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 법안통과로 ‘검찰 힘빼기’…경찰과 수평적 관계

국회, 본회의서 자유한국당 불참 속 검경수사권 조정법안 통과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0/01/14 [10:14]

본회의 법안통과로 ‘검찰 힘빼기’…경찰과 수평적 관계

국회, 본회의서 자유한국당 불참 속 검경수사권 조정법안 통과

박영주 기자 | 입력 : 2020/01/14 [10:14]

국회, 본회의서 자유한국당 불참 속 검경수사권 조정법안 통과

수사종결권 경찰에 부여, 검사의 피의자신문조서 증거능력도 제한

경찰 견제방안도 담겨…자체종결 이의 신청시 검찰 송치 하도록 

 

지난 13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경찰에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검찰청법 개정안, 이른바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법안통과로 그동안 검찰이 독점해온 수사종결권이 경찰에게도 돌아가게 됐으며 결과적으로 검찰 견제가 가능해졌다. 

 

기존에 경찰이 기소 또는 불기소 의견을 달아 모든 사건을 검찰에 넘겨야 했던 것과는 달리 경찰에서 판단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검찰을 경찰의 상부조직으로 두는 것이 아니라 수평적인 협력관계로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 대검찰청 앞에 펄럭이는 검찰 깃발.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지난 13일 밤 국회 본회의에서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전원 불참 속에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이 통과됐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전원 불참 속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재석의원 167명 중 찬성 165표, 반대 1표, 기권 1표로, 검찰청법 개정안은 재석의원 166명 중 찬성 164표, 반대 1표, 기권 1표로 가결됐다. 

 

이번에 통과된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의 핵심은 그동안 검찰이 경찰에 행사하던 수사지휘권이 삭제되고, 독점적으로 가져왔던 1차 수사종결권을 경찰도 갖게 됐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검찰이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가지면서 경찰이 고소·고발 사건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도 기소 또는 불기소 의견을 달아 모든 사건을 검찰에 넘겨야 했다. 사실상 경찰을 검찰의 하부조직으로 둠으로써 1차수사만 진행하는 일종의 ‘보조’로만 취급했던 것이다. 

 

이 때문에 정작 사건에 대해 오랫동안 수사해온 경찰의 판단보다는 검사의 판단을 더 중시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수사를 받는 피의자 또는 참고인들 역시도 경찰에서 1차 진술을 하고 검찰에서 또다시 진술을 해야 하는 이중조사의 부담을 안게 됐다. 이는 고스란히 행정 낭비, 국민 불편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검경수사권이 조정되면서 1954년 형사소송법 개정 이후 약 66년 만에 검찰과 경찰의 관계가 재정립됐다. 검찰과 경찰이 기존의 수직적 관계가 아니라 수평적인 협력관계로 갈 수 있는 물꼬가 트인 것이다. 

 

일각에서는 경찰의 수사능력에 의구심을 표하며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지 않을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은 검찰의 힘을 뺌과 동시에 경찰에의 견제 역시도 살려둠으로써 적절한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했다. 

 

일례로 경찰이 수사를 진행한 후 ‘무혐의’로 판단해 사건을 자체 종결하더라도 사건관계자가 이의신청을 하게 되면 경찰은 즉각 사건을 검찰에 송치해야 한다. 검찰은 90일 이내에 이를 살펴보고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으며, 경찰은 요청에 따라 재수사를 해야 한다. 

 

검찰의 수사지휘는 폐지되지만, 검사는 경찰 수사과정에서 △법령위반 △인권침해 △수사권 남용을 인식하거나 신고 되면 사건기록 등본 송부를 요구할 수 있고 필요시 시정조치 요구를 할 수 있다. 이때 경찰은 정당한 이유가 없으면 지체 없이 이행하고 결과를 통보해야 한다. 

 

만일 경찰이 정당한 이유 없이 보완수사를 하지 않거나 수사권을 남용할 경우에는 검찰총장 또는 각급 검찰청 검사장이 ‘공무원 징계령’ 또는 ‘경찰공무원 징계령’에 의거해 경찰의 직무배제 또는 징계를 요구할 수 있게 해 경찰에 대한 견제장치를 뒀다.

 

검사가 작성하는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이 제한되는 점도 ‘검찰 힘빼기’의 일환이다.

 

기존에는 검사가 적법하게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가 강력한 증거로 인정돼 피고인이 재판 과정에서 내용을 부인한다 하더라도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에 반해 경찰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는 피고인이 부인하면 증거능력이 상실됐다.

 

하지만 이번에 법안 내용의 일부 삭제·개정이 이뤄지면서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도 경찰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와 마찬가지로 피고인이 부인하면 증거능력이 사라지도록 동일한 기준이 마련됐다.

 

실제로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와 경찰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인정 능력 요건이 동일해야 한다며 검찰 쪽의 증거력만 과도하게 인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놓은 바 있다. 

 

국회 문턱을 넘은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검찰청법 개정안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때로부터 1년 이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점에 시행될 예정이다. 이 때문에 빠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법안이 효력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지난해 12월 말 극적으로 통과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에 더해 이번에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까지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면서 비대해진 검찰 권력 힘빼기가 더욱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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