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최치원 ⑤] 제4권 하늘의 비밀

최병국 기자 | 기사입력 2021/04/23 [10:13]

[소설 최치원 ⑤] 제4권 하늘의 비밀

최병국 기자 | 입력 : 2021/04/23 [10:13]

[편집자 주] 지난 2월 최치원 장편소설 5권이 발간되어 화제다. 소설 최치원은 30년 연구를 바탕으로 한 최진호 작가의 상상력과 뛰어난 문장력 등으로 그 시대 상황을 실제 상황처럼 생동감 있게 묘사함으로서 긴장감 속에 단숨에 읽혀지게 만들고 있다. 또한 책 곳곳에 방랑 식객 임지호 화백이 뿜어내는 최치원 정신을 형상화한 그림 삽입으로 묘미와 영감을 더해주고 있다. 최치원의 평화, 애민, 개혁사상은 현세에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이 책이 최치원 알리기의 등불이 되길 기대하면서, 본지는 6회에 걸쳐 책의 주요내용들을 소개한다.

 

고운 최치원 선생 후손이 펼쳐낸 전무후무 장편소설

 

▲ 소설 최치원 제4권 - 하늘의 비밀


소설 최치원 제4권 - 하늘의 비밀

 

차례

 

대숭복사비

여왕의 눈물

예의 고장 태산군(현 정읍시)

액운

충서의 고을 부성군(현 서산시)

소림사의 무영검

시무십조時務十條

백성 위한 대관림大館林(현 함양군)

이별과 해후

해인사 가는 길

해인사 마애불

여왕의 죽음

새로운 길

하늘의 비밀

 

책 속에서…

 

토함산 기슭에는 왕실의 모든 고관들, 서라벌에 들어와 있던 외국 사신들. 동시와 남시 그리고 서시에서 큰 장사를 하는 모든 장사꾼들, 그리고 개운포와 감포 일대에서 장사를 하는 왜인들, 노인들과 젊은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지팡이에 의지하여 가파른 길을 오르던 노인들은 낯모르는 젊은이들이 웃으며 달려와 등을 내미는 바람에 덩실덩실 춤까지 추었다. “아이고 내 생전에 이렇게 잘 생긴 젊은이가 씩씩하게 업어 주는 일도 처음이네. 우리 아들은 농사짓느라 힘들어 허리도 못 펴고 손자들은 어린데, 아니고 어디서 온 젊은이신가?” 한 노인이 예상치 못한 호강에 즐거워했다. “남산 기슭에서 훈련을 하는 화랑이옵니다.”(14p)

 

대저 도(道)는 사람으로부터 멀리 있지 않고, 사람은 나라에 따라서 차이가 없다. (道不遠人 人無異國) 이런 까닭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불법(佛法)이나 유학(儒學)을 배우는 것은 필연적이다. 서쪽으로 큰 바다를 건너 통역을 거듭해 가며 학문에 종사할 적에, 목숨을 걸고 통나무배에 맡기면서도 마음은 보주(寶洲, 西國)에 달려 있다. 빈 채로 갔다가 가득 채워 돌아왔고, 험난한 일을 먼저하고 얻은 바를 뒤로 하였으니, 역시 보옥(寶玉)을 캐는 자가 곤륜산(崑崙山)의 높음을 꺼리지 않고,  진주를 찾는 자가 검은 용이 사는 바닷물 속의 깊음을 피하지 않는 것과 같았다. (66p)

 

▲ 최치원이 남긴 쌍계사진감선사대공렵탑비문(최치원 제4권 67p)

 

서라벌 외곽에 ‘지은’이라고 하는 처자가 살고 있었는데, 그녀는 앞을 보지 못하는 어미니를 봉양하고 있었다. 낮에는 장군의 집에 가서 빨래를 해 주고 방아를 찧어주며 쌀을 얻어와 어머니와 함께 끼니를 겨우 해결했다. 그러던 어느날 장군의 비복에게 겁탈을 당하게 되었다. 그녀는 너무나 슬퍼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고갯마루에서 목을 매려 했다, 때마침 훈련을 마치고 돌아가던 효종랑이라는 화랑이 그 모습을 발견하여 그녀는 겨우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낭자, 어찌하여 이처럼 젊은 나이에 그리 흉한 짓을 도모하고 있소?” “부끄럽습니다. 이대로 죽게 해 주소서.” (94p)

