러움을 추구한 사진적 접근방식에서 신기하다 싶을 정도로 닮아있다. 또한 두 작가 모두 뒤늦게 해외에 알려졌고 세계적인 사진축제(프랑스 아를 국제사진축제)에서 초대전이 열릴 정도로 주목받게 되었다는 공통분모를 지녔으며, 당시 ‘사진의 변방’으로 취급되었던 아시아에도 세계적인 사진의 흐름과 함께 호흡하는 사진가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증거한다. 

 

이것이 생전에는 서로 만난 적이 없는 한국과 일본의 두 사진가를 70년이 지난 2021년에 조우케 해, 그 작품들을 나란히 전시로서 세상에 선보이는 이유다.

 

이 두 인물 한영수와 이노우에 코지의 2인전이 열린다. 한영수문화재단이 큐레이팅하고 류가헌 갤러리, 한영수문화재단, 이노우에 코지 갤러리가 공동 기획한 전시는 ‘그들이 있던 시간 The Times They Are 彼らがいた時’라는 타이틀로 서울 청운동 류가헌에서 열린다. 전시는 6월 15일부터 7월 25일까지.

 

문화저널21 최재원 기자 cjk@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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