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비대위원장의 대권 도전 현실화

최병국 기자 | 기사입력 2020/06/24 [17:33]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대권 도전 현실화

최병국 기자 | 입력 : 2020/06/24 [17:33]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2022년 대권도전이 여의도정가를 중심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현재 야권에서 대선에 나설만한 조건 등을 갖춘 후보가 없다는 이유 등이 김종인 대망론을 부추기고 있다. 

 

야권의 후보군들인 홍준표, 황교안, 오세훈, 유승민 등은 김종인 위원장에 의해 정치적으로 거세되어지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향후 당명 및 당헌개정 등을 통해 미래통합당을 명실상부한 김종인의 당으로 탈바꿈시킨 후 2022년 제20대 대선 등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40대 기수론’, ‘흘러간 물’을 들먹이는 김 위원장의 노림수

 

지난 4. 15. 총선의 결과는 180vs103로 나타났다. 1948년 5월 10일 제1대 총선이래 보수진영의 최대 참패였다. 말 그대로 보수야권을 뼈대만 남겨둔 체 모든 것을 形骸化 시켰다. 말 그대로 보수궤멸의 상황이었다.

 

이에 황교안 대표는 김종인 당시 선대위원장에게 ‘당을 추슬려 달라’고 당부한 후, 선거당일 저녁 전격 사퇴했다. 야권빅뱅의 시작이었다.

 

이후 홍준표 당선자의 김종인 강력 비토 등, 김종인 비대위 체제 도입을 둘러싼 극렬한 논쟁 끝에 총선 42일이 지난 달 27일 겨우 주호영 원내대표의 주도로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를 결의했고, 이에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지난 1일 국립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직무를 시작했다.

 

김종인 위원장이 직무를 시작하면서 야권의 차기 대선 후보와 관련하여 40대의 경제전문가를 발탁해야 한다면서, 황교안, 홍준표, 유승민, 안철수 등은 소위 ‘흘러간 물’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식으로 발언하여 정치적 파문을 일으켰다. 뜬금없이 야당후보 40대 기수론이 등장한 것이다. 이에 각 언론들을 김종인 위원장이 염두에 두고 있는 40대 기수가 누구인지 연일 기사를 내 보내면서 부산을 떨기도 했다.

 

‘40대 기수론’ 이란 1971년 4월 27일 제7대 대통령 선거를 1년 앞둔 1970년 5월 신민당 김영삼 의원이 야당의 체질 개선과 세대교체를 주장하는 ‘40대 기수론을 주창했고, 이에 김대중, 이철승 의원이 가세하여 1970년 9월 29일 경선을 통해 김대중이 대통령 후보를 확정된 정치드라마의 횃불이다. 

 

당시 국민들은 40대 기수론을 주장한 야당의 젊은 지도력과 후보 지명 과정(역전드라마)에 신선한 충격과 깊은 인상을 받았고, 김대중 후보의 선전으로 연결되었다.

 

그러나 ‘40대 기수론’을 주창한 당시의 신민당 상황과 오늘날의 통합당 상황은 확연히 다르다. 40대 기수론의 주창자인 김영삼 의원은 당시(1970) 4선 의원으로 원내총무를 5번이나 역임한 정치 거목이었다. 김대중 의원 또한 3선 의원으로 5시간이 넘는 필리버스터 진행으로 국민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강력한 (미래)지도자였고, 3선의 이철승 의원은 해방정국에서 반탁운동을 지도한 고려대 학생회장 출신으로 5. 16. 군사정변 후 정치정화법에 묶여 6년간 해외에서 전전한 야권의 거물정치인이었다. 더하여 당시 상황은 박정희의 3선 개헌으로 인한 피로도가 가중되는 시점이었다.

 

이러한 야당의 체질 개선과 세대교체를 주장한 1970년의 ‘40대 기수론’이 50년이 지난 오늘날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입에서 다시 불거져 나온 정치현실이 처량하기까지 하다. 

 

통합당 당선자 104명의 면면을 살펴보면 초선 40명, 재선 21명, 3선 14명, 4선 5명, 5선 4명 등, 84명의 지역구의원들과 재선 1명 외 전원 초선들인 19명의 비례대표의원들이다. 더하여 지역, 비례의원 합하여 30〜40대 의원들은 16명에 불과하다. 40대 기수론을 운운할 상황이 전혀 아닌 것이다. 또한 1996년 김영삼 대통령이 언급할 “깜짝놀랄 후보”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사정은 김종인 위원장이 더 잘 알고 있음은 자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김종인 위원장이 느닷없이 40대 기수론을 들먹이면서, 황교안, 유승민, 홍준표, 안철수, 오세훈 등 그마나 국민들의 인지하고 있는 잠재적 후보들은 ‘자격 없다’ ‘철지났다’는 식으로 소위 ‘정치적 사형선고’를 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누가 통합당의 대선후보가 되어야 된단 말인가? 김 위원장의 진정한 속내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 김종인 비대위원장 (사진=문화저널21 DB)  ©