 

학문이라는 것은 익히고 또 익혀 축적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또한 어느 누구와의 약속들은 반드시 행동으로 실천해야 된다는 심법개혁 및 풍류지도 팔훈을 말했다. 그 풍류지도 심법개혁 실천방편으로 ‘머리’에는 뜨거운 열정으로 도전하는 ‘창의’가 있는 것이 첫째이다. ‘이마’에는 남을 존경하고 배려하며 나를 낮추는 ‘예절’이 있는 것이 둘째이다. ‘귀’에는 남의 말을 지혜롭게 경청하는 마음의 ‘소통’이 있는 것이 셋째이다. ‘눈’에는 즐거운 마음속에서 아름다운 ‘미소’가 있는 것이 넷째이다. (105p)

 

그 중에서도 최치원이 주목한 것은 그 절의 입구에 있는 마애여래삼존상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골짜기 안에 그런 마애불이 숨겨져 있다는 것조차 알지 못하고 있었다. 치원은 손수 물걸레를 들고 그 마애불을 닦았고, 부임 첫 행사로 그 마애불 아래에서 법회를 열었다. 삼존마애불상 한가운데 여려 입상이 있고, 오른편에 보살 입상이 있고, 왼편에 반가사유상이 아로 새겨져 있었다. 여래 입상은 풍만한 얼굴에 은행 같은 눈, 둥굴고 긴 눈썹, 얕고 넓은 코를 하고 있으며, 온화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가사가 발등까지 덮였는데. 발밑에는 연꽃이 아로새겨져 있었다. 보살 입상은 머리에 산 모양의 관을 썼고. 윗몸은 벗었으며 두 손을 앞에 모아 구슬을 잡고 있었다. (143p) 

 

보리는 치원의 칼에 베어 어깨를 많이 다친 것처럼 힘겨워하며 계곡 아래로 내려왔다. “오늘은 내가 패했으니 이만 물러가자.” 보리가 패배를 선언하자 부하 장수와 병사들이 어깨가 축 처진 채 발길을 돌려 바람처럼 사라졌다. 그러게 보리를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적고적 병사들을 바라보며 치원은 가슴이 아렸다. 치원은 보리가 남기고 간 마지막 말 한마디를 머릿속으로 되뇌었다. 아직도 변함없는 보리의 진심어린 따뜻한 손길이 자신을 감싸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당나라로 가는 먼 길이 그리 길게만 여겨지지 않았다. 치원은 시야에서 멀리 사라져가는 보리를 향해 가만히 고개를 숙였다. (157p)

 

사법관리들의 부정부패로 인하여 사법정의가 왜곡되면 국민정신이 반국가주의로 이반되게 됩니다. 그러므로 나라는 바르게 운영될 수 없고 결국 패망의 길로 가게 됩니다. 사법관리의 부정부패를 감시하는 사법특별기구의 장은 요순시대의 왕위 계승을 민주적인 선출방식으로 선출했던 것과 같이 선거에 의해 선출해야 합니다. (185p)

  

호몽이 낯을 붉히며 대답했다. “내 가기 전에 그 막내아들에게 이름을 내려주지.” 여왕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자 취악대가 다시 울리고 무희들이 춤을 췄다. 여왕의 연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자, 그 주위로 인근 태수들과 백성들의 행렬이 삼십 리 넘게 이어지며 온 산길을 덮었다. 그야말로 꽃밭이 따로 없었으며, 향기로운 그 내음이 신라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최치원은 여왕의 연을 자신의 마음이 서려있는 명륜당으로 안내했다. 백성들은 천령군이 생긴 이래 최초로 새로 세운 명륜당에서 대왕을 모시고 큰 잔치를 벌이게 된 것이 마치 꿈만 같았다. “천령군 같은 궁벽한 산골 마을에서 온 백성이 여왕마마를 모시고 현지에서 잔치를 벌이는 것은 신라 개국 이래 최초 일일 거야,”(203p)

 

▲ ‘최치원의 풍류도를 통한 인생지도 및 처세지도’를 만드는 창조의 길을 만드는 것을 이미지(형상화)시킨 임지호 화백 그림(소설 최치원 제4권 245p)

