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진료 ‘20년 전쟁’…코로나가 보여준 현주소

송준규 기자 | 기사입력 2020/05/19 [16:10]

원격진료 ‘20년 전쟁’…코로나가 보여준 현주소

송준규 기자 | 입력 : 2020/05/19 [16:10]

의사와 환자 입장에서 가장 정확한 병명 진단법은 직접 대면하고 진료를 받는 것이다. 현재 세계 각지의 보건의료 시스템도 대면진료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국내에서 ‘원격진료’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판 뉴딜과 관련해 원격 의료산업 육성 의지를 밝히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원격진료 문제가 재점화된 것이다.

 

당장 의료계와 일부 시민단체는 “원격진료 시 대면진료에 비해 오진 가능성이 매우 높고 그에 대한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다”, “대형병원으로 환자 쏠림 현상이 나타나 지방 영세 병원들이 문을 닫아 의료영리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수십년 간 논쟁을 거듭했지만 여전히 답이 나오지 않은 원격진료, 그 논쟁의 역사와 득실을 통해 원격진료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원격진료 둘러싼 뜨거운 논쟁의 역사
김대중부터 문재인까지…역대 정부 모두 시도
여러 이해관계 때문에 번번히 좌절, 논란 재점화

 

국내 원격진료는 2002년 의사-의료인 간 시범사업으로 시작됐으며 이후 2010년, 2014년, 2016년 세차례 원격의료 허용 내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통과되진 못했다. 지금 국회에 계류된 법안도 오는 29일 자동 폐기될 전망이다.

 

현재는 의료 취약지의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자 관리를 위한 원격의료 시범사업이 이어지고 있을 뿐이다.

 

국내에서 원격의료에 관한 논의가 이뤄진지는 어언 20여년째.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대통령까지 역대 정부가 모두 원격의료 도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의료계의 반발과 의료민영화 및 개인정보 유출 등의 논란,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원격의료는 한발짝도 앞으로 가지 못했다.

 

과거 2000년 김대중 정부는 ‘지식정보화 사회 구현을 위한 규제 개혁’ 과제 중 하나로 의약분업과 함께 원격진료 도입을 논의했다. 2006년 노무현 정부도 ‘고령화 사회 대비 및 신 소프트웨어시장 육성 방안’으로 원격진료를 추진했으나 의료계와 야당의 반발로 무산됐다.

 

2010년 이명박 정부도 18대 국회에 도서지역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허용 의료법 개정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 개정안은 상임위원회에 상정조차 하지 못한 채 국회 회기 종료로 폐기됐다.

 

이후 2014년 박근혜 정부는 원격의료 허용을 골자로 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당시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의 원격의료 및 의료투자 활성화 대책에 반발해 집단휴진에 돌입하면서 관련법 개정안은 국회 회기 종료로 자동 폐기됐다.

 

▲ 문재인 대통령. (사진제공=청와대)

 

문재인 정부 역시도 집권 초 원격의료 허용방안을 검토했고 지난 2018년 구체적인 의료법 개정방안까지 논의했으나 민주당 의원 다수가 ‘의료산업화·영리화’라고 반대해 무산됐다.

 

이처럼 오랜기간 실패를 거듭한 원격의료 시스템의 도입은 코로나19 사태로 다시 재점화 됐다. 자가격리 상태의 환자를 치료하고, 코로나 환자의 내방에 따른 의료진의 감염 위험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정부는 전화진료 등 원격의료를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지난 4월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비대면 의료 서비스 등 디지털 기반의 비대면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겠다”며 육성 의지를 밝혔다. 이에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도 원격의료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었지만 최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지원사격을 날리면서 원격의료는 화두로 떠올랐다.

 

원격의료의 득과 실…혁신이냐 붕괴냐
반복적인 처방, 이동 불편환자 진료에 유용
의협·시민단체 "의료체계 붕괴 및 의료비 폭등 우려" 

 

현재 검증된 대면 의료서비스를 두고 원격으로 의사에게 진료를 받으려는 가장 큰 이유는 의료취약 지역 문제다.

 

곳곳에 병원이 들어서 있는 도시지역에 비해 도서·산간 지역은 환자들의 의료접근성이 매우 낮다. 응급상황이 발생한 경우에는 손을 쓸 방법조차 없는 경우도 있다. 이에 시민들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다가 도입이 논의된 것이 원격의료의 시작이었다.
 