 

김종인 위원장의 마지막 꿈은 대선출마

4김으로 역사에 기록되고 싶어

 

김종인 위원장은 초대 대법원장을 역임한 가인(街人) 김병로의 손자로서 1980년 국가보위입법회의 전문 위원을 지냈으며, 1981년 제11대 총선에서 민주정의당 소속으로 전국구 국회의원(비례대표)으로 정계 입문했다. 이후 노태우 정부에서 보건사회부장관 및 경제수석을 지내면서 대권을 꿈꾸어 온 사람이다.

 

김영삼 대통령이 취임직후 옥고를 치렀으며, 이후 사면·복권되어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전국구 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2012년 제19대 총선 및 제18대 대선에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 및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박근혜 정부 탄생에 기여했고, 2016년 제20대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되어 총선 정국을 이끌었으며, 지난 총선 막판에 통합당의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선거를 지휘했으나 참패했다. 그러나 지난 1일 통합당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다시 화려하게 복귀했다. 가히 不倒翁(부도옹)이라 아니할 수 없다. 

 

지난 1일 공식업무를 시작한 김종인 위원장은 30대들을 비대위에 포진시키면서 친정체제를 강화했다. 더하여 미래통합당 내 대권주자들의 씨를 말리는 작업을 본격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람은 이래서 안 되고 저 사람은 저래서 안 된다”식으로 흘리면서 대권주자 초토화 작업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황교안 대표가 사퇴하자마자 황 대표의 지도자 자질에 대한 부정적 언사로 심대한 타격을 가했으며, 지난 5월 하순에는 미래통합당 전국 조직위원장 대상 특강에서 오세훈 전 시장에게 2011년 서울시의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두고 "바보 같은 짓"이라고 궁박함으로서 재기를 더욱 어렵게 만들기도 했다.

 

더하여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가급적이면 70년대 생 가운데 경제에 대해 철저하게 공부한 사람이 후보로 나서는 게 좋을 것 같다”면서 “지난 대선에 출마한 사람들 시효는 끝났다고 본다.”고 말해, 차기 대선출마를 꿈꾸고 있는  홍준표 당선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유승민 전 의원 등을 타격하기도 했다.

 

솔직히 40대인 1970년대 후보출현이 여의치 않는 현실 속에서, 그마나 지명도 있는 사람들까지 모조리 자격 없다면 남은 사람은 김종인 위원장 뿐 아닌가? 이것이 여의도 정가에 몰려오고 있는 김종인 출마(대망론)의 실체다.

 

얼마 전 김종인 위원장은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차기 주자문제 등과 관련한 질문 등에 언성을 높이며 “지금 여기(통합당)에 대선주자가 어디 있나. (스스로) 대선주자라고 하는 거지, 국민들이 대선주자라고 보겠나.”라고 반박했다. 더하여 ‘40대 기수론’의 현실성 등에 대해 묻자 “‘40대다, 50대다’ 연령대에 고정시켜 생각할 것은 아니다”라면서 “갑자기 튀어나온 사람이 아닌 철두철미하게 준비된 정치인이 나와야 한다”고 강력 주장했다. 

 

‘연령대에 고정시켜 생각할 일은 아니다’, ‘철두철미하게 준비된 정치인’운운하는 발언들은 자신이 직접 대권주자로 뛰는 경우를 염두에 둔 것으로 충분히 해석되어 질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미묘한 상황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4일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대선주자로 직접 나설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그럴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것이 정치”라면서 김종인 출마설을 거들었다.오 전 시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종인 위원장 관련해 “연령이 뭐가 그렇게 중요하겠냐”며 “저렇게 활발하게 활동하시고 이슈 메이킹에 성공하는 것을 보면 충분히 자질을 갖춘 분”이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 성과에 따라 논의가 충분히 그렇게 흘러갈 수도 있다고 본다.”면서 차기 대선에서 통합당 후보로 김종인 출마설을 강하게 암시했다.

 

‘80 넘은 사람이 설마 (대선)출마하겠느냐?’의 일각의 시각에 대해 김종인 위원장을 잘 알고 있는 측근 모 인사는 “김종인 위원장의 마지막 꿈은 대선출마를 통해 역사에 4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김종인)으로 기록되는 것이다. 지난 총선 때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열심히 전국을 돌면서 유세지원을 한 것도 앞날(대선출마기회)을 내다보고 한 것이다. 앞으로 당명개정 등을 통해 당을 완전히 장악한 후, 대권 출마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통합당 구조 등으로 보아 김종인 위원장의 출마를 제어할 방안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어쩌면 차기대선에서 80대 기수론이 화두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문화저널21 최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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