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공제약사, 반드시 도입돼야”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7/11/15 [11:57]

[인터뷰] “공공제약사, 반드시 도입돼야”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7/11/15 [11:57]

최근 문재인 정부 하에서 필수의약품의 안정적 공급 등을 이끌어내기 위해 ‘공공제약사’를 설립하는 것이 공론화 됐다. 일각에서는 공공제약사 설립은 자본주의 체계를 역행하는 발상이라고 말하지만, 자본주의가 가지는 폐해를 보완하는 측면에서라도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도 만만치 않다.

 

14일 서울 종로구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사무실에서 만난 강아라 국장은 “자본주의 체제에서도 각종 틈들이 있는데 사회적 문제로까지 불거지는 틈을 메우려면 공공제약사는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 국장은 “현재 공공제약사와 관련해서는 퇴장방지의약품 개념의 필수약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데, 매우 고가의 필수약 또는 수가가 맞지 않아 제약사들이 공급을 거부하는 저가 필수약을 생산하는 투트랙 방식으로 이야기되고 있다”며 “당연히 그런 약들을 생산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강아라 국장이 14일 본지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박영주 기자

 

그는 “보통 공공제약사 설립을 놓고 설비를 어떻게 만들어 유지운용할지를 생각하는데 물론 그것도 중요한 문제지만 공장을 새로 세우지 않더라도 정부가 설립해 놀고 있는 공장들이 꽤 된다고 들었다. 그런 공장을 이용해 필수약제를 생산하고 이를 개발도상국 등에 수출해 수익창출을 병행해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강 국장은 “공공제약사가 마치 다른 제약사들이 다 생산하기 싫어하는 약만 개발하는 음지에서만 활동하는 것처럼 묘사되는데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공공제약사가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약사들의 경우 단가가 맞지 않다는 이유로 ‘그럼 생산 안하겠다’고 탁 치고 나가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보완하고 제약사들의 참여를 견인하는, 그런 적극적인 역할을 맡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 제약업계가 우려하고 있는 것처럼 공공제약사 설립이 전체 의료‧제약시장의 흐름에 역행한다는 우려는 기우(杞憂:앞일에 대한 쓸데없는 걱정)에 지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백혈병약 글리벡 논란…“보건복지부 발언 납득 어렵다”
“제네릭은 전 세계 추세…불신하는 시각 옳지 않아”

 

강 국장은 최근 논란이 된 백혈병 약 ‘글리벡’에 대해서도 “제네릭에 대한 의문은 있을 수 있지만, 제네릭 약품을 믿을 수 없다는 식의 복지부장관 발언이나 백혈병 환우회의 발언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물론 글리벡을 복용하는 백혈병 환자들은 중증질환을 앓는 만큼 보다 신중하고 특수하게 접근하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정말 제네릭을 환자들에게 권할 수 있느냐고 묻는 것은 사실상 대한민국 의약품 체계를 전부 부정하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강 국장은 “전세계 추세를 보면 미국은 80%, 유럽은 70%가 제네릭을 사용한다”며 “앞서 박능후 복지부장관이 제네릭과 오리지널은 다르다며 마치 제네릭을 쓰면 개인에 따라 부작용이 생긴다는 식의 발언을 한 것은 논리적으로 모순돼 있다. 그렇다면 보건복지부가 진행하고 있는 제네릭 우대정책 등은 뭐란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중증질환이니까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 역시도 그렇다면 어디까지를 중증으로 보고 어디까지를 경증으로 볼 것인가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킨다. 개인의 경험치를 기반으로 제네릭을 믿을 수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 박영주 기자

 

“글리아티린은 美서 건강기능식품…치료제로썬 글쎄”

 

대웅제약과 종근당이 판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치매치료제 ‘글리아티린’에 대해서도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에서는 “과연 글리아티린을 치매치료제로 쓰는 것이 맞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강 국장은 “글리아티린 자체는 미국에서 건강기능식품으로 간주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뇌혈관 개선제라는 식으로 사용되지만 외국에서는 근력강화 등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 제품으로 쓰이는 것이 현실”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이탈리아 제약사 이탈파마코가 생산하는 글리아티린은 한국에서 어마어마하게 팔리고 있는데, 물론 쓸모있는 약이 쓰인다면 옳은 일이지만 혼합비타민제 ‘삐콤씨’ 같은 약을 5~6천원이나 되는 돈을 줘가면서 (치매)치료제로 쓰는 것이 맞는지는 의문”이라 지적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pyj@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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