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대지에 봄이 찾아오면 가장 먼저 땅 위로 고개를 드는 것이 ‘새싹’이다. 죽은 땅에서 새 생명이 움트는 것을 확인할 때 새싹이 자라났는지를 확인하는 것처럼 연녹색의 부드러운 싹은 식물이 내재하고 있는 고유의 에너지를 최대로 응축시킨 생명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새싹은 넘치는 에너지만큼이나 다양한 영양소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최근에는 ‘마이크로 그린(MicroGreen)’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전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다. 실제로 2012년 미국의 한 연구팀은 마이크로그린에 들어있는 영양소의 양이 다 자라난 같은 품종의 잎과 비교했을 때 무려 ‘9배’나 많다는 사실을 규명해내기도 했다.

이처럼 싹채소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급증하면서 다양한 채소들이 싹채소로 활용되고 있다. 금주의 알고먹자에서는 가장 일반적인 싹채소 무순부터 메밀‧배추‧완두 등 각종 쌈채소의 효능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사진=image stock / 자료사진)

일반적으로 콩나물이나 숙주는 원조격인 싹채소지만, 최근에는 무나 순무‧배추‧메밀‧완두 등의 싹도 많은 이들이 섭취하고 있다. 새싹은 성장을 위해 영양소를 가득 담고 있는데, 싹이 발아하는 과정에서 대사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나 각종 영양소가 다량으로 생산된다.

때문에 새싹채소에는 비타민 A‧B‧C‧E 등이 풍부하고 노화방지 및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주는 각종 무기질 등이 다량으로 함유돼있다. 

알밥 위에 올라가거나 참치 등의 회에 곧잘 곁들여 먹는 ‘무순’은 가장 일반적인 새싹채소로 유명한데, 특유의 톡 쏘는 매운 맛과 향기 외에도 소화를 돕는 효과가 있어 음식과 같이 먹으면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다. 

무싹 중에서도 순무의 싹은 비타민B가 풍부하기로 유명하다. 새싹 속 비타민B는 피로회복 및 두뇌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피부 미용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안겨준다. 성장기 어린이들이 먹게 되면 뼈 건강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  

슈퍼푸드의 하나로 불리는 ‘새싹보리’는 강인한 생명력 때문에 일본에서 예로부터 많이 섭취돼왔다. 새싹보리에는 식이섬유인 베타글루칸이 다량 함유돼 있어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며 폴리페놀이 풍부해 중성지방 생성을 막는다. 이 외에도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당뇨를 예방하는데 도움을 주는 등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는 효과를 검증받았다. 

‘브로콜리싹’은 다 자란 브로콜리보다 설포라판 함량이 20배 가량 높은데, 설포라판은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균을 억제함과 동시에 강력한 항산화 효과를 갖고 있어 항암 및 항염증‧피부노화에 효과적이다.  

활성산소나 체내 독소를 해독하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우리 몸을 건강하게 유지시켜주고, 세포가 가지고 있는 자연방어시스템을 작동시켜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 조절장애 현상을 예방하는데도 도움을 준다. 

(사진=image stock / 자료사진)

‘메밀싹’은 항산화 물질이 다른 채소류에 비해 월등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혈중 콜레스테롤 감소에 좋은 ‘루틴’이 종자일 때와 비교해 30배 가량 많이 들어있어 고혈압 및 혈액순환 장애 현상을 개선하는데 효과적이다. 

‘들깨싹’은 특유의 향이 독보적인 싹채소인데, 약간 씁쓸한 맛을 갖고 있는 채소다. 비타민E와 F가 함유돼 있어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피부와 머리카락에 윤기를 안겨준다. 이 외에도 시력회복이나 탈모억제, 통풍 예방 효과를 갖고 있으며 여름철에 먹을 경우 체력을 회복하고 산모들의 건강을 회복하는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해외에서 최근 수요가 늘고있는 ‘양배추싹’은 비타민 A‧B‧C‧K 군이 다양하게 들어있다. 비타민 외에도 칼슘이나 황·염소·셀레늄이 풍부해 노화방지는 물론 피부미용과 정력강화에 효과적이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