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먹자] 수능날 피하고 싶은 ‘미역’ 실제로는?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8/11/15 [18:46]

[알고먹자] 수능날 피하고 싶은 ‘미역’ 실제로는?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8/11/15 [18:46]

수능날, 절대로 먹지 않는다고 알려진 음식이 있다. 바로 미역국이다.

 

예로부터 ‘미역국을 먹으면 미끄러진다’라는 속설이 전해지면서 혹시라도 자녀가 일생일대의 중요한 시험인 수능을 망칠까 싶은 마음에 많은 엄마들은 수능날 미역국을 절대 끓이지 않는다. 오죽하면 수능 전에 미역국 매출이 뚝 떨어지고, 음식점에서 미역국을 팔지 않겠나.

 

미역국이 이같은 오명을 쓴 배경에는 ‘해산’이라는 단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역은 산모에게 좋은 음식, 이른바 ‘해산(解産)’의 상징이다. 여기에 구한말 조선의 군대가 강제로 ‘해산(解散)’돼 군인들이 ‘해산 당했다’는 말의 은어로 ‘미역국 먹었다’는 말을 쓰면서 지금에 와서 미역국이 해산·낙방의 뜻으로 자리 잡혔다는 설이 있다.

 

 (사진=image stock / 자료사진)  

 

미역 자체가 냉(冷)한 성질의 음식이다 보니, 속이 냉한 사람이 미역을 많이 먹으면 배탈이 날 우려가 있어서라는 주장도 있다. 때문에 수능 등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긴장한 사람이 미역을 먹고 배탈이 나는 것을 피하라는 의미에서 이러한 속설이 나왔다는 과학적 근거도 일부 존재한다.

 

물론, 어디까지나 속설인 만큼 아이가 미역국을 좋아하고 잘 먹는다면 문제될 것은 없다. 실제로 미역은 숙변을 제거해 속을 편안하게 만들어줌과 동시에 칼슘과 철분, 요오드가 풍부해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여전히 수능날 환영받지 못하는 좋은 식재료 ‘미역’의 효능에 대해 짚어보고, 미역을 둘러싼 오명을 조금이나마 벗겨보자. 어쩌면 ‘불낙(不落)죽’ 붐으로 수능기피 음식에서 죽이 탈출한 것처럼 내년도 수능부터는 미역도 기피음식이 아닌 선호음식이 될지 모르니 말이다.

 

미역은 철분과 엽산, 칼슘, 요오드 등이 풍부하게 함유돼있으며 특유의 알긴산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는데도 도움을 준다.

 

각종 영양소 덕분에 미역은 △산후조리 △빈혈예방 △골다공증 예방 △변비치료 △혈액순환 개선 △혈압조절 △암 예방 등에 효과적이다. 미역국 300g의 칼로리가 23kcal 밖에 되지 않아 다이어트에도 좋다. 

 

미역의 효과 중 가장 눈여겨 볼 점은 산후조리인데, 자궁수축과 지혈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해 출산을 한 산모에게 좋은 음식이다. 풍부한 요오드는 덩어리 진 피를 풀어주고 태아에게 뺏긴 갑상선호르몬 보충에도 이롭다.

 

미역 속 철분 성분은 빈혈예방에도 도움을 주는데, 철분이 많은 소고기를 넣어 소고기미역국을 끓여먹으면 그 효과가 더욱 좋다. 골다공증을 예방해주는 효과 역시 미역의 철분 성분 덕분이다.

 

식이섬유가 가득한 미역은 장운동을 활발하게 만들어 변비예방에도 도움을 주는데, 이는 미역 특유의 끈적끈적한 액에는 ‘알긴산’ 덕분이다. 알긴산은 장 운동을 촉진함과 동시에 수분을 유지시켜줘서 배변장애 증상을 개선시켜준다. 때문에 수능날이 다가오면서 소화불량으로 고통을 겪던 수험생이라면 오히려 미역을 먹는 것이 도움을 준다.

 

 (사진=image stock / 자료사진)  

 

미역은 혈액순환을 좋게 만들어주고 혈압을 조절하는데도 효과적이다. 이는 미역 등 해조류에 들어있는 ‘칼륨’ 성분 때문인데, 칼륨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감소시켜줘서 피를 맑게 만들어준다. 이는 혈전이 생기는 것을 막고, 혈행을 개선시켜준다는 이야기다.

 

혈압 역시도 혈류가 원활하게 흐려면서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효과인데, 미역으로 피가 맑아지면서 각종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등의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미역을 먹으면 집중력이 좋아진다는 이야기 역시 혈행과 관련이 깊다. 혈액순환이 좋아지면서 뇌로 산소를 공급하는 시간이 빨라지고 이것이 집중력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처럼 미역은 속설과 달리 속을 편안하게 해주고 집중력을 높여주며 동시에 맛까지 좋다. 미역을 먹었다고 떨어진다는 이야기는 역시 미신에 불과하다. 수능만 다가오면 핍박 받는 ‘미역’에 대해 내년부터는 조금 관대해도 되지 않을까.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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