실제로 원격의료에 있어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은 반복적인 처방이 이뤄지는 환자나 이동이 불편한 환자의 진료에 유용하다는 것이다. 고혈압·당뇨 등 평생 비슷한 약을 반복적으로 복용하는 경우, 환자가 스스로 혈압이나 혈당을 측정하고 의사와 원격으로 상의해 처방함으로써 의료시설이나 인력이 부족한 소외 지역도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산업적 측면에서는 원격의료에 필요한 시스템, 기술을 해외로 판매한다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는 관련 업계의 주장이 있다. 신성장동력이 절실한 상황에서 원격의료 도입은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첨단 의료기기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실제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공개한 ‘中·日 원격의료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중국과 일본은 코로나19 대응에서 원격진료를 적극 활용해 의료진 감염방지와 진료 효율화 등의 효과를 봤다. 이를 바탕으로 해당 국가들이 원격의료 시장에서 한발짝 빠르게 앞서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 (사진제공=대한의사협회)

 

이와 반대로 원격의료가 논의될 때마다 대한의사협회는 1·2·3차 의료 분업체계가 붕괴할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해왔다. 환자들이 동네 병원을 찾아가지 않고 대학병원 등 3차 진료기관만 찾게되면 영세병원이 줄폐업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물론 원격의료로 정확한 처방을 내리기는 한계가 있는 만큼, 환자들이 제때 병원을 찾지 않다가 병을 키울 수 있는 부작용 역시도 해결해야할 숙제다.

 

일부 시민단체도 ‘의료산업화·영리화’를 우려하며 원격의료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회경제위기 대응 시민사회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원격의료 추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원격진료가 원격의료기기·통신기업·대형병원의 돈벌이 숙원사업이지만 환자에게는 의료수준의 향상 없이 의료비만 폭등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피할수 없는 흐름 된 '원격진료'

앞서가는 미국·중국·일본·프랑스, 우리는?

 

우리나라에서는 원격진료를 놓고 부정적 목소리가 많은 상황이지만 이미 원격진료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된지 오래다. 미국·중국·일본·프랑스 등에서는 이미 원격의료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미국은 1990년대부터 원격의료를 시작해 현재 25% 가량의 미국 국민이 원격진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항목은 메디케어를 통해 보험급여를 적용하기도 한다. 전자장치를 통해 환자의 건강정보를 의사에게 전달하고 환자의 건강을 지속적으로 살펴본다.

 

중국은 2015년 서부 5개 성을 원격의료 시범지로 지정한 뒤 다음해 전국으로 확대했다. 중국의 핑안굿닥터는 코로나19 기간에 11억건이 넘는 상담이 이뤄졌으며 알리헬스 앱에서는 매일 10만명 이상 환자가 원격진료를 받고 있다.

 

일본의 원격의료는 1997년 도서 벽지 주민에게 시범 실시된 뒤 2015년 재진환자를 대상으로 전국으로 확대됐다. 고혈압 등 만성질환에서 폐렴과 알레르기로 대상 질병을 확대, 이전에는 처방전만 환자에게 배송됐으나 의약품 배송을 허용하고 건강보험까지 적용했다.

 

프랑스는 공중위생법에 근거해 원격의료를 환자와 의사 사이의 의료행위로 규정하면서, 원격진료도 법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원격의료의 범위는 진찰, 만성질환 감시 등 질병의 진단에 한정돼 있다. 올해 모든 복지시설과 의사 부족을 겪고 있는 지역에 원격진단 장비를 설치할 계획이다.

 

병원·정신의료기관·장애인의료기관 등 기관이나 가정에서 노인·장애인·정신질환자들이 보건의료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경우는 매우 많다. 원격의료는 이처럼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가정과 기관의 돌봄과 함께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현재 대한의사협회는 15일과 18일 성명을 재차 발표하며 “정부의 원격의료와 공공의대 설립 추진에 절대 용납할수 없다”고 언성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더해 18일부터 전화상담 처방의 '전면중단'을 권고하며 단체 행동에 돌입한 상태다.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 앞에 원격의료가 화두로 떠오른 지금은, 정부·의사협회·시민단체의 힘 겨루기보다 의료현장의 의사들과 환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보다 합리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설사 원격의료가 도입되지 않더라도 의료체계는 국민건강을 증진시키며 의료를 더욱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돼야 하기 때문이다. 

 

문화저널21 송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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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ue sky 2020/05/19 [20:58] 수정 | 삭제
  • 세상은 하루하루 발전해서 스마트하게 변하는데 병원은 10년전이나 지금이나 환자 줄세워서 장사할려고 하노!!!원격진료 해보자 환자들이 아니면 원격진료 않받을거 아니가 왜 느긋들 장사속만 차릴려고 하는데 환자들의 선택권도 생각해라 기득권층이라 내려놓기 어려운거 아는데 않변하면 결국 망한다 원격진료가 우리나라 국민만 할거라는 생각말고 외국에 있는 외국인도 진료가능하잔아 머리써서 돈벌어라 제발좀 케케먹은 옛날방식으로 환자 괴롭히지 말고
  • 발링하이 2020/05/19 [16:24] 수정 | 삭제
  • 1. 의료책임 - 대면진료도 오진에 대한 책임지는 의사새끼 한명도 못봄 2. 영세병원 도산 의료영리화 - 영세병원은 공짜로 치료해줌? 영세병원 안망하면 의료가 영리화가 안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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