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과 15일 광복절을 기념한 두 편의 창작합창이 선보였다. 칸타타 우효원 작곡 ‘나의 나라’는 김구 선생의 애국정신을 노래한 것이고, 합창교향시 ‘코리아판타지’는 탁계석 극본에 오병희 작곡가가 곡을 썼다.
팬텀싱어 출신인 판소리 고영열과 베이스 길병민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고, 무료 초청 이긴 하지만 티켓이 불과 7분 만에 소진됐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서버가 다운되었다니 코로나19 정국에도 공연에 대한 열기가 식지 않음을 보여준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관객의 분포다. 자칫 젊은 층이 많을 것이란 예상을 뛰어 넘어 50대가 39%, 40대가 32%, 30대가 16% 를 차지했다. 분명한 국립합창단의 팬클럽이 형성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이는 오랫동안 정체됐던 국립합창단이 위상을 확립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의중 지휘자의 리더십이 창작에서 빛을 발했다. 2018년 조국의 혼, 달의 춤, 2019년 동방의 빛, 2020년 나의 나라, 코리아판타지에 팬들은 앙코르 공연을 희망했다. 네이버TV로 중계되자 하트 623,219개, 댓글 2,979개를 달아 성원하기도 했다.
이는 그가 부임한 지난 3년의 창작칸타타가 모두 성공을 거둔 것임을 보여주는 성적표다, 합창계에선 전무후무한 기록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전국의 시립합창단 60여 곳에서도 창작 곡 레퍼토리화가 아직 요원하기 때문이다.
결코 우연이 아니다. 합창전문 작곡가로 커리어를 쌓아온 젊은 여류작곡가가 비로소 꽃을 피우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국립합창단이 지금 창작으로 정점(頂點)에 섰다고 말할 수 있다. 잦은 지방공연 등으로 피로감은 있지만 합창단원들 역시 작품을 하는 합창단으로서 평가받는 것에 긍지와 뿌듯함을 느낀다고도 했다. 지휘자에게 강한 신뢰를 보내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때마침 개그우먼 출신 문화재단 대표가 탄생해 기대의 목소리도 있지만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많이 있다. 직무성과를 결정할 때 현장의 소리를 경청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합창의 경우 가장 잘 아는 것은 역시 단원들이다. 외면하면 부작용이 일고 합창은 죽어버릴 수도 있다.
모처럼의 합창이 청중들에게 영혼을 울리고 감동을 주었다니 코로나로 목마른 국민들에게 신선한 샘물 역할을 한 것 같다. 윤 지휘자는 “6개월 만에 첫 무대”라며, “하루만 늦었더라면 못할 뻔 했는데...”라고 안도의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번 국립합창단의 무대는 합창이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있음을 보여준 빅 콘서트였다.
문화저널21 박명섭 기자 <저작권자 ⓒ 문화저널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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