 

국사는 먼 하늘을 바라보며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러면 어찌해야 옳겠습니까? 서남쪽 무주 땅에 견훤이 신라 천년 사직의 새 주인이 되겠습니까, 아니면 한수 이북의 금성(철원)지방의 궁예입니까?” 치원은 재촉하며 물어보았다. “무주의 견훤이 새 주인이라면 내가 왜 무주 땅에서 그대가 있는 이곳까지 왔겠는가? 또 궁예가 주인이라면 내가 금성 땅으로 가지 왜 그대 곁에 있겠는가? 아무 말 말고 저 고개를 넘어 보세” 국사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일어섰다. “그러면 소생의 미래는 어찌 되겠습니까? (256p)

 

치원은 비장한 어조로 국사에게 모든 것을 이야기 했다. “거 참 여러 가지로 잘 되었네. 절친한 주지승과 가형이 있고, 곳간에는 풍족한 양식이 쌓여 있으니 무엇이 걱정이겠나? 더구나 절 밖에는 든든한 승군이 천 명이나 지키고 있지 않은가? 예로부터 명당은 비산비야 엄택곡부(非山非野 奄宅曲阜)라 하였는데, 바로 이 가야산이 그런 곳이지. 산이 높고 크기는 하나 들도 적당히 있고, 산세가 기묘하여 절을 외부로부터 완전히 막아주니 오래도록 보존되고 널리 번창하여 법보사찰로서 명성을 계속 이어갈 사찰이지. 명당 중의 명당이야.” 국사가 얼굴을 활짝 펴며 크게 웃었다. 그리고 한 동안 두 사람은 묵묵히 산길을 걸어 내려왔다. (272p)

 

치원은 사람을 시켜 가족들을 집으로 모이게 했다.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반야부인은 겨우 힘을 내어 말하였다. “내 살아생전에 너희들에게 몸소 효를 실천해 보이려고 많은 노력을 했으나, 너희들이 보고 느끼기에는 많은 부족함이 있었을 거다. 그러나 이 어미의 마지막 가르침이다. 효는 가족의 얼굴이고 거울이네. 자손만대에 까지 효가 이어질 수 있도록 서로서로가 노력하고 도와주도록 하게.” (295p)

 

천부경은 일시무시일 一始無始一로 시작해서 인중천지일人中天地一일종무종일 일一終無終一로 끝을 맺었습니다. 이 세상 우주 만물의 이치를 여든 자의 글로 표현한 것이지요. 즉, 자연으로 끝나지 않는 것이 없다는 뜻입니다. 천부경 81자와 풍류도 50자를 합하면 131자가 됩니다. 하나(一)에서 시작된 우주(三)는 하나에서 끝이 되나 이 끝은 끝이 아니고 새로운 시작의 연결고리인 것입니다. 이것은 일시무시일(一), 인중천지일(삼(三)에다 풍류도 사상을 융합하고 포용하여 새로운 문자로 표현한 것입니다. 치원은 사례를 들어 상세히 설명했다. (308p) (계속)

 

지은이 최진호는 경남 함양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수료했다. 총무처 기획예산담당, 국세청 기획예산담당,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관리과 서기관, 국세청 인사계장 등을 지냈다. 현재는 탑코리아세무법인 대표이사 회장, 불교아카데미 이사, 한국세무사회 이사 등을 맡고 있으며, '우리말 불교경전'을 펴낸 바 있다. 변화는 많지만 하나로 꿰어 있고 무게가 무겁지만 가라앉지 않은(萬變一貫多重而不沈) 최치원에 대한 장편소설을 집필하게 되었다.

 

최치원의 사람 사랑과 나라 사랑을 널리 알리기 위한 일념(一念) 하나로 작가는 지난 30년 동안 유적지를 답사하고 연구한 자료를 가지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소설화 작업을 해 책으로 펴냈다. 

 

최진호 장편소설 '최치원' 1권 성인과의 만남(300p). 2권 통찰의 지혜(296p). 3권 꿈꾸는 별(324p). 4권 하늘의 비밀(332p). 5권 눈으로 볼 수 없는 세계(348p) / 도서출판 집사재 / 신국판(152×225) / 1쇄 발행일 2021년 02월 10일

 

문화저널21 최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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